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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밸브, 콘솔로 게임시장 흔드나?

 필자에게 '가장 좋아하는 게임 업체가 어디냐'고 묻는다면, 단연 '밸브!'라고 얘기할 것 같습니다. 게임 제작사 뿐 아니라 지원과 유통까지 함께하지만 사업성보다는 약간 게임에 미쳐있는 집단으로 볼 수 있을텐데, 요즘은 게임의 사업성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게임 환경에 대한 불만을 자신들이 완전히 뜯어고치겠다는, 그런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데 여기에 '콘솔'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밸브, 콘솔로 게임시장 흔드나?


 밸브가 콘솔을 만들 것이라는 얘기는 이미 9월에 등장한 바 있습니다. 당시 밸브는 자사의 홈페이지에 공식 성명을 발표하면서 하드웨어를 제작하는 것이 사실화되었습니다. 다만, 이것이 PC인지 콘솔인지 알 수 없었으며, 또 밸브가 주장한 새로운 조작 인터페이스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그저 추측만 해오던 것인데, 요즘들어 슬슬 윤곽이 들어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드러난 부분만 보더라도 게임시장에 완전히 다른 새로운 콘솔의 등장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밸브 콘솔




 밸브의 콘솔에 대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부분은 무엇보다 밸브의 '소프트웨어'에 있습니다.

 위 동영상은 TV에서 스팀을 사용하기 위한 새로운 인터페이스인 '빅픽쳐(Big Picture)'입니다. 빅픽쳐는 스팀 상단에 포함 된 버튼만 누르게 되면 실행되는데, 큰 화면에서 작은 마우스 포인트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편하게 조작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입니다. 이는 기존 Xbox나 플레이스테이션과 같은 콘솔게임기에서 나타나던 것을 PC 환경에 적용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밸브는 리눅스로 생태계를 확장했습니다. (2012/11/12 - [IT] - 리눅스, 밸브와 엔비디아가 새로운 국면 열다) 엔비디아와 결집하여 리눅스 지원에 나선 것입니다. 유통 플랫폼인 스팀을 활용하여 게임 제작용 유틸리티까지 판매하면서 개발 지원을 하고 있고, 꾸준히 MS와 윈도우를 공격하면서 벗어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두가지만 보더라도 윤곽이 들어납니다. 일단 밸브가 콘솔을 제작하긴 하지만 이 콘솔을 'PC 게임을 위한 콘솔'이라는 것입니다. 즉, 구동되는 환경은 PC환경이며 PC게임이지만 여기에 빅픽쳐라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추가한다는 얘기이며, 기존의 PC에서 유통되는 게임들을 그대로 콘솔 하드웨어에서 구현되도록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무슨 기반의 PC인 것인가'에 대한 답으로 리눅스가 등장합니다. 밸브가 리눅스를 지원하는 것과 그간 리눅스 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엔비디아가 밸브와 함께 하드웨어 지원에 나섰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리눅스'라는 결론이 도출됩니다.


 밸브의 콘솔은 '직접 제작한 리눅스기반의 게임 전용 콘솔로써 PC환경과 PC게임이 그대로 제공되고, 여기에 인터페이스를 추가한 제품'으로 얘기할 수 있습니다. CEO인 게이브 뉴웰의 '게이머나 개발자들에게는 PC가 좀 더 나은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다르다고 생각이 들지 않도록 환경을 통합할 것이다'라는 발언에서도 이런 형태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게임 시장 판도




 밸브의 콘솔이 어떤 모습을 갖출지에 대해서는 대략 알 것 같습니다. 게이브 뉴웰에 따르면 2013년에 출시 될 예정이니 곧 만나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게임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요?


 기존 게임 시장은 'PC 게임 시장'과 '콘솔 게임 시장'으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해서 PC유저는 PC로, 콘솔유저는 콘솔로 양분되어 있었는데 밸브의 계획대로라면 이 둘을 합치겠다는겁니다. PC를 구입하는 목적 1순위가 바로 'PC 게임'인데, 그때문에 부품들을 선택하여 최적화를 시키고 사양을 따지고 가격을 비교하는 작업이 필요했었습니다. 게임의 사양이 제각기 나눠져 있기 때문이죠. 반대로 콘솔은 그냥 콘솔을 구입해서 콘솔용 소프트웨어를 실행시키기만 하면 이미 게임이 콘솔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단지 필수품목이 된 PC와 더불어 콘솔이라는 새로운 하드웨어를 구입해야 한다는 부담과 함께 콘솔 전용 소프트웨어가 다른 환경에서 조작되지 않는다는 문제점도 떠안아야 합니다.


 그런데 밸브가 제시한 콘솔의 형태는 이 둘을 합쳐놓은 것입니다. 콘솔 환경처럼 사용자가 다른 생각을 하지 않더라도 그냥 콘솔을 구입해서 게임을 이용하기만 하면 되는데, 콘솔 전용 게임이 아니라 콘솔에 최적화 된 PC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게임을 위해 하드웨어를 선택하려는 소비자의 고민은 줄어들게 됩니다. 해답은 그저 '밸브 콘솔'이 될테니까요.


 가격면에 있어서도 기존 콘솔의 가격대를 유지한다고 치면 고사양의 PC를 구입할 필요없이 30~40만원 수준으로 고사양 PC 게임을 밸브 콘솔에 최적화하기만 하면 되기때문에 사실상 게임을 위한 고사양 PC에 대한 가격적인 면에서도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군다나 밸브는 세계적인 게임개발사이기도 합니다. 초반 밸브 콘솔을 성장시키기 위한 것으로써 자사의 대표 게임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게임을 하려는 소비자의 고민을 덜어주고, 거기에 새로운 게임 시장 구축과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밸브의 이런 사업성은 흥미롭습니다. 게임의 판도를, PC게임도 콘솔에서 즐기도록 하는 새로운 환경이 미래 게임 시장의 모습이 될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보게 됩니다.




밸브




 이런것 뿐 아니라 밸브는 리모콘과 콘솔용 컨트롤러에 대한 특허도 출원했으며, 스팀의 생태계를 한층 더 발전시키기 위해 게임 아이템을 현금으로 직거래 할 수 있는 '스팀 커뮤니티 마켓‘도 오픈했습니다.


 이런 밸브의 행보를 보자면, 밸브 콘솔에서 스팀을 통해 게임을 유통하고 플레이하고 아이템거래도 하게되는 통합적으로 PC게임을 즐기 수 있게 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스팀에 종속되는 느낌이 든다는 것인데, 밸브가 MS와 윈도우에 대해 주장한 '폐쇄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듯하기 때문에 약간 아이러니합니다. 아직 밸브 콘솔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드러난 윤곽상으로는 반폐쇄적인 환경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밸브가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서도 지켜볼만 한 것 같습니다.


 밸브는 자체적인 콘솔을 제작 중이고, 2013년에 출시 할 예정입니다. 기존 게임 환경과 달리 새로운 환경을 구축할 것으로 보여지는 밸브 콘솔이 어떤 모습으로, 또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