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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스타일러스펜, 잡스가 틀렸나?

 블룸버그가 갤럭시노트의 S펜은 유용하다며 잡스의 의견이 틀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잡스는 아이폰을 공개할 적에 손가락이 있는데 왜 스타일러스펜을 사용해야하냐고 말했었죠.

 스마트폰에서의 스타일러스펜을 다시 생각해봅시다.






스타일러스펜, 잡스가 틀렸나?


 애플의 '매직패드'를 봅시다. 맥북이 아닌 '맥미니', '아이맥', '맥프로'에는 따로 트랙패드가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매직패드라고 하는 주변기기를 구입하면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다지 필요하지가 않습니다. 제스쳐? 매직마우스로도 어느수준의 제스쳐가 가능하고 키보드의 단축키를 한번만 누르면 되는 일인데 뭣하러 손가락을 오므리고 쓸어내려야 할까요?




 '갤럭시노트의 S펜은 계륵'이라는 글을 한달 전쯤 작성했습니다. 아직까지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S펜의 제스쳐기능은 신기하고 편해보이지만 굳이 사용할 이유가 있을까 싶고, 화면 캡쳐를 하기 위한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버튼만 누르면 뒤로 가는데 펜의 버튼을 누르고 옆으로 쓸어야하고, 메모를 터치하기만 하면 되는데 왜 버튼을 눌러서 화면을 두번 톡톡쳐야 하는건가요. 그것도 그 짓을 하기 위해 펜을 뽑아야하고 그 망할 버튼은 쥐고 쉽게 누르기도 버겁습니다. 매직패드처럼 그냥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상관없는 계륵같은 존재입니다.




 매직패드의 제스처가 편하다고 하는 것과 S팬으로 저런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하는 것이 다를게 뭘까요? 그림을 그리려고 펜이 필요하다고 말하는건가요? 아니면 제스처? 메모? 메세지? 손가락으로 다 할 수 있는 것이고 더 빠른데 뭐하러 펜을 뽑아서 쓰고 다시 집어넣고를 반복해야 할까요?





그러나,


 스타일러스펜이 필요없다고 한 잡스의 말이 맞다라는 것은 아닙니다. 버리긴 아깝지만 배고프면 주워먹을 수 있는 것이 계륵입니다. 분명 그 포지셔닝을 따온 삼성의 발상은 멋집니다. 저 기능이 편하고 실용적이고 말고의 문제보다는 스타일러스펜을 사용자에게 쥘 수 있도록 한 것, 그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아... 펜이 있었으면...'이라고 생각한 적은 대부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드로잉 앱으로 멋진 그림을 그리진 못하더라도 손글씨를 써본다거나 혹은 유패드와 같은 앱에 필기를 하고 싶다던지, 캐치마인드를 할때 좀 더 섬세하게 그리고 싶다던지 말입니다. 갤럭시노트는 항상 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언제든 대비하고 대체할 수 있습니다. 배고프면 먹는다는거죠.

 그렇다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발전




 그리고 기술의 발전은 잡스의 말을 점점 무뎌지게 합니다. 얼마전에 나온 아이패드용 스타일러스펜 '블루 타이거(Blue Tiger)'를 봅시다. 이 제품은 '블루투스4.0'을 탑재하였습니다. 앞부분은 뭉퉁하지만 기존의 터치펜은 정전기를 계산해서 압력을 구했다면, 블루타이거는 펜이 직접 압력을 계산하고 그 계산 값을 아이패드로 보내어 보다 세밀하게 작동합니다.

 이는 스타일러스펜의 기능도 날이 갈 수록 발전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 다양한 기술이 펜에 더해지고 있다는 것이고, 더 날렵하고 세밀한 필기가 가능한 펜 재품이 나온다면 펜을 계륵을 벗어날 수 있을지 모릅니다.

 물론 잃어버리거나 손가락보다 빠르지도 못하고 휴대도 해야하는 단점을 '세밀함'으로 극복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을 때 말이죠.

 얼마전 친구가 'S펜을 안꺼낸지 한달이 넘었다'고 했습니다. 말그대로 노트 시리즈가 펜을 강조하고 싶다면 이 세밀함의 기술체를 더욱 발전시켜야 할 것이고, 블루 타이거가 '저건 꼭 사야되'라는 말을 듣고 싶다면 날렵하지만 터치스크린이 알아먹을 수 있는 기술을 갈고 닦아야 할 것입니다.

 펜이 부활하고 있다는 것은 기술의 발전이 이룩해낸 것이고,  그 발전은 곧 사람들의 생활 패턴도 바꾸어 놓습니다. 스타일러스펜이 앞으로 더욱 발전한다면 잡스의 말을 뒤엎을 수 있겠죠. 지금은 그 발전을 조심스레 기다려보는 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