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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드롭박스, 협업 확대에 놓치지 않아야 할 것


 필자는 협업 시장을 꾸준히 강조했습니다. 새로운 협업 도구들의 등장으로 이메일 등 기존 업무 서비스들이 줄어들고, 협업 도구를 기반으로 각 서비스가 여러 방향으로 확대하고자 하기에 확대 방향에 놓인 업체들도 협업에 대응할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드롭박스입니다.
 


드롭박스, 협업 확대에 놓치지 않아야 할 것
 
 드롭박스가 협업 서비스 업체에 위협을 받는 건 앞으로 협업 기능이 확대했을 때 이들이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요소로 내세우면 드롭박스의 입지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클라우드 스토리지가 기반인 드롭박스이기에 대응해야만 하죠. 하지만 꼭 긍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드롭박스는 협업에 필요한 기능 2가지를 추가했습니다. '드롭박스 배지'는 지난해 12월에 처음 선보인 기능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오피스 워드, 파워포인트, 엑셀 파일을 열면 배지가 나타나는 기능으로 배지를 이용하여 편집 중 오피스 제품 안에서 바로 공유하거나 댓글을 통해 의견을 주고 받고, 파일이 변경된 기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드롭박스가 아닌 편집 도구에서 드롭박스가 제공하는 협업 솔루션을 이용할 수 있다는 거죠.
 
 '파일 요청'은 말 그대로 필요한 파일을 요청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이메일이나 메시지로 요청하던 것을 드롭박스 내에서 이뤄내므로 드롭박스를 협업 도구로 사용한다면 파일을 주고받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MS와 제휴하는 등 드롭박스는 계속해서 협업 시장에 집중하고 있으며, 관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도 흡수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에는 클라우드 오피스를 제공하는 업체인 '클라우드온(CloudOn)을 인수했고, 이를 기반으로 한 것인지 '컴포저(Composer)'로 불리는 노트 서비스의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드롭박스에서 직접 문서를 작성하고, 클라우드 스토리지로 저장하거나 공유하는 서비스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협업 스타트업인 '큅(Quip)'과 유사합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파일 버전 관리 도구 스타트업인 '픽셀랩스(Pixelapse)'도 인수했습니다. 픽세랩스는 이미 드롭박스와 연동해서 사용할 수 있기에 서비스를 중단하여 별도의 서비스로 다시 내놓을 것처럼 보이진 않지만, 드롭박스와 연결한 요금제를 출시할 수는 있습니다. 픽셀랩스는 디자이너가 디자인 파일을 저장할 때마다 버전을 기록하고, 버전별 파일을 저장해주는 서비스로 1GB는 무료 용량으로 받을 수 있으나 20GB는 19달러, 50GB는 69달러, 100GB는 149달러의 월 구독료를 지급해야 합니다.
 
 이런 요금제를 드롭박스의 구독료와 결합한다면 픽셀랩스 이용자가 드롭박스도 함께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드롭박스가 제공하는 다른 협업 도구를 이용하게 하는 방법도 되겠죠.
 
 


 분명 드롭박스의 협업 시장에 대한 대응은 훌륭합니다. 클라우드 스토리지가 기반이지만, 전면에 내세우는 게 아닌 협업에 유용한 기능을 제공하여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클라우드 스토리지보다 협업 기능이 필요한 고객을 유치하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이미 경쟁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가 많으니 협업 기능으로 차별화하여 협업 시장에 대응하면서도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했죠.
 
 그러나 드롭박스가 간과해선 안 되는 게 여전히 클라우드 스토리지 시장은 치열하다는 겁니다. 물론 드롭박스는 성능이나 범용성에서 가장 우수한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중 하나입니다. 다만 드롭박스가 이전부터 표방한 건 'HDD를 대체한 클라우드 스토리지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 목표에 부정적인 의견도 있겠으나 어쨌든 드롭박스는 그걸 목표로 지금까지 왔고, 경쟁 업체라고 할 수 있는 MS나 구글은 클라우드 스토리지가 직접적인 이익이 되지 않아도 되지만, 드롭박스는 클라우드 스토리지가 이익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 탓에 경쟁 업체인 MS가 자사의 원드라이브를 놔두고 드롭박스와 제휴할 수 있었던 것이기도 하죠.
 
 그런데 협업 시장에 집중하여 여러 서비스를 드롭박스에 붙여 확장하는 건 어떤 의미에서는 이들 서비스가 없으면 드롭박스의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클라우드 스토리지의 자체적인 경쟁력이 경쟁 제품들과 비슷해지는 지점에 들어서면 MS가 드롭박스와 제휴를 유지할 이유가 없습니다. 달리 생각하면 협업 시장에 대응하는 게 그런 경쟁력을 마련해주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핵심은 협업 시장에 대한 대응이 드롭박스의 내실을 다질 계기도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클라우드 스토리지 경쟁력이 비슷해지는 지점이라고 말했으나 이미 그런 지점에 가까워졌습니다. 단지 드롭박스의 이용자가 많고, 개인 사용자들이 선호한다는 점이 드롭박스의 클라우드 스토리지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는 거죠.
 
 여기서 놓치지 않아야 하는 건 클라우드 스토리지 경쟁력을 협업 시장으로만 두려고 하지 않는 겁니다. 드롭박스는 상기한 자사 경쟁력을 유지하고자 협업 기능들을 추가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이용자가 증가하고, 규모를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드롭박스에서 가장 빠져나가기 쉬운 건 개인 이용자들입니다. 협업 기능으로 기업 이용자를 끌어들이더라도 개인 고객을 붙들지 못하면 여타 기업 시장에서만 대응하는 협업 업체들과 다를 바 없고, 본래 드롭박스가 가진 가치와 HDD를 대체하겠다는 목표와도 멀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비슷한 상황인 에버노트는 이런 문제의 대책으로 '플러스 요금제'라는 기존 구독료의 중간인 요금제를 선보였습니다. 제공 기능도 더욱 세분화하고, 개인 고객들이 더 쉽게 에버노트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드롭박스에 협업이라는 키워드는 아주 중요하고, 변화한 동향에 드롭박스도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그저 협업 기능이라는 건 개인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복합적인 서비스 업체가 아닌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기반으로 한 회사라는 걸 잊어선 안 되며, 드롭박스가 가진 가치가 협업에 삼켜지지 않도록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주, 드롭박스는 업무용 전화와 채팅 등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인 '클라멘타인(Clementine)'을 인수했습니다. 이번 인수로 클라멘타인의 기존 서비스를 종료되며, 해당 기술이 드롭박스에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드롭박스로 업무에 필요한 전화나 채팅 등도 가능하리라는 건데, 앞서 말한 것처럼 협업 시장에는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제는 상기한 간극에 대한 해답도 줄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