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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핀터레스트의 큐레이션 영향력, 놀랍다


 핀터레스트는 지난해 21% 점유율을 기록하며 트위터를 따돌렸습니다. 창업 4년 만의 일입니다. 핀터레스트가 놀라운 이유는 보통 남성 비율이 높은 상태에서 서서히 여성 사용자 비중이 늘어나는 여타 SNS와 달리 빠르게 여성 사용자를 확보하면서 남성보다 4배나 많은 여성층을 쌓아두었다는 점입니다. 텍스트 중심의 딱딱함이 아닌 처음부터 디자인을 통해 특유의 시각화 효과를 노렸기 때문입니다.
 


핀터레스트의 큐레이션 영향력, 놀랍다
 
 창업자 벤 실버만(Ben Silbermann)은 현재의 핀터레스트 디자인을 구성하기 위해 50여 개의 사이트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핀터레스트의 특징이 세로 중심의 시각이 아닌 모든 화면을 훑으면서 원하는 것을 찾아내도록 하므로 각 콘텐츠를 방해하지 않을 적절한 레이아웃이 필요했고, 그걸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노력이 단기간에 높은 성장을 기록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죠.
 
 


 웹사이트 조사 업체인 쉐어홀릭(Shareaholic)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 세계 30만 개의 웹사이트 유입 경로를 조사했고, 전체 트래픽의 21%가 페이스북을 통해 유입된다고 밝혔습니다. 13억 사용자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인데, 페이스북과 함께 상승 곡선을 그리는 서비스가 또 있었습니다. 핀터레스트입니다.
 
 전체 트래픽의 7%가 핀터레스트를 통해 유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3위인 1.1%의 트위터를 훨씬 뛰어넘는 결과입니다. 물론 30만 개의 사이트가 어떤 사이트인지 알 수는 없으므로 핀터레스트와 트위터로 공유하는 분야에 차이가 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핀터레스트가 7%를 기록했다는 점은 핀터레스트의 성장 속도를 가늠하게 합니다.
 
 핀터레스트로 공유되는 콘텐츠가 다른 사이트의 트래픽을 상승하게 하고, 이는 또 새로운 콘텐츠 공유로 이어지면서 핀터레스트를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2월 차트비트(Chartbeat)가 '트위터로 공유된 기사 대부분 공유한 사람이 읽지 않는다.'고 조사한 것과 대비되는 결과입니다. 핀터레스트 사용자는 공유된 콘텐츠를 보고 재생산을 하고 있으니까요.
 
 또한, 지난해 12월과 3월이 크게 다르지 않은 트위터와 달리 12월에 5% 수준이었던 유입 트래픽이 3월에 7%가 되면서 4개월 만에 2%나 상승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페이스북은 더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완만하지만 여타 SNS와 달리 상승곡선을 크게 그리고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핀터레스트가 이런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핀터레스트는 마치 페이지가 무한정인 잡지 같습니다. 관심사 카테고리를 찾아 들어가면 한눈에 많은 관심사 콘텐츠를 마주할 수 있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클릭하면 비슷한 콘텐츠를 모아둔 보드가 함께 나타납니다. 그렇게 다양하고 많이 널린 콘텐츠를 따로 검색하지 않고도 얻을 수 있고, 원하는 관심사를 따라 둘러보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트래픽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한식'을 검색하게 되면 다양한 한식 보드가 나열됩니다. 각종 사이트에서 얻은 한식 콘텐츠를 한 눈에 보면서 관심이 있다면 사이트를 방문하게 되고, 검색 엔진과는 다른 새로운 웹 큐레이션 방식이 사용자의 경험을 향상하게 하더라는 겁니다. 더군다나 요리 콘텐츠는 레시피 제공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먼저 사진으로 본 음식을 직접 해보고 싶다면 레시피를 얻기 위해 해당 사이트를 방문하기도 합니다.
 
 사용자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포괄적이지만, 원하는 정보를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것이 핀터레스트가 내세우는 것이고, 상당히 많은 뉴스나 뜬 소문, 단순 광고, 가십거리가 늘어나고 있는 다른 소셜 미디어와 다르게 원하는 정보만을 확실히 얻을 수 있어서 다들 제자리걸음인 트랙픽 유입도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간결하게 정리된 큐레이션은 복잡함을 덜어내고, 더 나은 콘텐츠와 광고조차 사용자가 하나의 콘텐츠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합니다. 이미 전반적인 콘텐츠가 다른 사이트의 트래픽을 늘리고 있으며, 이는 관심사에 집중해있고, 이 관심사를 포함하는 광고를 보드를 통해 노출한다면 광고 효과도 극대화될 테니까요. 핀터레스트는 올 연말까지 수익 모델을 구축할 계획으로 알려졌는데, 특유의 큐레이션 영향력이 수익이 끼칠 영향도 기대됩니다.
 
 


 50여 개의 웹 사이트를 시험적으로 만들었다는 얘기가 장난처럼 들리지 않는 부분입니다. 핀터레스트는 일반적인 광고뿐만 아니라 디즈니, 네슬레, 월마트, NBC 뉴스, 올레시피, 자포스, 랜덤하우스 등과 제휴하여 웹에서 콘텐츠를 발견하는 더욱 쉬운 방법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자신들의 강점인 큐레이션으로 콘텐츠 제공 판도를 바꾸고, 모바일에 대응하여 확고한 위치를 확보하겠다는 것입니다.
 
 핀터레스트의 기업 가치는 약 38억 달러로 평가받고 있지만, 본격적인 수익 창출에 나서게 되었을 땐 성과에 따라선 얼마나 더 오르게 될지 감이 잡히질 않습니다. 38억 달러조차 8개월 만에 50%나 상승한 결과였으니 큐레이션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 얼마나 큰 가치로 이어지는지 증명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