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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거실 전쟁'의 핵심은 인터페이스

 '스마트폰 전쟁'이라 얘기합니다만, 필자는 냉전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더 많은 컨텐츠나 더 많은 사용자가 있는가를 뽐내는데 주력하고 있죠. 물론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공개하거나 운영체제도 등장하고 있지만 그것은 일종의 '새로운 무기를 보유했다'고 말하거나 '군사력이 얼마나 되는가'를 나누는 수준 밖에 안되는 것입니다. 이미 인터페이스는 고착화되어 한정적인 선에 머물러 있으니까요. 오히려 그 이전 다양한 컨셉의 인터페이스가 시장에 쏟아졌을 때야말로 전쟁이었습니다.




'거실 전쟁'의 핵심은 인터페이스


 스마트폰 전쟁 이후 '거실 전쟁'이 이뤄질 것이라고도 얘기합니다. 삼성과 LG 같은 기존 TV 제조사들은 다양한 스마트TV를 선보이면서 화질 경쟁을 하고 있고, 컨텐츠와 인터페이스의 개발 진행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소니와 MS는 기존 플레이스테이션과 Xbox, 콘솔을 이용한 방법으로 거실 전쟁에 뛰어들 생각이며, 구글과 캐노니컬은 운영체제를 활용한 TV 환경을 구축할 생각입니다. 애플은 로쿠와 같이 셋톱박스 형식의 애플TV를 판매하고 있지만 소문에 의하면 TV셋을 구상 중이라고 알려져있죠.

 이미 뛰어든 업체도 있고, 색다른 방법을 이용하려는 곳도 있고, 좀 더 자신들의 방식대로 해보려는 업체도 있습니다.




스마트 TV


 이미 스마트TV라는 제품은 시장에 등장해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준비 단계라고 얘기하거나 더 많은 업체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삼성과 LG는 이미 TV 시장의 강자이고 어떻게보면 소니 등의 쟁쟁한 상대들과 이미 불꽃튀는 경쟁을 통해 현재의 자리에 서게 되었고, 그 경쟁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도 아직 시작도 아니라고 말이죠.

 필자는 이것이 스마트TV에 대한 회의감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합니다. 분명 스마트TV는 기존 TV의 영역을 넘어 다양한 영상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허브로써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는 발전하여 클라우드나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도록 발전했고 마치 TV가 큰 스크린을 활용해 거실의 메인 제품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보여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TV는 TV 본래의 영역에 머물러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TV가 컴퓨터를 따라하려드는 것이죠. 마치 초창기 PDA폰, 스마트폰들이 컴퓨터를 따라하려 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물론 세련된 디자인과 탑재 된 기능들만 본다면 투박했던 PDA폰이나 초기 스마트폰들 보다 훨씬 대중적이고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제품들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인터페이스 적인 발전은 고립되어 있고, 기존 모바일의 인터페이스를 TV에 적용시키려하거나 동작 방식에 대한 고민도 일정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가령 TV로 페이스북을 할 수 있다고 합시다. 일단 개인 기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페이스북은 개인 SNS인데, TV는 거실, 즉 한 가정을 위한 제품입니다. 모두와 페이스북을 공유하자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가족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TV를 시청하면서 가족 구성원의 페이스북 내용을 훑어보고 싶어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 문제야 가족간의 합의를 통해 이뤄낼 수 있다고 합시다. 여전히 불편한 리모콘 타이핑 방식은 계속 변형하고 발전하지만 편해지지 않습니다. 차라리 무선 키보드를 옆에 한대 놔두는 것이 편할만큼 완벽히 빠른 타이핑을 구사하지 못합니다. 가족들이 함께 TV를 시청하고 있다면 옆자리에 놓아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편이 훨씬 편하다는 것이죠.

 사용하는거야 가능합니다. 분명 이 기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사용자도 존재할 것입니다만, 몇명이나 될까요? 예를 들어 스카이프를 통해 지속적으로 인스턴트 메세지를 TV로 주고 받는 환경이 과연 편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가요? 기능적인 부분에서야 'TV에서도 스카이프가 가능해!'라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인터페이스적으로는 한참 먼 상태라는 겁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스마트 TV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고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거실 전쟁도 이제 서막이라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인터페이스




 여러 기능이 덧붙기만 한다고 해서 그것을 우수한 스마트TV라고 할 수 있는 시대는 막을 내릴 것입니다. 분명 좀 더 나은 인터페이스를 지닌 제품이 선호되는 그런 시기를 맞이하게 되겠죠. 예를 들어 페이스북은 다중 계정 설정으로 계정별 알림을 알려주고 내용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볼 수 있도록 유도하거나 아예 리모콘 부분에 액정을 달고 인스턴트 메세지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편의성과 TV, 거실의 특징을 살려낼 수 있는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구동 속도로써 기능을 제공하는 것도 좋지만 그 기능이 빠르게 활용되어 실시간 TV를 시청하는데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발전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스마트 TV가 실시간 방송을 시청하는 것을 해치지 않으면서 다양한 기능들을 사용하도록 실시간 방송 플로우를 작게 만들거나 반투명효과를 이용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런 인터페이스가 TV를 시청하는데 있어서 방해되지 않는다고 증명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사용자들이 실시간 방송을 배제한 조작 방식을 원하는 것도 아닙니다. 더군다나 이런 동작 방식 전부가 느립니다. 그렇다보니 속도때문에 방해가 되는 것인지 아니면 산만해져서 방해가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 정확한 판단을 하기도 힘들며 모든 제품이 이런 문제점을 겪다보니 적당한 비교 대상도 찾을 수 없습니다.


 신속하지만 방해되지 않는, 그리고 TV의 컨셉에 맞도록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필요합니다. 많은 스마트TV 업체들이 불필요한 부분은 배제할 수 있는 결단력이 있어야 합니다. 잘 쓰지 않을 기능을 억지로 집어넣는 것고 조잡한 인터페이스를 구현해 단지 '많은 기능'과 '멀티태스킹'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커다란 스크린에 꽉찬 영상을 집중하는 모노태스킹'을 더욱 지향해야 한다고 말이죠. 그리고 필요한 기능을 빠르게 사용하고 다시 영상에 집중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필요합니다. 원래 TV라는 것이 그런 제품이니까요.




거실 전쟁




 필자는 누군가 인터페이스적인 변화를 통한 출발을 끊을 수 있을 때 비로소 '거실 전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쓰지도 않을 몇가지 기능을 계속 추가하고 평생보지도 못할 몇만개의 영상을 제공한다고 얘기할 때 인터페이스를 파고들어 획기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면 회의적인 스마트TV에 지친 소비자들을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며, 그것은 곧 많은 업체들이 TV 인터페이스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를 통해 현재의 끼워맞추거나 표면적인 인터페이스 개선이 아니라 경쟁할 수 있을만한 인터페이스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회의감을 느끼지 않고 기꺼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줄 TV에 지갑을 열 수 있는 시장이 되어야 합니다. 현재의 스마트TV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거실 전쟁에서 핵심적으로 변해야 하는 것은 화질이나 디자인이나 크기가 아닙니다. 물론 이들도 기술부분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이고 소홀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터페이스 또한 이들 못지 않게 고민하고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며, 이 핵심을 제대로 이해한 업체야 말로 향후 거실 전쟁의 패권을 쥐고 기술 시대를 이끌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