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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FaceBook

페이스북 '싫어요', 신중해야 할 이유

 페이스북의 대표적인 기능이 '좋아요'입니다. 클릭 한 번으로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이 버튼은 실제 좋아해서가 아니라 일종의 관심 표현으로 작용합니다. 반대의 개념인 '싫어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 '싫어요', 신중해야 할 이유


'좋아요는 있는데 왜 싫어요가 없느냐'는 얘기는 여전히 논쟁거리입니다. 불쾌한 게시물에 싫어요를 남겨 의사를 전달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이었죠. 그런 사용자 요구에 따른 것인지 페이스북은 싫어요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싫어요

 



 ABC통신은 '페이스북이 게시물에 거부감을 표시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 중'이라고 표시했습니다. 이 기능은 단순히 '싫어요'가 아니라 '무관심', '오해', '노골적인 성적표편', '반대 시각', '공격적', '반복적', '기타'까지 7개의 이유를 선택하여 표시할 수 있습니다. 이어 3개월간 시험 운행을 한다고 합니다. '좋아요'만 있던 페이스북에 드디어 반대 의사를 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는 것입니다.

 페이스북은 이를 데이터 분석에 사용할 예정입니다. 페이스북의 광고 담당 매니저인 피지 사모는 '우리는 사용자가 싫어하거나 숨기려는 내용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왜 거부하는 것인지 파악하길 원한다'면서 '아예 불쾌할 수 있는 게시물은 보이지 않게 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치 없던 것이 생긴 것처럼 거부 의사를 표시할 수 있다고 하니 당연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싫어요 도입에 상당히 신중해야 할 것입니다.




좋아요



 페이스북의 게시글에 버튼으로 의사 전달을 할 수 있는 것은 좋아요가 유일합니다. 거부 의사를 따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덧글을 남겨야 하고, 고로 싫어요가 생긴다면 좋아요처럼 버튼으로 거부 의사를 전달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좋아요가 유일한 의사 전달 기능이어서 가지는 장점이 많습니다.

 좋아요는 유일한 간단 의사 전달 기능이므로 딱히 좋아한다는 표시라기보다는 일종의 관심 표현입니다. 예를 들어 '나는 게시물을 읽어봤다'정도로 해석할 수도 있고, '네 의견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전체 공개 게시물은 '이것봐라'정도로 해석하는 것도 가능하죠. 게시물의 성격에 따라 좋아요의 해석이 달라지지만, 유일한 창구여서 어떤 식으로 해석되든 상관이 없던 겁니다.

 이것은 SNS에서 페르소나를 지니도록 하기에 상당히 유용했던 것입니다. 만약 싫어요가 있다고 칩시다. 만약 자신이 키우는 예쁜 고양이 사진을 올려놨더니 친구가 혐오스럽다며 거부 의사를 표시합니다. 어떨까요? 좋아요만 있는 상태에서는 게시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지나치면 되지만, 결과적으로 거부 표현이 등장하게 되면 일부 페르소나가 벗겨지게 됩니다. 그것도 덧글보다 아주 빠르고 신중하지 못하게 말입니다. 이제 고양이 주인은 그 친구가 왜 고양이 사진을 거부했는지 알아야 합니다. 물어볼까요? 아니면 그냥 거부 의사를 했다는 사실을 기억만 하고 있을까요? 이제 이 둘의 관계는 어떻게 변할까요? 무조건 틀어진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영향을 줄 순 있겠죠. 좋아요만 있었을 때는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싫다는 의사 전달 자체가 페르소나를 한 겹 벗겨버립니다.


 물론 정말 혐오스럽거나 거부하고 싶은 게시물에 싫어요가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10억 명의 사용자, 각자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뭉쳐 생각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거부의 기준은 모두 다릅니다. 좋아요만 있는 현재는 거부 의사가 덧글이 아닌 이상 보이지 않으므로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데 한몫했지만, 거부 의사가 생긴다면 각자의 거부 기준에 따라 다른 결과들이 나올 수 있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벗겨진 페르소나는 현실에도 영향을 줄 것입니다. 이제는 몇 개의 좋아요만이 통계 자료가 아니라 싫어요까지 통계에 포함될 테니까요.


 페이스북은 이런 기능을 추가하고자 합니다. 과연 좋아요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거부에 대한 분석을 위해서만 판단하고 도입해야 할 기능일까요?




페이스북




 페이스북은 이 기능이 분석을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좋아요가 긍정적 표시가 되었다가 어느 순간에는 부정적 표시도 되었다가 무관심이거나 그냥 관심의 표현 정도만으로 작용하니 이를 세부적으로 나뉘어 다양한 의사 전달을 분석하고, 게시물을 파악하여 교통정리를 하겠다는 겁니다. 분명 현재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다양한 게시물에 대한 정리는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판단하기 위한 분석으로 싫어요가 어울릴까요? 페이스북은 좋아요에서 나오는 몇 가지 형태를 쪼개어 놓으면 그중에서 한 가지를 고르겠거니 생각했겠지만, 그 중 한가지가 기존의 좋아요처럼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전혀 노골적인 성적표현이 아님에도 다수의 의사 표시로 노골적인 성적 게시물이 된다면 과연 옳은 분석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요? 페이스북은 많은 사람이 얽혀있는 공간이고, 그 공간에서 자유의사 표시를 할 수 있다면 사용법이 일관되고 정직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오히려 그 때문에 좋아요만 있는 것이 적절해 보이기도 합니다.


 페이스북이 다양한 거부 의사 기능으로 게시물을 분석하고 싶다면, 단순한 기능적 측면이 아니라 사람들의 게시물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까지 아우를 수 있는 분석을 해야 할 것이며, 테스트를 통해 이것이 과연 페이스북에 필요한 기능인지 신중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