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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스퀘어, 드디어 주목할 때가 되었다


 필자는 스퀘어에 대해 그동안 많은 얘기를 했습니다. '스퀘어, 드디어 주목할 때가 되었다.'라는 제목을 걸었지만, 주목은 이전부터 했던 셈이었죠. 하지만 주목해야 할 지점이 다릅니다. 그동안 스퀘어는 성장이 더딘 모바일 결제 시장에 화두를 던진 것으로 주목받았지만, 이제는 성장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스퀘어, 드디어 주목할 때가 되었다
 
 스퀘어는 지난해부터 매각설에 휩쓸렸습니다. 모바일 결제에 새로운 시도를 한 건 분명하지만, 흑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흑자를 내지 못하더라도 사업성에 의심할 여지는 없었으므로 스퀘어가 쌓아온 기반을 인수하여 미래를 도모할 업체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Wired는 '하루 동안 스퀘어를 통해 발생한 상품과 서비스 결제가 1억 달러 이상이었다고, 스퀘어가 발표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스퀘어는 200억 달러 결제를 달성했는데, 이번 스퀘어의 발표로 올해 발생한 결제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스퀘어의 성장이 꾸준했다는 걸 방증합니다.
 
 스퀘어의 성장이 멈췄던 적은 없습니다. 2010년 스마트폰 연결 카드 리더기를 발매한 이후 2011년에 20억 달러의 결제가 발생했고, 2012년에는 10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빠른 성장에 스타벅스가 2,500만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으며, 당시 NFC를 밀었던 구글이나 선두주자였던 페이팔을 긴장하게 했죠. 스퀘어를 주목한 건 이런 이유가 컸습니다.
 
 '그럼 스퀘어의 성장에 주목한 게 아닌가?'
 
 분명 성장이 빠른 것이긴 했으나 200억 달러의 결제를 찍은 지난해 스퀘어는 1억 달러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성장하는 만큼 적자도 커졌고, 저렴한 수수료와 결제 시스템 구축으로 소규모 사업자 확보에 주력하다 보니 대형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만큼 폭발적인 수익을 내지 못한 것입니다. 결제 규모만 커진 셈이므로 스퀘어가 던진 화두가 놀랍긴 하지만, 이것이 사업으로서 성장하기에 얼마나 오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할지, 되레 성장에 우려가 생겼던 겁니다.
 
 스퀘어 매각설이 등장한 이유입니다. 그리고 일각에서는 IPO를 진행해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고, 실제로 스퀘어가 빠져나갈 만한 곳이 거기밖에 없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스퀘어는 드디어 새로운 활로를 찾았고, 그건 스퀘어가 경쟁 상대로 삼았던 NFC입니다.
 
 


 스퀘어 창립자 잭 도시는 CNN과 인터뷰에서 '2015년부터 NFC 결제로 애플 페이와 구글 월렛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애플 페이는 그렇다 해도 경쟁자였던 구글 월렛까지 수용한다는 점은 상당히 충격적인 얘기였죠.
 
 스퀘어가 NFC를 지원하기로 한 이유는 쉽습니다. NFC에 패배를 선언한 탓이 아니라 그럴 시점이 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진전이 없었던 NFC 결제 사업은 애플이 애플 페이를 내놓으면서 활기를 찾았고, 덩달아 구글 월렛의 결제 규모도 늘고 있습니다.
 
 대신 이들 서비스는 규모의 경쟁을 위해서 오프라인 가맹점을 대형 업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소규모 사업자가 NFC 단말기를 구매하고, 시스템을 구축하여 애플 페이나 구글 월렛을 지원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테니까요. 그런데 스퀘어는 이미 소규모 사업자를 대상으로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었고, 현재도 진행 중인 회사입니다. 애플 페이나 구글 월렛이 채우지 못하는 부분을 한방에 채울 수 있는 열쇠를 스퀘어가 쥐고 있는 셈입니다.
 
 스퀘어는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NFC 단말기를 제공할 수 있고, 시스템 구축을 스퀘어가 전담하여 결제를 직접 관리하면 소규모 사업자도 쉽게 NFC 결제를 도입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스퀘어의 하루 1억 달러 결제 규모도 중요해지죠.
 
 기존 스퀘어의 상황이었다면 이런 발표가 적자를 탈피할 무언가가 될 것으로 생각하긴 어렵습니다. 오히려 더 큰 적자를 예상해볼 수도 있었으리라 봅니다. 미국 전체 하루 카드 결제 규모는 120억 달러 수준으로 스퀘어는 매우 작은 부분을 차지하는 셈입니다. 그러나 NFC가 단비가 될 수 있는 건 이전에는 소규모 사업자도 카드 단말기는 대개 보유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스퀘어가 파고든 것은 카드 단말기는 무상으로 지급하고, 저렴한 수수료로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면서 결제를 쉽게 관리하고 분석할 수 있는 도구로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었습니다. 기존 카드 단말기와 경쟁을 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NFC 단말기를 보유한 소규모 사업자는 많지 않습니다. 또한, 구축을 깔끔하게 할 수도 없죠. 그런 상황에서 스퀘어는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NFC 단말기를 보급할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고, 다른 소규모 사업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여지를 크게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퀘어처럼 소규모 사업자를 위한 폭넓은 결제 솔루션을 지닌 업체는 없으며, 비슷하게 페이팔이나 아마존이 있지만, 스퀘어는 처음부터 주력 대상을 한정적으로 가져왔고, 플랫폼을 그런 방향으로 확장해왔으므로 훨씬 강력합니다.
 
 스퀘어의 플랫폼이 카드 결제를 넘어서 앞으로 모바일 결제에 영향을 끼칠 순간이 왔으며, 어떤 대형 업체가 새로운 결제 서비스를 내놓더라도 소규모 사업자 고객을 탄탄하게 지켜온 스퀘어를 빼놓고 경쟁하긴 쉽지 않을 겁니다. 스퀘어를 주목해야 할 새로운 명분이 생긴 셈이죠.
 
 


 지난 10월, Techcrunch는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리즈비 트래버스 매니지먼트(Rizvi Traverse Management) 등이 스퀘어에 1억 5,000만 달러의 투자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애플 페이의 등장과 페이팔의 이베이 분사와 관련한 투자이며, 이로써 스퀘어의 기업 가치는 60억 달러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애플 페이가 처음 소개될 당시 스퀘어가 힘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있었지만, 반대로 스퀘어가 애플 페이의 상황을 이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걸 깨다는 순간 투자사들도 스퀘어에 투자를 결정한 것입니다.
 
 이제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스퀘어를 빼놓을 수 없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하게 지켜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스퀘어가 NFC로 흑자를 낼 순간이 온다면, 전체 결제 시장에서 아주 중요한 사건이 되리라 필자는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