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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MS

MS의 자체 윈도폰, 넥서스보다 달갑지 않아

 지난 10월 30일, 구글은 허리케인으로 인해 오프라인 이벤트를 취소하고 자사 블로그를 통해 넥서스 신제품을 공개했습니다. 넥서스 공개가 있은 후 얼마되지 않아 MS의 윈도폰8 이벤트가 진행되어 교차감을 나타냈는데요, 애플과 달리 제조사들을 길동무로 삼아야하는 이들이지만 넥서스의 경우 구글의 자체적인 브랜드로 성장해 향후 자체적인 라인 생산을 견주어 보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제조사들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부분입니다만, 넥서스보다 더 신경쓰이는게 MS입니다.






MS의 자체 윈도폰, 넥서스보다 달갑지 않아


 MS는 자사의 자체 윈도우 태블릿인 '서피스'를 선보였습니다. 가격에 있어 넥서스와 같은 우위를 차지하진 못했지만, MS가 만든 최초의 PC하드웨어라는 점이 흥미를 끌었던데다 커버에 달린 키보드, 후면 팜레스트 같은 요소들이 신선하게 다가온 제품으로 판매가 진행 중입니다. 이렇게 MS가 태블릿을 자체적으로 제작 / 판매하자 스마트폰도 직접 제작하지 않을까라는 얘기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은 당연합니다.




자체 윈도폰 테스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하여, MS가 부품업체들과 함께 자체적인 윈도폰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테스트 중일뿐 실제 양산을 통한 제품판매에 들어갈지는 미지수며, 단순히 테스트용 기기일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직 정확한 판매 계획을 알 수는 없지만 테스트 중이라는 소식만으로도 '판매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이미 서피스를 팔고 있고, 다른 제조사를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도 증명되었으니까요. 더군다나 MS는 이미 '킨(KIN)'이라는 브랜드로 스마트폰을 출시한 바 있습니다. 킨의 개발과 판매를 중단하면서 윈도폰에 주력하겠다던 MS였다보니 자체적인 윈도폰을 만드는게 그리 낯설어보이지도 않습니다.


 이 자체 윈도폰 제작을 처음 보도했던 곳이 보이스 지니어스 리포트(BGR)인데, 소식통을 인용하여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있으며 수개월 내 출시할 것이라 못박았습니다. 이뿐 아니라 차이나 타임즈는 이 자체 스마트폰이 태블릿처럼 '서피스'라는 브랜드로 출시 될 것이라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제조사



  IHS iSuppli의 Wayne Lam은 'MS가 자체 윈도폰을 제작하는 것은 단순히 하드웨어 업체와 경쟁하기 위함이 아니며, 플랫폼을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밝혔습니다. 좋습니다. 그렇다고 합시다.

 MS는 윈도우와 더불어 Xbox를 통한 컨텐츠 라이브, 스카이 드라이브라는 클라우드, 스카이프를 통한 윈도폰들간의 연결을 도모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를 확고히 하기 위해 안드로이드와는 달리 윈도폰8에는 많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고, 제조사들은 거기에 맞춰 제조를 하다보니 대략 비슷한 제품들만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부분에 있어 MS가 자체적인 윈도폰을 내놓아 윈도폰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히고, 향후 시장 확보를 크게 하고자 한다는 준비 과정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제조사들의 입장은 그렇지 않다는겁니다. 당장 윈도폰을 제작하기로 한 업체는 노키아, 삼성, HTC, 화웨이로 총 4군데입니다. 주력 협력업체로 MS가 직접 소개하기도 했죠. 그런데 삼성과 화웨이를 제외한 '노키아'와 'HTC'는 윈도폰에 사활을 걸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특히 노키아의 경우 자체 심비안과 인텔과 합작했던 미고 프로젝트도 빠지면서 윈도폰에 올인했습니다. 하지만 윈도폰7이 실패로 돌아가고 MS는 윈도폰7을 버리면서 윈도폰8을 기대하는 등 노키아의 애만 태웠습니다. 당장 판매에 돌입하지 않으면 위태위태한 노키아에게 낭떠러지에 메달려 버티라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HTC 또한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삼성에 완전히 밀려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인 윈도폰8에 높은 기대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브랜드를 확고히 하기 위해 자체 윈도폰을 제작한다는 것 자체가 달갑게 들릴리 없습니다.


 그런 입장은 삼성이나 화웨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삼성의 경우 근래 탈안드로이드를 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안드로이드에만 의존하지 않고 라인의 밸런스를 맞춰가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라이센스까지 구입해야하고 까다로운 가이드라인도 전부 맞춰줘야 하는 윈도폰임에도 제조사와의 협력보다는, 자체적인 하드웨어 제조로 브랜드 상승으로 인해 제조사를 거느리려는 MS를 곱게 보긴 힘듭니다. 이미 아수스는 서피스를 내놓을때 유감을 표하기도 했었습니다.




윈도폰8




 노키아는 내년에 어떤 결과도 내놓지 못하면 휴대폰 사업은 아예 접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굉장히 급박한 상황이라는거죠.


 MS가 자체 윈도폰을 만드는 것은 방어책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려는 목적과 더불어 하드웨어 제조사들이 윈도폰 판매를 지체하거나 안드로이드에 비해 간만보는 식이 되지 않도록 제조사들에 노력하라는 의미의 촉진제 역할과 제조사들의 윈도폰이 실패했을 경우 자체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수단, 두가지의 방어목적이기도 하다는거죠.


 그러나 노키아는 촉진제가 필요하지 않을정도로 급박합니다. 윈도폰의 느릿느릿한 로드맵이나 윈도폰7의 지원 중단 등도 짜증날테지만 노키아는 그걸 전부 참아냈습니다. 한방을 터뜨리기 위해 계속해서 준비하고 있었던겁니다. 그런데 MS가 자체 윈도폰을 내놓는다면 노키아에게는 사업을 접으라는 통보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필자는 현재 MS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파트너와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우수한 윈도폰을 제작해줄 수 있을지, 윈도폰을 안고 갈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을 파트너들과 나눠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벌써부터 방어책을 마련하거나 제조사를 을의 위치에 두려는 속보이는 짓은 하지 않는게 좋다는거죠. 그러나 그 속보이는 짓이 바로 자체 윈도폰 제작이며, 실제 제품이 나올지 안나올지 알 수는 없지만 이런 보도들만하더라도 제조사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일겁니다. 촉진제가 아니라 오히려 더 간만보는 식이 될 수도 있죠.


 MS가 제조사들과의 관계와는 무관하게 자체적인 브랜드로 승부를 걸어 성공했다고 합시다. 그러나 그것이 PC전체의 성공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회의적입니다. 안그래도 윈도우8 때문에 소프트웨어 회사들에 비난을 받고 있는 MS인데, 하드웨어 회사들에게까지 외면 받는다면 MS의 미래를 어둡게 할 뿐입니다. MS는 명심할 수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