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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Google

구글 플러스, 뼈만 남기다


 올해부터 구글 플러스를 담당하게 된 브래들리 호로위츠(Bradley Horowitz)는 '구글 플러스를 관심사 기반 서비스로 개편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미 몇 번의 개편을 거친 구글 플러스이므로 감흥 없는 발표였지만, 필자는 이것이 구글 플러스의 종료를 간접적으로 방증하는 것이라고 내다봤었습니다.
 


구글 플러스, 뼈만 남기다
 
 필자는 지난 7월, '구글 플러스의 종말이 다가왔다'라는 글에서 '관심사 기반으로 개편하더라도 인스타그램과 핀터레스트가 버티고 있다.'라면서 '경쟁 대상을 페이스북이 아닌 다른 것으로 옮겨 갔을 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누가 구글 플러스에 콘텐츠를 공유하겠느냐는 거죠.
 
 


 구글은 개편한 구글 플러스를 공개했습니다. 앞서 예고한 것처럼 관심사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메인 화면에서 페이스북의 뉴스피드처럼 모든 소식을 한꺼번에 볼 수는 있지만, 커뮤니티 부문을 강조하여 여러 커뮤니티를 추천하고, 가입한 커뮤니티의 정보를 모아보는 쪽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전 구글 플러스가 서클을 통해서 묶어놓은 친구들만 소식을 전달할 수 있게 했다면, 개편한 구글 플러스는 서클보다는 커뮤니티라는 묶음을 더 강조했습니다. 처음 구글 플러스에 가입하여 친구가 없는 사람이더라도 원하는 커뮤니티에 가입하면 여러 정보를 모아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사실 구글 플러스 이용자들이 원래 구글 플러스를 활용하는 방법을 개선한 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용자가 부족한 구글 플러스에 서클 기능은 제대로 작동할 수 없었습니다. 대신 초기 이용자 중 몇몇 분야의 종사자들이 구글 플러스 내 그룹을 형성한 쪽이 발달합니다.
 
 구글이 운영하는 '구글 개발자(Google Developers)'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좋게 말해서 발달이지 레딧(Reddit)처럼 대형 커뮤니티도 존재하므로 독점적인 정보가 아니라면 굳이 구글 플러스를 이용할 이유는 없습니다. 대표적이라는 구글 개발자 소식도 따로 블로그를 두고 있죠.
 
 단지 그나마 구글 플러스를 이용하는 이유였기에 구글은 이를 좀 더 강조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시도한 겁니다.
 
 


 이유는 그럴듯합니다. 특히 많은 친구가 없더라도 커뮤니티 참여를 유도하는 것으로 구글 플러스를 이용할 의미를 이용자들에게 부여는 할 수 있게 되었죠. 덕분에 신규 이용자가 서비스에 접근하기도 쉬워졌습니다. 문제는 개편 목적이 신규 이용자를 유입하거나 소셜 미디어 시장에 다시 발판을 마련하려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구글은 2년 동안 비난받은 구글 플러스 계정 연동을 중단했습니다. 유튜브 등 이용자는 더는 구글 플러스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며, 구글 플러스의 사진 서비스도 종료하면서 개별 앱인 구글 포토와 통합했습니다. 구글 플러스의 사진 기능을 이용한 사용자라면 구글 포토로 옮겨 갔겠죠.
 
 사실상 구글 플러스에 남은 기능이 커뮤니티뿐입니다. 달리 말하면 해당 기능이라도 강조하지 않으면 남은 사용자를 붙들 수단이 아무것도 없는 겁니다. 구글 플러스가 어렵긴 하지만, 몇몇 커뮤니티는 수십만 명의 멤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상기한 것처럼 레딧처럼 큰 커뮤니티가 있고, 컬렉션 기능은 핀터레스트의 보드와 흡사하며,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관심사 서비스는 인스타그램이 쥐고 있습니다. 붙잡지 않으면 이용자들이 언제든 구글 플러스를 빠져나가도 이상하지 않은 겁니다.
 
 리코드는 이를 두고 '타겟 광고'가 중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남은 구글 플러스 이용자들은 커뮤니티 기능으로 공통적인 이해로 엮인 상태이기에 명확한 타겟 광고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페이스북이나 레딧의 광고 모델과는 차이를 둘 수 있는 부분이고, 많은 멤버를 보유한 커뮤니티나 컬렉션을 대상으로 하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광고주로서도 광고와 무관한 사람에게까지 전달되는 광고에 비용을 낭비하는 것보다 나을 테니 나름의 차별성을 내세울 순 있죠. 광고 효과를 증명할 수만 있다면 높은 단가를 책정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용자를 폭박적으로 늘릴 순 없겠지만, 남은 이용자로 이익을 낼 수 있다면 구글 플러스를 그냥 종료해버리기 아깝다는 의미입니다.
 
 고로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거리낌 없이 서비스를 종료해버리는 구글이기에 다른 가능성이 보이는 뼈를 제외한 다른 부분들은 모두 제거해버린 것입니다.
 
 


 구글 플러스의 경쟁 대상으로 레딧이나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를 거론했으나 사실 개편한 구글 플러스의 모습은 초창기 페이스북의 모습을 닮았습니다. 지금처럼 불특정다수가 아닌 공통적인 이해가 있는 사람들이 페이스북으로 모였고, 페이스북도 해당 부분을 강조하여 페이스북의 순기능을 설명하곤 했죠.
 
 현재는 페이스북에 그런 부분이 많이 사라졌는데, 어찌 보면 구글 플러스는 페이스북이 소홀한 부분을 정체성으로 삼았고, 다르게 말하면 페이스북이 버린 사업을 끌어안은 셈입니다.
 
 페이스북을 겨냥하여 등장했지만, 경쟁을 달리하게 된 구글 플러스의 차별화 전략이 어떻게 작동하게 될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