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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광고 차단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광고 차단이 작은 기능을 넘어서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한 건 꽤 최근부터 입니다. 광고는 인터넷 업체의 주요 이익 사업이고, 이용자들은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광고를 통한 정보 습득도 할 수 있었기에 꼭 부정적인 것만으로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광고 차단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그러나 광고 사업이 점점 비난의 대상으로 바뀐 건 사용자 경험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늘린 광고로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에 업체들이 집중한 탓입니다. 광고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무분별한 광고 게재가 로딩 속도와 데이터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사용자 경험을 해치는 존재로 점점 변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초기 광고 차단 기능은 웹 브라우저에 붙은 간단한 기능으로 사업성이 있다고 보긴 어려웠습니다. 차단 기능이 우수한 것도 아니었고, 광고 대신 필요한 이미지나 하이퍼링크 버튼을 삭제하는 일도 있었기에 도저히 광고 탓에 보기 어려운 웹 페이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결하는 수준이었죠.
 
 그러나 차단한 광고를 정하는 정확성이 올라가고, 동시에 광고가 필요 이상으로 사용자의 정보를 취득하면서 광고 차단 기능은 큰 시장을 형성하게 됩니다.
 
 지난해 10월, 뉴욕타임스(NYT)는 iOS 9의 광고 차단 기능으로 실험한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실험 대상 50개 웹 사이트 중 동영상 광고를 포함하는 보스턴닷컴은 광고를 차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용했을 때 389개 파일을 열고, 16.3MB를 소비하며, 로딩까지 33초가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광고를 차단하자 52개 파일, 3.5MB 소비, 로딩은 7초 만에 이뤄졌습니다.
 
 이런 점이 드러나면서 이전에는 광고에 큰 관심을 두지 않은 일반 대중도 광고 차단 기능을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애플이 직접 iOS에 광고 차단 기능을 탑재하면서 더 가속했고, NYT의 실험으로는 차단 기능으로 보스턴닷컴을 이용할 때 월 9달러 50센트를 절감할 수 있는 거로 나타나면서 1달러에 이용하는 것이 아깝지 않다는 인식도 뒤따랐습니다.
 
 즉, 광고 차단의 확산하는 것과 함께 유료화를 통한 사업성까지 뚜렷하게 가지게 된 겁니다. 그러자 구글 등 업체들이 광고 차단 업체에 투자하면서 자사 광고를 차단 기능에서 제외하는 조건을 내거는 형태가 되었는데, 이런 팽팽한 상태가 계속 유지될 것처럼 보였습니다.
 



 지난주, 전 모질라 CEO였던 브렌던 아이크(Brendan Eich)는 '브레이브(Brave)'라는 이름의 새로운 웹 브라우저를 공개했습니다. 브레이브는 온라인의 추적 광고를 차단하는 목적으로 개발되었고, 현재 개발자 프리뷰 버전 단계이지만, 윈도와 OS X을 비롯하여 iOS와 안드로이드까지 모두 지원합니다.
 
 간단히는 '광고 차단 웹 브라우저'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그렇다고 이 브라우저를 이용하면 광고가 없느냐고 하면, 추적 기술을 탑재한 광고를 차단하는 대신에 자사가 제공하는 익명 광고로 대체하여 이익을 내는 겁니다. 그리고 충분한 이익을 낼 수 있게 되면 이것을 퍼블리셔와 공유하는 거죠.
 
 성공할 여지를 떠나서 이런 방식은 기존 광고 차단 업체가 겨냥한 대상과 완전히 다른 방식입니다. 기존 광고 차단 업체들은 퍼블리셔들과 대립하고, 광고 업체는 구슬리면서 이익을 내는 쪽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브레이브는 광고 차단 업체까지 경쟁자로 두면서 대신 퍼블리셔와 손을 잡고, 스스로 광고 업체가 되고자 합니다.
 
 달리 말하면 광고 업체가 광고 차단 기능을 직접 마련하고, 자사 광고만 띄우게 하는 방법을 취하거나 다른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서 차단과 동시에 자사 광고를 더 보여주는 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광고 차단 기능에 사업성이 추가하면서 단순히 보이는 광고를 차단하기만 했던 경쟁이 광고 차단 업체 간 경쟁으로도 발전했고, 광고 업체 간 경쟁, 그리고 다시 퍼블리셔 중심으로 돌아갈 상황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브레이브는 초기 인터넷 광고 시장이 퍼블리셔나 이용자 양쪽에 모두 긍정적이었던 걸 다시 돌려놓고자 하며, 단지 광고 업체와 퍼블리셔 사이에 광고 차단 업체라는 새로운 요소만 포함된 것입니다.
 
 


 필자는 브레이브와 비슷한 시도가 계속 이어지리라 생각합니다. 브레이브에 앞서 모질라도 iOS용 광고 차단 기능을 선보인 방 있고, 수익성이 다시 인터넷 광고 시장의 화두로 이어진다면 브레이브가 사용자를 추적하는 광고를 차단하고자 하지만, 다시 추적하는 광고로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의 광고 차단 기능이 등장할 수도 있겠죠.
 
 이제 광고 차단 시장도 복잡한 구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어찌 보면 애플도 브레이즈와 비슷하게 웹의 광고는 차단하면서 자사 앱이나 콘텐츠에는 광고 탑재를 허용하고 있는데, 광고 차단 업체가 퍼블리셔를 끌어들여야 하는 상황으로 돌아섰기에 계속해서 브레이브와 비슷한 다양한 차단 방법이 출연할 겁니다.
 
 이에 주목해야 할 것은 퍼블리셔들이 어떻게 움직이는가이며, 광고 차단 기능이 퍼블리셔를 등에 업고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