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IT일반

테슬라 실적 호조, 두 가지에 힘을 싣다


 지난 1분기 테슬라는 적자로 돌아서면서 주가가 7.6%까지 폭락했습니다. 재미있는 건 실적이 월가의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것이고, 다른 요소보다 기가 팩토리에 대한 투자 우려가 주가를 떨어뜨렸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그 정도 실적으로는 배터리 공장은 어림도 없다.'였죠.
 


테슬라 실적 호조, 두 가지에 힘을 싣다
 
 한 분기를 계속해서 기가 팩토리 이슈를 달고 다닌 덕분에 투자자들은 실적에 더 민감해졌습니다. 2분기 내내 테슬라 주가는 기가 팩토리 건으로 등락을 반복하며 한 자리에 머물렀습니다. 2분기부터 아시아 지역 판매량을 포함할 것으로 예상했음에도 기가 팩토리에 대한 우려를 진정시키긴 어려웠던 겁니다.
 
 


 테슬라는 2014년 2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매출은 8억 5,750만 달러로 전년보다 55% 상승했습니다. 주당순이익은 11센트를 기록하며, 전년의 20센트보다 낮았지만, 월가 예상치였던 4센트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2분기 동안 7,579대를 판매했고, 8,763대를 생산했습니다.
 
 테슬라의 2분기 실적은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한 것입니다. 아시아 판매량을 포함했고, 이에 따라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라인을 확대하는 개조를 위해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이달 4일 재가동할 예정이며, 3분기에는 9,000대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판매량이 받쳐주기에 생산량을 늘리는 거라면 실적을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었죠.
 
 예상대로 테슬라는 좋은 실적을 거두었고, 주가는 4.46%까지 상승했습니다. 미국 증시가 큰 하락세를 보이는 중이라 테슬라의 실적과 주가 상승은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좋은 실적을 거두었던 기업들도 8월에 들어서면서 내림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테슬라는 특출난 실적은 아님에도 주가 상승을 이끌어냈기 때문입니다.
 
 테슬라는 실적 발표에서 기가 팩토리를 위해 파나소닉과 제휴했다고 말했으며, 규모는 50억 달러로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비용과 부품을 조달할 예정입니다. 아직 기가 팩토리 건설을 위한 부지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무리한다고 생각했던 기가 팩토리 계획을 진행하면서 제휴와 나은 실적까지 더해져 암울한 8월을 시작한 투자자들에 주목받은 겁니다.
 
 이는 두 가지에 힘을 싣습니다.
 
 


 첫 번째는 당연히 기가 팩토리입니다. 기가 팩토리를 우려했던 이유는 '배터리 공장은 이미 많다.'였습니다. 테슬라는 이 우려를 잠식하여 투자와 참여를 이끌어내야 했고, 결과적으로 파나소닉과 손을 잡았습니다. 전기 자동차의 가격에 가장 큰 요소인 배터리 가격 하락에 기가 팩토리의 효과만 볼 수 있다면 테슬라가 계획 중인 저가 전기 자동차에 크게 다가갈 수 있고, 이를 위한 진척을 보였다는 점만으로도 긍정적입니다.
 
 더군다나 에너지 경쟁력에서 수소 연료전지에 밀린다는 의견이 현대와 도요타가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에 주력하면서 늘었고, 둘의 경쟁력을 저울질하기에 전기 자동차 가격 하락은 필수였습니다. 그렇기에 테슬라가 실적 발표에서 기가 팩토리를 언급하며, 잘 진행되고 있음을 당당히 밝힌 건 전기 자동차 전반에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애초 기가 팩토리 건설을 위해 2020년까지 최대 50억 달러를 조달하겠다던 조건부터 무리라는 소릴 들어야 했던 테슬라였지만, 파나소닉과 손잡아 50억 조달에 성공하면서 2020년은커녕 단 한 분기 만에 조건을 달성해버렸습니다. 이후 투자 상황은 눈에 보이는 것이죠.
 
 두 번째는 모델X입니다. 테슬라는 SUV 모델인 모델X의 출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예정은 내년인데, 모델X의 등장이 기존 모델S의 수요를 떨어뜨리지 않을까 하는 의견과 몇몇 투자자들은 지난 1분기 판매량이 이를 증명한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아시아와 유럽의 판매량이 많이 증가하면서 그런 의견을 쏙 들어갔습니다.
 
 공장 개조도 모델X의 양산을 준비하는 순서 중 하나로 볼 수 있으며, 출시 전이지만, 테슬라의 단점이 제품 라인이 풍부하지 못한 것으로 지적된 만큼 현 체계에서 테슬라를 유지할 실적과 지적받은 라인 확장을 모델X가 해결해줄 것으로 본다면 모델X의 성과를 기대하게 합니다.
 
 


 그렇다고 테슬라가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상태인 건 아닙니다. 자동차 시장 전체로 보면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보다 약간 앞서나가게 되었다는 평가를 할 수 있지만, 전기 자동차만 본다면 그렇진 않습니다.
 
 얼마 전, BMW는 백팩 크기의 전기 충전 시스템으로 간단하게 벽에 걸 수 있는 형태로 충전소를 늘릴 예정입니다. 이는 테슬라의 슈퍼 차저와 다른 방식이며, 태양광 발전으로 충전을 친환경적으로 전환하기 위해 충전소 확장에 느린 테슬라의 충전 인프라를 따라 잡으면 전기 자동차 시장에서의 테슬라 입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전기 자동차 경쟁이 시작되는 만큼 테슬라가 이후 로드맵을 얼마나 이행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