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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애플의 EPEAT 이슈, 자폭인가 고도의 마케팅인가

 애플이 친환경 전자제품 인증 기관인 'EPEAT'를 탈퇴했다가 샌프란시스코의 애플 제품 거부나 여론이 거세지자 이를 번복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EPEAT 이슈, 애플의 단순한 자폭이였을까요? 아니면 고도의 마케팅이였을까요?





애플의 EPEAT 이슈, 자폭인가 고도의 마케팅인가



  애플은 EPEAT를 탈퇴하면서 에너지스타를 권장한다는 엉뚱한 변명을 했지만, 샌프란시스코가 애플 제품 사용은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다시 EPEAT 탈퇴를 번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애플의 환경에 대한 논란이 생겨났는데요, 어떤 기업의 EPEAT의 인증 문제를 두고 이런 이슈가 생긴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애플은 그냥 조용히 탈퇴하려던 것일까요? 아니면 모든 관심을 집중 받는다는 점을 살려 일부러 그런 것일까요?




EPEAT



 일전에 이 탈퇴에 대해 접착제나 분리 등의 문제가 제기 되었던 레티나 맥북프로는 EPEAT에서 최상위 등급인 '골드(Gold) 등급'을 받았습니다. 더군다나 애플의 모든 제품은 EPEAT에서 모두 골드 등급을 받고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모든 제품이 골드 등급을 받는 업체는 애플을 포함 소수에 불과합니다. 즉, 애플은 EPEAT에서의 인증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애플은 뜬금없이 에너지스타나 자사의 기준을 들어 탈퇴해버립니다. 단순한 부분도 이슈가 되어버리는 애플이기 때문일까요? 이 탈퇴건도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각 분야에서 조명합니다.


 여태 EPEAT 등급에 아무 문제가 없던 애플이 탈퇴 한 이유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필자도 그렇게 서술했습니다. 물론 그런 이유보다도 애플에 대한 태도는 비판했지만, 그런 여론이 퍼진 후 애플은 기다렸다는듯이 탈퇴 결정을 번복합니다.


 만약 앞으로 문제가 있을 것을 대비해서 탈퇴 한 것이라면 분명 스스로 폭발한 경우가 될 것입니다. 대비하려다 여론 몰매만 맞았다는 것이죠. 이 부분에 대해 금형과 접착제 문제가 앞으로 애플의 EPEAT 골드 등급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보도가 대다수이기도 합니다.


 이상한 것은 그런 인증 문제야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때 대비하면 될텐데 혹시 자신들의 환경 책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리고자 함은 아니였을까요? 이것이 애플의 환경에 대한 마케팅이였다면 이렇게 했어야 할 명분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뜬금없이 '우리 제품은 다 골드 등급이고 여태 잘지키고 있지!'를 여론이 평가하도록 마케팅을 펼칠 일은 없을테니까요.




고도의 마케팅




 애플은 오래전부터 환경단체인 '그린피스'에 압박을 받아왔습니다. 애플이 클라우드를 서비스하기 위해 더러운 화석에너지를 사용한다거나 에너지 효율이 좋지 못하다거나 등이였는데, 이때문에 애플은 지속적으로 환경적인 부분에서 좋지 않다는 여론 평가를 받아야 했습니다. 또 그린피스는 얼마 전 애플에 대한 에너지 정책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에너지 효율이 크게 향상되었지만 여전히 화석 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린피스의 이런 압박은 애플이 환경에 부정적인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만약 애플의 EPEAT의 탈퇴와 번복이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였다면 이런 그린피스의 압박을 상쇄하기 위함이 아닐까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물론 이는 가설입니다. 다만, 굳이 지금 탈퇴 할 이유가 없었던 애플이였기 때문에 대중에 환경적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마케팅이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그린피스는 애플이 내년까지 화석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목표에 대해 정확한 근거가 없으며, 환경 정책에 투명성이 결여되어 사실 입증이 되지 않는다며 얘기해왔었는데, 애플의 환경 문제에 대한 사실 입증 부분을 EPEAT 인증이 어느정도는 책임성을 부여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모든 제품이 골드 등급임을 어필하려 했다는 것에 크게 딴지거리가 있어보이지는 않습니다.


 애플은 그린피스의 압박에 대해 해명을 하곤 했었지만, 그린피스는 내내 애플의 신뢰성을 부정했기 때문에 더더욱 이유로써 부합할 수 있는 부분이지 않을까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냥 애플은 멍청하게 자폭을 한 것에 불과합니다.




환경 책임




 이유야 어찌되었건 필자가 '애플, EPEAT 탈퇴에 대한 궁색한 변명의 경계'에서 얘기했듯이, 우리가 망고를 먹으면서 노동 착취 당하며 망고를 재배하는 어린이들을 생각하지 않듯이 재활용이 어떻고 제품의 환경성이 어떻고를 생각하면서 구입을 고려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이런 선상에서 보면 애플이 소비자에 자신들의 제품이 골드 등급인 점을 인식시켜주는 것도 나쁘진 않습니다. 마케팅이였다면 방식 자체는 잘 못 되었다고 보여지지만요. 자폭이였든 마케팅이였든 애플의 이런 성급함 자체에 대한 비판은 잦아지지 않을 것이고, 이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꽤 오래 지속 될 것입니다.


 우리 소비자들이 이렇게 신경을 쓰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에 기업들을 감시할 수 있는 EPEAT 같은 인증 기관이나 그린피스 같은 단체도 필요하며, 기업들은 그들의 방식이 잘못된 것이든 아니든 대중에 신뢰도를 부여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식이기에 어느정도 맞출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나무 젓가락 회사가 '우리가 만드는 젓가락은 땅에 묻어도 잘 분해되기 때문에 별다른 인증조치가 필요 없습니다.'고 말한들 대중이 이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과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감시 기관과 기업간의 교류는 분명 필요합니다.


 논란의 여지가 지속되더라도 아직은 애플의 제품이 EPEAT의 인증 절차에 문제되는 부분이 없고, 모든 제품이 최상위 등급에 있기 때문에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