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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인텔, 보안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세기의 빅딜'이라고 여기는 M&A가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는 일은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인텔과 맥아피의 M&A인데, 2014년 보안 사업부의 명칭을 맥아피가 아닌 '인텔 시큐리티(Intel Security)'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기로 했으나 인텔 시큐리티의 명칭으로 무언가 이룬 것은 없습니다.
 


인텔, 보안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인텔 시큐리티는 맥아피 제품들은 계속 맥아피로 소개했습니다. 시만텍의 노턴과 똑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인텔 시큐리티의 제품인 맥아피'가 아닌 별개의 브랜드로 인식되었다는 게 문제였죠. 무엇보다 인텔은 맥아피 인수 이후 보안 사업부를 강화하려는 노력만은 계속했다는 겁니다.
 
 


 파이낸셜 타임즈(FT)는 '인텔이 보안 사업부인 인텔 시큐리티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2010년, 인텔은 맥아피를 77억 달러에 인수했고, 당시 맥아피는 안티바이러스 부문 1위인 시만텍 다음의 2위 기업이었습니다.
 
 인텔이 맥아피를 인수한 건 높은 PC 프로세서 점유율과 모바일 사업의 성장으로 보안 위협이 늘어나면서 자사 프로세서에 보안 기술을 적용하여 하드웨어 단위에서 경쟁력을 높이려는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관련한 계획도 내놓았는데, 실제 하드웨어 단위에서 보안을 실현한 것은 기업용 SSD 라인이었고, SSD로 실질적인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CPU 계획은 전혀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더군다나 모바일 시장에서 인텔이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 탓에 기술을 상용화하더라도 이익을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죠.
 
 결과적으로 인텔은 PC 시장 침체를 모바일로 회복하지 못했고, PC나 모바일 쪽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 하드웨어 단위에서 시너지를 낼 인텔 시큐리티의 존재가 매우 희미해지는 게 당연합니다. 맥아피의 실적이 나쁜 건 아니지만, 본래 인텔의 사업을 진행하는 데 집중해야 할 단계라는 것입니다.
 
 인텔은 올해 초, 자사 인력 12,000명을 감원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고, 이는 전체 사업 중 60%의 매출을 차지하는 클라우드 컴퓨터용 반도체 판매에 주력하기 위함입니다.
 
 


 FT는 '인텔의 보안 사업부 매각은 맥아피 인수 금액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인텔은 답변을 거부했는데, 인텔은 맥아피를 인수한 후 보안 업체인 스톤소프트(Stonesoft)를 3억 8,900만 달러, 센서리 네트웍스(Sensory Networks)를 2,000만 달러에 인수했고, 패스워드 관리 업체인 패스워드박스(PasswordBox)도 인수하여 보안 사업부에 포함했습니다.
 
 본래 인텔이 진행하려던 CPU의 임시 메모리를 활용한 보안 기술을 제대로 사업화하지 못한 탓에 차선으로 고려한 게 '생체 보안'이었고, 이를 위해서 상기한 업체들을 연달아 인수한 겁니다. 문제는 보수적인 기업 시장이 맥아피 소프트웨어는 꾸준히 이용하면서도 추가 비용을 내야 하는 제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거죠.
 
 지난 1월, 인텔은 '인텔 인증(Intel Authenticate)' 기능을 내장한 6세대 코어 v 프로 프로세서 제품군을 출시했습니다. 기업용 프로세서로 개인식별번호, 블루투스, 위치, 생체보안 등 인증 정보를 하드웨어 단위에서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기업은 자사 보안 정책에 따라서 인증 절차를 선택할 수 있고, 보안 영역을 분리한 덕분에 높은 보안 수준을 갖췄습니다.
 
 그러나 기업으로서는 해당 프로세서를 구매하더라도 별도의 보안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마련해야 하고, 이를 맥아피랑 연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오히려 기존 방식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솔루션 업체에 책임을 물을 수 있기에 굳이 모험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는 인텔이 여태 맥아피 브랜드를 별도로 남겨놓은 이유와 같은 맥락입니다.
 
 물론 올해 초부터 엔드포인트 보안의 중요성이 다시 떠오르면서 시만텍, 마이크로소프트, 파이어아이 등 보안 업체들이 엔드포인트를 강조하고 있지만, 인텔만 봤을 때 인텔의 엔드포인트 보안 전략과 맥아피는 물과 기름처럼 엮이지 않는 형태처럼 보입니다. 만약 보안 사업부를 매각하더라도 하드웨어 단위의 보안 기능은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크고, 대신 이것은 프로세서 사업에서 중요한 것이지 별개인 맥아피의 개인 보안 사업 등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건 일반적인 보안 업체와의 제휴로도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니 말입니다.
 
 이게 인텔이 보안 사업부를 매각하는 이유로 보입니다.
 
 


 인텔이 보안 사업을 완전히 하지 않겠다는 거로 볼 수 없는 것은 FT의 보도대로라면 클라우드 컴퓨터용 반도체에 주력하더라도 엔드포인트 보안 동향을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기존 진행한 생체 보안 등은 계속 끌고 갈 겁니다.
 
 단지 두고 봐야 하는 건 보안 사업부를 누가 인수할 것인가인데, FT는 '만약 매각이 성사된다면 보안 업계에서 가장 큰 M&A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애초에 보안 업계만 본다면 인텔의 맥아피 인수 자체가 손에 꼽을 빅딜이었으니까요.
 
 아직 매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자세히 알려진 바는 없습니다만, FT에 따르면 사모펀드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