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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웹OS, HP에서 떨어져 신생 'GRAM'으로 새출발

 오래 된 것이 새로운 쇄신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최적일까요? 필자는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이것을 시작하게 되었고, 어떻게 하려고 했는지를 되새기는 것은 자칫 산으로 갈 수 있는 배를 물가로 돌려놓는 역할을 하죠. 다만, 오래 된 장맛이 더 좋다고 하듯이 그 장맛을 가지고 초심으로 돌아가 조리를 하면 더욱 풍미있는 요리가 탄생하기도 합니다.






웹OS, HP에서 떨어져 신생 'GRAM'으로 새출발


 엔가젯은 'webOS Nation'의 보도를 인용하여 웹OS 팀이 '그램(Gram)'이라는 새로운 명칭과 함께 HP에서 분리되어 독립적인 회사를 차릴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웹OS이지만 굴곡있는 행보에 이번 신생 업체로써의 새로운 출발은 롱런하는 것처럼 보이는 웹OS에게도 의미가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웹OS




 웹OS는 리눅스 기반으로 구동하는 모바일 운영체제입니다. 작년 12월 터치패드의 재고처리를 위한 $99세일을 기억하신다면 모바일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분은 누구나 들어봤을만한 OS죠. 한때는 아이폰의 대항마로 불리며 PDA의 꿈을 다시 쓰고자 했지만, 구시대적이라는 느낌때문에 비운의 OS로 불리곤 했던 운영체제입니다.


 웹, 개방성, 직관성을 주무기로 PDA의 사용법을 좀 더 쉽도록 옮겨놓은 것이 웹OS의 컨셉이었습니다. 팜OS를 계승하여 대중들을 위한 스마트폰에 적합하도록 새로 개편된 것인데 2009년 6월에 '팜프리'라는 이름으로 처음 출시되어 아이폰3GS와 맞붙었지만 아이폰3G보다도 못하다는 평을 들었으며, 그 이후 웹OS의 장점을 극대화 시킨 '웹OS 2.0'이 출시되었지만 이번에는 안드로이드에 묻혀 빛을 발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당시 스마트폰 등 포스트PC에 관심을 두던 전통PC업체 HP가 관심을 보여 2010년 인수하게 되고, 다음해인 2011년에 '웹OS 2.2'을 탑재한 팜프리2의 후속인 'HP프리3'와 초소형 스마트폰인 'HP비어'를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이 시장을 장악하고 RIM과 노키아가 무너지면서 소비자들은 RIM보다도 먼저 망한 팜을 주어온 HP가 제작한 스마트폰에 대해 회의감을 느꼈고 이마져도 실패로 끝이 납니다. 같은해 '웹OS 3.0'을 출시하여 '터치패드'라는 태블릿을 만들었지만 역시나 아이패드에 가려져 $99 재고 처분이라는 굴욕을 얻습니다.


 계속 된 도전과 개선이 있어왔지만 어느 상황에서도 웹OS는 빛을 발한 적이 없습니다. 팜의 영광도 과거 PDA 시장에서였을 뿐 웹OS의 상황은 완전히 달라있었죠.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구시대적'이라는 것이 가장 컸는데, PDA의 이미지가 계속 남아있었을 뿐 아니라 브랜드 자체가 대중들에게 어필되기보단 기존 PDA 사용자를 중심으로 움직이다보니 대중적인 관심을 얻을 수가 없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것이 필요했지만 HP는 그것을 해내지 못했습니다.




HP




 사실 필자는 웹OS가 이렇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분명 웹OS와 팜프리만의 특징이 있었고 이것만으로 성공하진 못했지만, HP가 어떤 식으로든 해결해주리라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구조만 잡게 되면 블랙베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정도로 경쟁력이 있고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에 맞설 수 있는 운영체제라고 보고 있었는데, HP는 의도를 알 수 없는 'HP프리3'와 'HP비어'를 출시하면서 자폭하질 않나 스마트폰도 제대로 안팔리는 마당에 태블릿까지 선보이는 전혀 방향성없이 전통PC 업체답게 행동했습니다. 당연히 그것은 실패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PC보다 수익이 그다지 높지 않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PC의 마케팅과는 달리하여 접근을 했어야 애플처럼 수익을 낼 수 있었지만, HP에게는 감당하긴 힘든 짐이었나봅니다.


 완전히 실패해버린 웹OS는 터치패드 이후 더이상 신제품이 출시되지 않고 있으며, HP는 웹OS를 분사시켜 웹OS 프로젝트에서 손을 떼버렸습니다. 하지만 웹OS라는 것이 버리기에는 또 매우 우수한 운영체제이기 때문에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실행하게 되는데, 그런 와중에 '그램' 소식은 매우 흥미로울 수 밖에 없습니다.




GRAM




 웹OS팀이 새로 옮겨가게 된 '그램(Gram)'은 하드웨어를 제작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기존 팜이나 HP가 직접 스마트폰을 제작하던 방식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회사로써 UI/UX와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한 엔지니어링과 파트너쉽을 통한 사업을 주로 이행할 것이라고 하는데, 독자적인 회사지만 HP의 지원을 받으면서 HP는 단지 하드웨어 파트너로써 자리하게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램은 완전히 새로운 신생 회사로써 웹OS를 끌어안고 가지만, 어떤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제공할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비밀이라고 합니다. 아마 웹OS의 개선을 통한 새로운 스타일의 오픈소스 모바일 운영체제를 제작하거나 클라우드를 통한 웹과 클라우드앱 같은 뜨고 있는 블루오션 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현재 사무실을 리모델링 중이며, 정식적인 출범 일자는 잡히진 않은 상태입니다.


 클라우드를 공략하게 되면 클라우드를 통한 미디어 컨텐츠 사업이나 스토리지, 웹서비스를 생각해볼 수 있는데, 특히 클라우드 컨텐츠 산업은 이제 막 꿈틀되고 있는 새로운 시장입니다. 클라우드만으로 따로 하드웨어 저장장치를 쓰지 않고도 게임을 즐기거나 오피스 작업을 하도록 앱을 구동하는 방식은 기술적인 새로운 시장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통신 기술 발전과 함꼐 발맞춰야하기 때문에 새로운 가능성으로 평가 받아 웹OS가 재기하는데 충분한 힘을 실어넣을 수 있습니다. HP라는 든든한 후광이 있다는 점도 그램의 부담은 줄어듭니다.


 다시 맞은 기회의 시장을 찾아갈지, 아니면 HP때처럼 요상한 짓을 할지는 알 수 없지만 완전히 사장 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도전해볼만한 산이라는 점은 기대를 한껏 부풀립니다.




쇄신




 MS는 기존의 윈도우 모바일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보단 완전히 버려버리고 새로운 윈도우에 걸맞는, 하지만 기존 윈도우 스타일을 지닌 '윈도폰'을 선보였습니다. RIM은 기존의 블랙베리를 없애버리고 '블랙베리10'을 선보였죠. 이 둘 모두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에 밀린 제품들이 되었고, 사실 쇄신을 하긴 했지만 성공을 장담하기는 쉽지 않아보입니다. 그러나 기존의 윈도우 모바일이나 블랙베리를 고수했더라면 더더욱 시장에서 도태되었을 것입니다.


 그램은 그런 도태되고 있는 웹OS를 새로 붙잡아 줄 어찌보면 마지막 동앗줄입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하지만 웹OS라는 산전수전 다 겪은 오래 된 장을 가지고 차근차근 시작한다는 것은 웹OS에 대한 기대와 빛을 바라지 못한 가능성을 다시 평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램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가지고 시작점에서 출발하는 웹OS는 분명 필자가 걸었던 기대감도 분출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Gram'은 무게 단위죠. 그램은 어떤 기술을 측정하여 보여주거나 얘기할 때 쓰는 단위로써 그램이 가지고 있는 사실적 기술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준다라는 뜻이고, 로고는 변태하는 나비를 본딴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애벌레가 나비로 변태하기 전까진 사실 그 애벌레가 무슨 나비가 될 것인지 잘 구분하지 못합니다. 실제 그 사실을 보아야 이해하고 받아들이죠. 그램이라는 무게 단위도 그렇습니다. 그렇게 나비가 될 애벌레는 열심히 풀을 뜯어 먹고 번데기가 되어 날개를 펼치는 성과를 이루고 사람들은 그 나비의 날개짓을 바라보듯, 그램도 여태 날개짓을 할 수 있던 애벌레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면 단단한 번데기가 되어 날개짓을 할 수 있는 업체로써 성장할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