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IT일반

이메일과 SNS, 업무 환경 쟁탈이 본격적일 것


 오랫동안 이메일을 업무에 이용했지만, 이메일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업무 외 활용도 늘었고, 그만큼 활용하기도 까다로워졌습니다. 계정 관리나 업무 외 이메일 정리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생겼으며, 모두 수동으로 해결할 수 없게 되자 여러 기능을 가진 이메일 클라이언트는 필수가 되었습니다.
 


이메일과 SNS, 업무 환경 쟁탈이 본격적일 것
 
 하지만 이메일이 보편화하면서 이메일 클라이언트에 많은 투자를 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마땅한 수익 모델이 되지도 못하고, 포털 웹 서비스의 일부로 이메일이 자리 잡으면서 업무용 이메일은 기본 기능에 충실한 채 고립되었죠. 그러나 최근 이메일에 대한 접근이 달라졌습니다.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는 최근 '근로자에 대한 기술의 영향(Technology’s Impact on Workers)'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를 보면 직장인들이 업무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통신 및 정보 도구에 61%가 '이메일'이라고 응답했고, 다음이 54%의 인터넷, 유선 전화는 35%로 뒤를 이었습니다. 휴대전화가 24%로 4위를 기록했는데, SNS는 4%로 최하위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이메일의 발전이 느려졌지만, 여전히 업무에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음을 방증합니다. 문제는 SNS가 최하위를 기록했으나 업무 환경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메일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 이유기도 합니다.
 
 SNS 이전에 먼저 봐야 할 것은 모바일 성장과 함께 주목받은 협업 도구입니다. 에버노트나 드롭박스 등이 대표적인데, 문제는 이런 협업 도구들은 처음부터 업무 환경에 적합하도록 제작된 것이 아니므로 모든 협업 환경을 포함할 수 없다는 것에 SNS의 활용이 늘어난 것입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소셜 미디어뿐만 아니라 메신저도 협업에 비중 있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죠.
 
 업무에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에 SNS가 끼어든 것인데, 여기서 이메일이 다시 고개를 들게 된 겁니다.
 
 


 확실히 기존 노후한 이메일 커뮤니케이션 방식에서 업무 환경이 벗어날 필요는 있었습니다. 이메일을 벗어나야 한다는 게 아니라 기존 이메일보다 발전한 형태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있다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SNS도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업무에 적합하게 설계한 서비스가 아닙니다.
 
 가령 이메일은 장문의 정보 전달은 적합하지만, 단문의 빠른 커뮤니케이션에 적합하진 않습니다. 단문의 커뮤니케이션에는 SNS의 전달이 간결하고, 메신저 등을 이용하나 메신저가 업무에 적합한 형태, 그리고 모바일 발전에 맞춘 형태로 발전하진 못했습니다.
 
 그런 틈을 파고 든 것이 슬랙(Slack)이나 힙챗(HipChat) 같은 도구입니다. 슬랙이 이메일 계정을 이용한 업무용 트위터라는 느낌이라면 힙챗은 업무를 위한 메신저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기능으로만 보면 비슷하지만, 어쨌든 중요한 건 그동안 이메일과 여타 SNS가 채워주지 못했던 부분을 슬랙과 힙챗 등의 업무용 SNS 도구가 채워주기 시작한 겁니다.
 
 그에 맞춰 SNS의 대표 주자인 페이스북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해 11월, 페이스북이 '페이스북 앳 워크(Facebook at Work)'라는 직장인을 위한 협업용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미 영국의 몇 개 회사에서 시험 중이며, 이는 슬랙 등의 협업 도구로 빠져나가는 SNS 업무 수요를 페이스북에 묶어두기 위한 방책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덕분에 이런 움직임을 더뎠던 이메일 서비스가 무시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구글은 새로운 이메일 관리 앱인 '인박스(Inbox)'를 출시했습니다. MS도 오피스 365 계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메일 필터인 '클러터(Clutter)'를 내놓았고, 지난달에는 이메일 관련 스타트업인 어콤플리(Acompli)를 2억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아직은 이메일의 업무 활용과 직장인의 인지도 강하지만, SNS 협업이 성장하면서 기존 이메일 서비스를 크게 쥐고 있던 구글과 MS가 이메일에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보편화하여 포괄적으로 쓰이던 이메일을 다시 업무에 활용하여 SNS로 빠지는 수요를 잡아두겠다는 겁니다. 새로운 SNS 도구를 개발하기보단 기존 수요와 인지가 충분한 이메일이 나은 경쟁력을 지닐 수 있고, 이에 자사 협업 플랫폼과 통합할 수 있다면 SNS에 파이를 빼앗기지 않으리라는 게 이메일에 다시 접근하는 이유입니다.
 
 퓨 리서치 센터의 보고서로는 이메일과 SNS의 차이가 매우 크게 차이가 나지만, 빼앗으려는 SNS와 빼앗기지 않으려는 이메일의 쟁탈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입니다.
 
 


 슬랙은 설립 6개월 만에 기업 가치 10억 달러를 달성하여 이메일을 대체할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덩달아 힙챗이나 큅(Quip)도 성장하고 있으며, 페이스북도 협업 진출 움직임을 보이면서 협업 시장 경쟁이 가속하고 있습니다.
 
 또한, 에버노트도 에버노트 안에서 쓸 수 있는 채팅 기능인 워크챗을 선보였고, 드롭박스도 지난해 여러 채팅 관련 스타트업을 줄지어 인수하여 부족한 협업 환경을 채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모바일을 통한 업무가 확대하면서 생긴 기회에 경쟁이 심화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고로 퓨 리서치 센터의 조사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이 있고, 이를 중점으로 협업 시장을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