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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MS

마이크로소프트, 2016년이 기대되는 이유


 2015년 맥갤러리의 마지막 글입니다. 그래서 주제를 고민하다가 예전에 쓰다가 묻어둔 얘기를 써야겠다고 결정했습니다. 단지 당시 쓰던 방향을 조금 틀어서 2016년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2016년이 기대되는 이유

 마이크로소프트(MS)가 얼마나 거대하고, 대단한 기업인지 설명이 길지 않아도 충분합니다. 창업자이자 기술 고문인 빌 게이츠는 세계 최고의 부호이며, 대부분 PC에 이 회사가 만든 운영체제인 윈도가 탑재됩니다. 하지만 그뿐이었습니다. 그동안 도약할 발판을 찾지 못했죠.
 
 


 '그뿐'이었다는 건 빌 게이츠와 윈도를 빼면 MS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밖에 오피스 제품군이나 서피스 등의 하드웨어 제품도 MS를 돋보이게 하는 건 틀림 없습니다. 그러나 상기했듯이 발판이 없었습니다.
 
 최근 MS 주가는 좋은 실적을 거둔 덕분에 50달러 선을 가파르게 넘어섰습니다. MS가 50달러 선을 넘은 건 1999년에 최대 주가를 기록했던 때와 2000년 윈도 XP의 선전이 뚜렷했던 시기뿐입니다. 그 뒤로도 MS는 많은 제품 출시하고, 높은 이익을 냈지만, 지속해서 성장한다는 느낌을 주지 못했습니다.
 
 반면, 경쟁사였던 애플은 연달아 신제품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MS도 이런 성장을 따라가고자 여러 시도를 했지만, 기존 MS가 보유한 사업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죠. 그래서 안정적인 기업으로만 보였던 겁니다.
 
 올해만 20% 가까이 상승한 MS의 주가는 기존 평가와 달라진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순항 중인 새로운 윈도나 구독 서비스로 바뀐 오피스는 기존 MS가 머물던 범위 안입니다. 장기적으로 MS가 성장하리라는 기대를 준 다른 것들이 있습니다.
 
 


 먼저 '클라우드'입니다. 사실 MS에 대한 기대감을 가장 부풀려 놓은 게 클라우드입니다. 지난 분기 MS의 매출을 216억 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감소했지만, 클라우드 사업부의 매출은 59억 달러로 8% 증가했습니다. 또한,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의 매출도 2배나 성장했는데, 윈도 10이 무료로 배포한 탓에 줄어든 매출을 클라우드가 끌어올려 놓은 것입니다. 그래서 전체 매출이 예상치인 210억 3,000만 달러를 크게 웃돌았죠.
 
 클라우드가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9% 수준으로 늘어난 탓에 클라우드의 성장세가 계속된다면 MS의 전체 매출을 지탱할 사업이 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경쟁사인 아마존의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지만, 정작 AWS로 함께 성장 중이어서 이를 견주는 MS에 대한 평가가 더욱 긍정적일 수밖에 없는 지점이 되었습니다. 내년의 성장이 기대되는 게 당연합니다.
 
 그럼 윈도는 이제 MS의 주요 사업에서 점점 밀려나는 사업일까요? 지난 분기 MS 퍼스널 컴퓨팅 사업 부문 매출은 94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하락했습니다. 여전히 전체 매출에서 많은 지분을 차지하지만, 윈도 10을 출시한 해라는 걸 고려했을 때 좋은 성적으로 보긴 어렵습니다.
 
 다만 윈도 사업이 PC 제조사에 라이센스만 팔던 방식을 벗어났다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서피스'입니다. 물론 MS는 이전에도 하드웨어 사업을 계속했습니다. 그러니 신규 사업은 아닙니다. 그러나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인지 알기 어려웠던 초기 서피스와 다르게 개선한 윈도를 통해서 현재는 투인원 PC 시장을 견인하는 제품이 되었습니다.
 
 가트너의 조사로는 랩톱과 태블릿이 결합한 투인원 PC의 올해 출하량이 작년보다 70%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피스의 정확한 매출은 알 수 없지만, 35억 달러 수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1010데이터의 자료로는 신제품을 대거 출시한 지난 10월에 서피스 판매량이 애플의 아이패드 판매량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신제품 효과라고 하더라도 이전 MS의 하드웨어 사업과 비교하면 MS가 개발한 하드웨어 제품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단편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런 기대에 이어서 MS는 다시 스마트폰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뜬소문으로는 인텔 칩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개발 중이고, 2016년 출시가 목표입니다. 서피스의 성장만큼 달라진 스마트폰의 반응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죠.
 
 그리고 '홀로렌즈'가 있습니다. AR 기기가 홀로렌즈는 첫 등장부터 눈길을 사로잡은 제품으로 홀로그램을 통한 컴퓨팅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특히 보조 기기가 아닌 착용할 수 있는 일체형으로 홀로렌즈에 직접 윈도를 탑재한 새로운 윈도 기기라는 게 핵심입니다. 현재는 기업 시장에 먼저 출시할 예정인데, 개발자용 홀로렌즈는 내년 1분기부터 순차적으로 배송됩니다. 기존 모니터를 바라보면서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하는 컴퓨팅과는 다른 경험을 선사할 윈도 기기라는 것이 윈도가 고립되지 않았음을 방증합니다.
 
 이전에 실패했던 윈도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은 윈도를 탑재한 데스크톱 PC를 작게 구겨놓은 형태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소비자들은 데스크톱에서 느낄 수 있는 윈도의 강력한 경험을 다른 형태의 기기로도 옮겼을 때 그대로 얻길 바랐지만, 결코 좋은 경험이 아니었고 탑재한 기기의 외형만 다른 그냥 불편한 윈도였습니다. 홀로렌즈는 그런 인식을 깰 수 있는 기기입니다. 그래서 내년에 홀로렌즈를 통한 많은 실험이 컴퓨팅에 어떤 식으로 변화를 줄지 매우 흥미롭습니다.
 
 윈도 10의 배포는 무료로 이뤄졌지만, 윈도의 역할이 확장하면서 윈도에 대한 새로운 기대감을 불어넣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올해는 MS가 많은 기술을 선보인 해입니다. 그 기술들이 경쟁력이 있다는 걸 증명한 해이기도 하죠. 그렇다면 본격적인 성장의 해는 2016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밖에도 인공지능 분야 등 주목할 사업은 많습니다. 단지 경쟁사와의 경쟁만 나타나는 게 아니라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사업이 MS에 불어난 상황은 MS의 달라진 모습입니다. 투자사들은 MS의 목표 주가를 60~100달러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최소 목표 주가만 달성하더라도 사상 최고점에 도달하리라는 예상입니다.
 
 MS가 올해 풀어놓은 보따리가 내년에 지난 MS의 전성기를 다시 불러들일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