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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뷰]나를 있게 한 2013



나를 있게 한 2013


 IT라는 것이 그리 대중적인 주제는 아닙니다. '언제나 가까이 있는 것'이라고 항상 주장하지만, 가까이 있으면서 멀게 느껴지는 것이 또 IT입니다. 그래서 'IT를 좀 더 끈적하게 다가가게 할 수는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던 '후드래빗의 맥갤러리'가 곧 4년 차에 접어듭니다.
 
 무작정 시작했던 블로그입니다. 후드래빗이라는 필명도 생각하고 지은 것이 아니라 벽에 걸린 제가 이전에 그렸던 달력의 캐릭터에서 따온 것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이 필명이 저를 상징하고, 맥갤러리는 저의 특별한 공간이자 독자들과의 소통 창구가 되었습니다.
 
 올해 정확히 5월 12일, 하루를 제외하고 모든 날에 글을 썼습니다. 명절도 공휴일도 휴일도 없었고, 남은 12월만 채운다면 정근상은 받는 셈입니다. IT를 통해 매일 같이 독자들과 소통하는 일은 반복해 온 것인데, 2013년은 블로그를 하면서 매우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 1년입니다.
 
 블로그만으로 소통하던 2011년과 2012년을 벗어던지고, 2013년 초부터 에브리뉴스에서 IT 칼럼을 게재하게 되었습니다. 블로그의 글 하나가 연결해 준 다리가 가능하게 한 것이었죠. 그리고 5월에는 TEDx창이대로의 연사자로 참가하여 강연 무대에도 섰습니다. 독자분 한 명이 연사자로 추천해주신 덕분이었습니다. 7월에는 'BYOD(Bring Your Own Device)'라는 전문 서적을 출간했습니다. 블로그를 통한 첫 강연, 첫 출간입니다. 이 놀라운 경험이 가능했던 것은 모두 독자분들 덕분이었죠.
 
 맥갤러리는 비블로거 유입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검색을 통한 유입도 있지만, 그보다 정기적으로 구독해주시는 독자층이 두껍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1월, 개설 10개월이 된 시점에 페이스북의 후드래빗 페이지는 300개의 좋아요를 달성했고, 현재는 500명이 페이스북으로 후드래빗을 구독하고 계십니다. 재미있게도 이 대부분이 블로거가 아니며,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직업을 가지신 분들이 모여 제가 얘기하는 IT를 찾아주신다는 겁니다. 또한, 페이지의 유입을 배제하고, 여러 경로를 통해 정기적으로 찾아주시는 구독자는 2,500명 수준입니다. 올해 초에는 1,000명 수준이었으니, 무지막지하게 늘어난 셈입니다.
 
 중요한 건 이 분들이 모이고 모여 맥갤러리와 후드래빗, '나'를 있게 했다는 것입니다. 단지 블로거와 블로거의 블로그를 통한 소통을 넘어 블로거와 독자가 외부적으로 결합하여 또 다른 경험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며, 이 경험은 저를 성장하게 했습니다.




 앞서 얘기했지만, IT라는 주제는 그리 대중적이지 못하고, 덕분에 IT를 주제로 한 블로그는 화젯거리와는 꽤 거리를 멀리하고 있습니다. IT의 범위에서 보자면 정말 중요하고, 세상에 끼치는 영향도 상당한 부분이지만, 꼭 그것이 누구나 보아야 할 주제로 인식되진 않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품 리뷰나 강좌 등이 따라가기 마련인데, 특히 2013년은 그 어떤 제휴도 받지 않고, 블로그를 운영했습니다. 별다른 리뷰도 없었고, 요청이 들어와도 마다하기 일쑤였으며,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의 리뷰도 제품에서 무언가 IT에 있어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판단했을 때만 그 내용을 보충하는 수단으로 사용했습니다. 정확히는 따로 리뷰를 한 적이 없는 셈입니다. 제품 리뷰 없이 구독자와 방문자를 유지하고, 후드래빗과 맥갤러리라는 브랜드는 정착했습니다. IT 블로그에서 그것이 가능했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전 아마 이것이 꾸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글들을 보면 알겠지만, 항상 같은 레이아웃의 크게는 4부분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첫머리, 도입, 그리고 3개의 작은 단락으로 말이죠. 이것을 언제나 유지했습니다. 그리고 정독하면 1~2분 정도는 읽을 수 있는 분량으로 정보를 전달하며, 이 양을 맞추기 위해 2~3시간 정도를 사용했습니다. 간혹 짧기도 하고, 어떨 때는 엄청나게 긴 글을 쓰기도 했지만, 이 레이아웃을 벗어나지 않은 채 단지 정보를 퍼 나르는 것에서 머물지 않고, 항상 무언가를 찾아내려는 노력을 꾸준히 했습니다. 이런 제 나름의 노력이 독자와 신뢰를 쌓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신뢰를 바탕에 두고, 저는 외부에서 IT 칼럼을 쓰고, 강연과 출간이라는 경험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2013년은 정말 저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지점이 되었습니다. 단지 블로그를 넘어 제 삶에 있어서 말이죠. 그래서 한없이 독자분들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전 경이로움을 느꼈습니다. 어떤 분은 하루를 제 글과 시작하신다고 말합니다. 누군가의 하루를 시작하는 글을 작성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얼마나 경이로운 것인가요? 어떤 분은 제 글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줬다고 말합니다. 누군가의 창의력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 얼마나 경이로운 것인가요? 그리고 이분들은 저에게 '고맙다'는 말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이분들  뿐만 아니라 모든 독자분이 그래요. 저와 독자분들은 서로 고맙다고 얘기합니다. 서로에게서 무언가를 얻었다는 말이죠. 얼마나 경이롭습니까? 제 블로그가 그 매개체가 되었다는 사실이요.
 
 그래서 저는 오늘도 글을 씁니다. 이 놀라운 경험을 놓치고 싶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을 품어봅니다.
 
 '고맙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가치의 글을 쓰자.'
 
 하지만 여전히 실수도 잦고, 부족한 것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성장 과정이고, 독자분들이 함께 해주신다면 걱정은 없습니다. 이것이 2013년의 끝자락에 한 다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