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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애플의 눈을 피해가는 앱

 앱스토어는 수많은 컨텐츠가 집합해있고, 그리고 검열을 통해 안전한 어플리케이션만 입점해있습니다. 개발자는 등록이 되기까지 꽤 시간을 보내야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안심하고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세이프티라인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이프티라인이 그어져있다 하더라도 모두가 그 라인을 지키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철로 위로 뛰어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도로를 가로질러 달리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애플의 눈을 피해가는 앱


 애플은 앱스토어의 검열을 처음부터 해왔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검열하는게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했지만, 자신의 가게에 불량 식품을 팔고 싶은 사람이 없듯 자율성의 문제보다는 가게 주인의 고집이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달리 문제될 것은 없어보입니다. 단지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이 고집이 얼마나 애플을 방어하는데 유용하냐는 것입니다.

 애플의 눈을 피해가는 앱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1년 전, 앱스토어에 포켓몬 게임이 등장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포켓몬 옐로'라는 이름으로 $0.99에 판매되었는데, 아이폰으로 포켓몬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져 순식간에 앱스토어 내려받기 2위를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이 포켓몬 옐로는 진짜 게임도 아니었거니와 닌텐도가 출시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난리 중에도 3일간이나 앱스토어에 방치되었으며, 개발자는 이미 $10,000의 이익을 챙겼을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나체 사진을 찾아주는 앱'이 등장해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500px가 개발한 나체 사진 찾기 앱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등록 된 후 인기를 끌며 퍼져나갔습니다. 7만장의 나체 사진을 볼 수 있는 것이었는데, 500px는 '나체는 음란한 것이 아니라 예술'이라며 애플에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iMAME나 Gridlee는 유명한 아이폰 에뮬레이터 앱입니다. iMAME의 경우 2011년 12월, 크리스마스 휴일을 틈타 등록되었으며, 프로그램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저작권이 걸린 롬파일을 사용했을 때의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애플의 정책에 위반되는 것이었습니다. iMAME 또한 3일간이나 앱스토어에 머물렀으며 많은 사람들이 다운로드 받으며 이후 롬파일 찾기 대행진을 펼칠 정도였습니다. iMAME에 한번 당한 경험이 있는 애플은 에뮬레이터에 대한 검열을 강화했을 겁니다. 하지만 Gridlee는 아예 게임인 것처럼 둔갑하여 애플을 피해갑니다. 에뮬레이터로 구동되는 게임인 것처럼 보이지만 본래는 에뮬레이터를 제공하고 게임 하나를 제공하면서 iMAME와 같이 롬파일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Gridlee 또한 그리 오래 앱스토어에 머물러 있을 수 없었습니다.


 오늘은 또 'HiddenApps'라는 앱이 앱스토어에 등장했습니다. 탈옥을 거치지 않고도 순정 iOS에서 앱들을 숨길 수 있는 기능을 포함하고 있는 앱입니다. 뉴스스탠드나 패스북 같이 가려지지 않고, 무엇보다 폴더에도 들어가지 않는 뉴스스탠드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이 HiddenApps로 가릴 수 있습니다. 또한 애플에서 제공하는 광고 플랫폼인 iAD도 가릴 수 있습니다.


 이들 모두 애플의 눈을 피해 앱스토어에 침입한 앱들입니다.




이벤트성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것들이 어떤 '이벤트성'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iMAME나 Gridlee, 그리고 이번에 등장한 HiddenApps의 경우 구글플레이에서는 이용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애플의 정책상 이해하면서도 이용할 수 없었던 것을 애플의 눈을 피해 도망쳐 온 녀석들로 하여금 iOS에서 이용해 볼 수 있도록 하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포켓몬 옐로의 경우 금전적 피해를 유발했으며, 나체 사진 찾기 앱은 7만장의 외설물을 뿌렸습니다. 재미있는 점이 있다면 포켓몬 옐로를 플레이 할 순 없었지만 구매자들은 '희귀한 앱을 얻었다'며 좋아하기도 했으며, 나체 사진 찾기 앱도 '언제 앱스토어에서 이런걸 다운로드 받겠느냐'며 떠들곤 했습니다.

 분명 앱스토어와 사용자 간의 신뢰의 문제가 발생할터이지만, 여전히 사용자는 앱스토어를 신뢰하면서 반대로 이런 애플의 고집이 먹히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그냥 웃으며 넘어가더라는 겁니다. 이벤트성으로 말이죠. 누군가는 이런 문제가 최근들어 발생했다고 얘기하지만, 초기 앱스토어부터 이런 일은 발생해왔으며 대개 iOS의 허점을 노려 설정을 바꾸거나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애플의 눈을 피했었던 겁니다.


 오히려 이런 앱들이 등장하면 '구글 마켓에는 이런 것들이 넘쳐흐르고 있다'며 크게 게의치 않는 사용자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필자만 하더라도 여지껏 포켓몬 옐로를 자신의 아이폰에 저장해둔 괴짜 지인을 알고 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이것이 언제까지 이벤트성으로 눈감아 줄 수 있는 것일까요?




세이프티라인


 만약 어느 식료품 가게에서 우유를 구입했는데 상해있어 교환하러 갔습니다. 점원은 미쳐알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이지만 그럴 수 있다며 새 우유를 교환받아 왔다고 합시다. 그런데 다시 그 가게에서 우유를 구입했더니 또 상해있는 겁니다.

 지난 해 7월, 'Find and Call'라는 앱이 앱스토어에 등장했었습니다. 사용자의 연락처를 수집해 악성 스펨 메세지를 보내는 악성 앱이었습니다. 이 앱은 러시아의 카스퍼스키랩의 연구원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애플의 검열을 빗겨나간 악성앱으로 유명해졌습니다. 피해를 봤다는 사례는 보고 되지 않았지만 애플의 눈을 피한 사례로는 매우 자주 꼽히게 되었습니다. 만약 카스퍼스키가 이 앱을 찾아내지 못했고, 계속해서 앱스토어에 눌러 앉아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이조차 이벤트성으로 간주하는 것이 가능했을까요?


 애플의 검열 기준은 매우 디테일합니다. 예를 들어 '안드로이드용도 출시한다'라는 문구가 있는 것만으로 리젝시켜버리기도 합니다. 그때문에 리젝 방지 가이드라인이 떠돌고 있을 정도로 애플의 검열은 여전히 고집불통입니다. 좋습니다. 고집불통인 것은 좋다 그겁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애플의 눈을 피해, iOS의 허점을 이용해 침입하는 앱들을 언제까지 신뢰성이 방어해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몸집이 커졌으니 한두개쯤 빠져나가는게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오히려 애플 입장에서는 초기부터 이런 앱들이 존재해왔기 때문에 딱히 느끼는 바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미디어가 지적하는 부분은 애플의 몸집이 커졌기 때문에 이런 앱들이 등장한다는 식입니다. 이는 아이폰 구매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며, 애플의 신뢰도를 깎아내리는 삽이 될 것입니다.


 애플은 더 고집을 부려야 합니다. 세이프티라인을 고집으로 막아내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지 않다면 언제까지 사용자들이 이벤트성으로 받아줄 수 있을까요? 아니 반대로 애플의 그런 정책이 무시되는 앱들 몇가지만 놓고 보면서 애플이 일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분명 디테일하게 검열하면서 검열 자체가 문제되기도 하지만, 이런 한두가지 때문에 검열이라는 논란의 전체가 무력화 될 수 있음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왜 아이폰 사용자들이 아이폰을 사용하는가?'의 이유로 앱스토어의 세이프티라인을 꼽는다면 애플은 그에 맞게, 그것이 이벤트성으로 관심을 받는 것이 될지라도 철저히 지켜내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