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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tc/Windows Phone

윈도폰 앱 8만개 돌파, 빠른 성장인가?

 윈도폰 마켓의 등록 어플리케이션이 8만개를 돌파했습니다. 한달만에 1만개 정도의 어플리케이션이 등록되며, 블랙베리의 앱 숫자도 넘어섰습니다. 앱스토어, 구글플레이 다음으로 많은 앱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앱스토어가 55만개, 안드로이드가 45만개 정도이기 때문에 아직은 부끄러운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단순히 '빠른 성장'으로 보아야 하는 것일까요?






윈도폰 앱 8만개 돌파, 빠른 성장인가?


 필자는 현재 윈도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루 한번 정도 마켓에 들러 새로 등록 된 앱을 살펴보는데요, 확실히 처음 구입했을 때 보다도 많은 앱이 빠르게 등록이 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등록만 빠르게 될 뿐 성장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입니다.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이게 뭐하는 앱이지?



 위 스크린샷의 앱은 'myGameBalls'이라는 것인데 중력센서로 흰 공을 굴리는게 전부 입니다. 노란 공은 굴러가기만 하죠. 타일 아이콘은 해상도도 안 맞아서 다운로드 받아보면 타일이 일그러지고, 공은 그림판으로 그려도 5분이면 만들 수 있는 수준입니다.
 앱 자체도 책만봐도 초등학생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예제'정도인데, 이런 앱이 신규 윈도앱의 70%를 차지합니다.


 다이아몬드 이미지만 보여주는 앱으로 유료결제를 유도하는 사기앱도 있고, 'Hello World'도 있습니다. 그것도 한두개가 아닙니다. 글자만 적어둔 앱이 있는가 하면 웹에서 사진을 12장정도 모아 월페이페 앱으로 둔갑한 앱도 있습니다. 인도의 카레를 한페이지로만 설명하는데 A카레 설명을 한페이지로 끝낸 앱, B카레 설명을 한페이로 끝낸 앱처럼 시리즈로 나오기도 합니다.


 아이폰에도 안드로이드에도 예제 같은 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나 안드로이드는 수많은 'Hello World'을 확보하고 있죠. 하지만 아이폰의 경우 처음 심사때부터 막아버리거나 등록이 되더라도 신고를 하게 되면 리젝시켜 버립니다. 안드로이드의 경우는 예제 같은 앱을 리젝시키는 경우는 보지 못했으나 그나마 양질의 컨텐츠도 많이 배분되어 있기 때문에 커버가 가능합니다.


 윈도폰은 둘다 안되고 있죠. 한국 마켓의 경우 윈도폰에서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앱은 게임을 제외하고 1만개도 되지 않습니다. 미국 마켓의 경우 1만개정도 될 것 같네요. 1만개라고 말하고도 우스운 것이 정말 신규 등록되는 70% 가까이의 앱이 다 쓸모가 없다는겁니다. 그 70%도 조금 나아진 편이라 두달전이였다면 90%라고 했을겁니다.




뭘보고 사라는 거지?




 윈도폰의 '생산성' 카테고리의 신규 앱들입니다. 그냥 봐도 그림판으로 그려놓은 듯한 앱이 몇개 보이네요. 시계 앱만 3개가 보이는데 전부 그냥 '시계'입니다. 'Drop Measure'이라는 앱은 그냥 보고 싶기조차 않게 생겨먹었네요.

 'WordPuzzle'이라는 앱은 게임 같아보이는데 생산성에 버젓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웃긴 것은 검색을 하면 또 '게임'으로 나타난다는겁니다. 더군다나 게임이 아닙니다. 단어를 검색하면 위드퍼즐을 만들 때 사용할 수 있는 단어를 나열해주는 그런 앱니다.


 그리고 윈도 마켓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데 스크린샷에만 이름이 '중문'으로 된 앱이 3개나 보입니다. 실제로 윈도 마켓에 중문으로 된 앱이 많고 쓸만하다고 생각되는 앱 중에도 중문으로 된 앱이 많습니다. 중국이나 대만에서 제작을 했겠죠. 그리고 영어로 된 앱들이 있는데 이런 앱들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만들어지는 것도 있지만 '인도'에서 만들어진 앱이 굉장히 많습니다. 중국이나 인도에서 앱을 만들기 때문에 퀄리티가 떨어진다고 하는 고리타분한 의견을 내놓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분명 퀄리티가 좋은 앱이 많습니다. 단지 미국과 유럽에서의 개발에 대한 반응은 희미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죠.

 저 8만개 앱 중 절반 이상은 중국과 인도 등지에서 개발 된 것들입니다. 이름이 영어인데도 개발사를 보면 또 대만입니다.


 분명 앱은 많이 등록되고 있지만 여러 국가에서 활발하게 개발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입니다. 더군다나 그 중에서도 쓸모없는 앱이 대부분입니다.




MS?



 현재 윈도 마켓을 보면 과거 안드로이드 마켓이 떠오릅니다. 무작정 앱이 올라와서 숫자만 따라가는 형태말이죠. 안드로이드는 이 방법으로 시장을 확장했고, 덕분에 차곡차곡 쌓인 양질의 컨텐츠가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에게 있어서는 저 멀리 있는 앱스토어를 잡기 위해서는 그런 방법이 최선이였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MS도 그래야 할까요? 오히려 MS는 그런 방법이 좋지 않습니다. 이미 무작정 앱을 올리는 곳은 안드로이드 하나로 충분합니다. 개발자들은 이미 iOS와 안드로이드에 집중하기 바쁘죠.

 그마저도 안드로이드의 수익은 신통치도 않습니다. 얼마전 '미카모바일의 안드로이드 철수' 같은 일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윈도폰도 그런식이라면 개발자가 수익도 나지 않는 시장에 쉽게 발을 들이기 힘들어집니다. 안드로이드에서 맛을 봤으니까요. 안드로이드는 블랙마켓이 수익감소의 주요 원인이긴 하지만 윈도폰은 계속 저급한 앱의 등록과 관리가 되지 않는 모습으로 소비자의 발길이 적어지는데에 수익감소가 일어날 것입니다. 블랙베리처럼 말이죠.

 과거 MS는 Xbox를 흥행시키기 위해 많은 개발사와의 라인센스 체결과 막대한 투자로 플레이스테이션과 맞먹을 수 있는 수준의 컨텐츠를 확보하였고, 그 후 세계 제일의 콘솔게임기가 되었습니다. 헤일로와 DOA 밖에 없던 Xbox가 플레이스테이션을 따라잡을 수 있었던 것은 투자와 개발사에 대한 우대였습니다. 그만큼 신경을 많이 썼었다는 것이죠.


 Xobx의 성공을 기억한다면 윈도폰 또한 단순히 앱의 숫자놀이를 할 것이 아니라 양질의 컨텐츠를 제공하고 개발자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를 MS가 스스로 참여를 해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