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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Google

구글맵 사라진 독도와 동해 표기, 구글이 사태를 악화시켰다

 국제적인 분쟁지역은 많이 있습니다. 영토의 주권 문제나 반환 문제, 역사적 사실 문제, 그리고 표기 문제 등이 있죠. 독도의 실효권은 대한민국에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강제점거라는 이유를 들며 국제적인 분쟁 지역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우리 국민은 그 사실에 분노하고 통곡합니다. 마침 어제가 '독도의 날'이었습니다. 독도라는 두글자에 더 각별해지는 날, 세계적인 맵서비스인 구글맵에서는 '독도'가 사라졌습니다.






구글맵 사라진 독도와 동해 표기, 구글이 사태를 악화시켰다


 구글맵은 업데이트롤 통해 국제적 분쟁지역을 각국의 정부 입장과는 상관없이 중립적인 입장에 따라 구글의 글로벌 정책에 맞게 변경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변경 된 독도·다케시마 / 동해·일본해 / 센카쿠·댜오위다오 / 페르시아만·아라비아만으로 총 4가지인데, 한국과 일본의 마찰이 빚어지고 있는 두 곳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독도·동해 표기 변경




 구글은 이번 업데이트에서 독도와 동해에 대한 수정을 진행했습니다.


  글로벌 지도를 살펴보면 독도의 경우 '독도' 대신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해뒀으며, 기존에 있던 주소인 '799-800 울릉군'를 지웠습니다. 그리고 동해의 경우 '일본해'로 수정되었습니다. 지도를 확대하게 되면 일본해(동해)라고 병행표기가 되어있긴 하지만, 주어 자체가 일본해로 바뀐 것입니다.


 이런 지도의 독도 표기 문제가 불거진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과거에도 구글맵에서 문제가 발생한 바 있으며, 얼마전에는 애플 iOS6 베타의 새로운 지도 서비스에 '죽도'라고 표기되면서 난리가 나기도 했습니다. 구글의 경우 피드백을 받아들여 독도 표기와 함께 주소 표기도 함께 했으며, 애플은 iOS6 GM버전에서 독도로 수정하면서 일단락 되었습니다.

 그런데 구글은 다시 한번 이 문제를 뒤짚고 나섰습니다. 기존에 있던 것을 지워버린 것입니다.




구글의 공식 입장




 과거 구글맵이나 애플맵 때처럼 '어라?!? 독도가 어디갔지?!?'하고 사태를 파악한 후 적절한 피드백과 수정 조치 요구를 한다던지 그 과정을 거치면 될 것처럼 보였습니다. 실제 사용자들이 그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도움을 주는 것은 불매가 아닌 지속적인 수정요구입니다. 애플맵 논란 때도 밝힌 바 있지만, 불매를 한다고 해서 해결 될 문제가 아니라 적극적인 참여로 정상적인 표기 수정을 이끌어내는게 중요한데, 그 결과 애플의 독도 표기는 정상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구글건은 문제가 좀 다릅니다.


 구글은 이 지도 업데이트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과거 구글이나 애플의 독도 문제가 터졌을 때와는 반응부터가 다릅니다. 자신들 입장을 굳이 정리해서 보여주겠다는건데, 구글은 공식 성명을 통해 '해당 지역에 대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는 동시에 지역 연관성을 높이기 위해 수정을 했으며, 오래전부터 적용한 글로벌 정책에 맞춘 것이지 어떠한 정부의 요청과도 관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데이비드 막스 구글 아태지역 제품커뮤니케이션 총괄은 '독도의 주소를 복구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이게 이번 논란의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전의 사건들의 경우 수정의 여지는 남겨두었으며, 실제 그게 적용되면서 기업과 소비자, 국가의 이해 관계를 어느정도 받아들이는 선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예 '이것은 중립적이다', '복구할 계획이 없다'로 구글의 입장을 전달해버렸기 때문에 기업과 소비자의 이해관계를 벗어난 문제가 되버린 것입니다.




구글이 사태 악화시켜




 기업과 소비자의 이해관계를 벗어난 문제이기에 외교통상부는 직접 정례 브리핑에서 구글의 새로운 지도 방침을 인정할 수 없다며 시정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구글은 이미 '각국의 정부 입장과는 상관없이'라는 자신들의 글로벌 정책에 대한 방침을 전달했습니다. 실제 정부가 시정을 요청하더라도 글로벌 정책에 따른 것이라면 수정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듭니다.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도록 구글이 이미 입을 벌렸습니다.

 정작 본인들은 '중립적'이라고 했지만, 나머지 센카쿠·댜오위다오와 페르시아만·아라비아만는 양국의 입장을 동시에 받아들이고 실제 제3국이 봤을 때 문제되지 않도록 병행 표기를 하고 있으면서, 독도는 암초로 만들어버렸습니다. 당연히 이것을 중립적이라고 인정 할 수 없지만, 구글은 중립적이라고 얘기합니다.


 구글 스스로 사태를 악화시킨 것입니다. 애초에 피드백을 받을 생각이 없고, 자기들 정책대로 끌고 나가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면 이해와 회유가 아니라 그냥 전면적인 싸움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애플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논란 때 지적한 부분이지만, 제품을 팔고 싶다면 그 나라의 문제와 현실적인 부분을 감안하여 맞춰가야 합니다. 더군다나 한국 지사까지 있다면 그건 더더욱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독도의 표기를 암초로 변경하고,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것은 그에 따른 조사 부족과 상황 반영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건 시정되어야 하지만, 구글은 그럴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구글




 한국의 안드로이드 보급률은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의 90%에 달합니다. 지도 뿐 아니라 검색이나 유투브, 메일 그리고 구글플레이 등 이제는 구글이 국내에 매우 익숙한 기업이 되었습니다. 삼성과 LG는 세계적인 안드로이드폰 제조사고, 그 본토가 한국입니다.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는 가장 많이 팔린 안드로이드 제품이죠. 에릭슈미트 회장은 이런 국내 시장에 대한 비즈니스로 여러차례 방한하기도 했습니다. 구글과 소비자간의 이해관계를 원만하게 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독도, 동해 표기 문제로 인해 그런 이해관계는 완전히 유명무실해졌습니다. '그렇게 했다더라'만 남았을 뿐, 실상 구글은 소비자와 국가와의 이해관계를 뿌리친 것입니다. 필자는 이것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왜 스스로 사태를 악화시켰는가에 대한 질책을 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깊게 침투한 구글에 대해 이번 문제로 불매를 하자는 것은 능사가 아닙니다. 결과적으로 오늘도 내일도 구글 검색을 할 것이고, 유투브를 보고, 안드로이드를 사용할테니까요. 필자는 불매라는 방법이 가장 극단적이고 미련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원만한 해결 방법은 구글을 회유하고 실질적인 기업과 소비자, 국가간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물론 구글이 뿌리친건 괘씸한 일입니다. 하지만 구글맵에 계속해서 암초와 일본해를 놔둔다면 그것만큼 불이익이 되는 일도 없습니다. 구글이 그런 여지를 먼저 빼버렸다고 하더라도 최선의 방법이고, 관계 회복을 통해 자연스레 독도를 돌려놓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다만, 그런 이해관계 회복에 구글이 받아들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가장 극단적이고 미련한 방법을 사용할 수 밖에 없을겁니다. 그건 구글의 의지에 달린 것이며, 구글 지도에 다시 독도의 주소가 돌아올 때까지 지켜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