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MS

MS에게 '윈도'란?


 윈도는 세계 최고의 운영체제이자 지금의 마이크로소프트(MS)를 있게 한 존재입니다. 그런 윈도가 MS에 얼마나 소중한 사업인지는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죠. 하지만 최근 윈도의 사업 위치는 많이 바뀌었습니다. 데스크톱이나 태블릿, 스마트폰에 설치하는 것에 미래를 걸고 있지 않은 겁니다.
 


MS에게 '윈도'란?
 
 '어쨌든 운영체제로 가치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할 수도 있지만, 윈도가 모바일에서 심각한 부진에 빠졌던 건 모두 아닌 사실이고, 모바일에서 힘을 얻은 안드로이드의 확장력은 무시하지 못할 수준입니다. 덕분에 윈도는 현재 MS의 핵심 사업에서 꽤 멀어진 상태입니다. 정말로요.
 
 


 뉴욕타임스는 'MS가 SQL 서버를 리눅스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미 작년부터 일부 제품의 리눅스 지원을 실행하는 MS이기에 이런 소식에 점점 익숙해질 참인데, 이와 함께 오픈소스 이클립스 재단에 합류한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불과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며, 전 CEO인 스티브 발머는 오픈소스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이제 확실하게 MS가 오픈소스 진영으로 넘어간 것입니다. 즉, 이제 윈도라는 플랫폼에 갇혀있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그럴 필요가 있었던 것은 윈도의 실적은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놀라운 얘기처럼 들릴 수 있으나 수년 동안 낮아진 PC 판매량을 고려하면 타당한 얘기입니다. 그리고 현재 MS의 가장 큰 이익 사업은 클라우드입니다.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은 놀라운 수준이고, 한동안 변동이 없던 MS의 주가도 클라우드 성과로 지난해에 20.42%나 상승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런 MS의 행보는 오피스의 성과로도 이어졌습니다. MS는 iOS와 안드로이드 용 오피스를 출시하면서 모바일에 대응하기 시작했고, 굳이 윈도가 아니더라도 훨씬 많은 플랫폼의 생산성을 연결하면서 오피스 사업에 힘을 주었습니다. 매출은 윈도도를 앞지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MS에 윈도는 무엇일까요?
 
 


 윈도의 위치가 내려왔더라도 MS는 윈도의 미래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제 개발자 버전의 출고를 앞둔 '홀로렌즈(HoloLens)'입니다. 홀로렌즈는 윈도 10으로 독립적으로 작동합니다. 아직 지원 응용프로그램의 수는 적지만, HMD형 PC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지금도 PC 판매량은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홀로렌즈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면 그건 곧 윈도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사물인터넷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MS는 '윈도 10 IoT 에디션'으로 윈도를 탑재한 기기들을 연결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서 ARM, 퀄컴, 인텔, 삼성, 도시바 등 업체와 제휴를 맺고 있으며, 자사 클라우드 역량을 IoT 사업에도 쏟아부을 예정입니다. 윈도가 설치된 PC가 아닌 다양한 기기를 만날 수 있겠죠.
 
 그러니 PC 판매가 줄어들더라도 윈도 자체는 미래에도 성장할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전략이 우리가 마주하게 될 윈도에 대한 관점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는 겁니다.
 
 만약 홀로렌즈가 미래에 PC를 대체할 존재가 된다면, 홀로렌즈에 윈도가 탑재되었더라도 MS의 핵심 사업은 윈도가 아닌 홀로렌즈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대중들이 아이폰은 기억해도 iOS는 대개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윈도는 홀로렌즈의 그림자가 되겠죠.
 
 사물인터넷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MS가 집중하려는 사물인터넷 사업은 커넥티드 홈이 아닙니다. ATM이나 POS, 키오스크, 의료 장비 등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겨냥하고 있으며, 가량 ATM을 클라우드로 통합하여 관리하는 등으로 윈도의 사물인터넷 역량을 키울 생각입니다.
 
 본래 윈도가 ATM 등에 탑재되긴 했었지만, 윈도의 방향 자체가 엔터프라이즈에 쏠리게 되었다는 것은 대중에게서 멀어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세탁기나 냉장고 등 가전에 탑재하는 방안도 내놓았지만, 구글이나 삼성 등으로 경쟁이 치열한 곳보다 MS가 원래 강했던 엔터프라이즈에 치중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걸 대비해서 현재 오픈소스 지원에 공격적이고, 사업의 큰 그림을 윈도에서 벗어나서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즉, 윈도만 바라보던 MS에 지금의 윈도는 플랫폼의 기반이 아닙니다. 오히려 MS라는 회사가 플랫폼의 포지셔닝을 가지게 되었으며, 그 플랫폼의 요소로서 존재합니다.
 
 


 무엇이 다른가 싶겠지만, 이전의 MS는 윈도를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윈도를 확장하는 것이 MS의 성장에 무엇보다 중요했던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죠.
 
 당연히 윈도의 위치가 바뀌었다고 윈도가 사라질 날이 다가온다는 게 아닙니다. 서피스처럼 하드웨어 사업을 유지해야 하고, 상기한 것처럼 홀로렌즈나 사물인터넷 분야에서도 윈도는 필요하니까요.
 
 대신 우리가 직접 마주할 윈도의 이전 모습은 많이 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