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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Google

구글, 넥서스4와 넥서스10의 충격적인 가격 전략

 구글은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오프라인 행사를 취소했습니다. 그런데 취소 된 오프라인 행사가 아닌 오늘 새벽, 자사의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넥서스 시리즈를 갑작스레 공개했습니다. 이미 어느정도 유출되었던, LG가 제작한 레퍼런스폰인 '넥서스4'와 삼성이 제작한 '넥서스10', 그리고 3G버전의 '넥서스7'입니다.






구글, 넥서스4와 넥서스10의 폭발적인 가격 전략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공개되진 않았지만, 새로운 넥서스 시리즈에 대한 관심은 새벽내내 뜨거웠습니다. 사양도 사양이지만 다름아닌 '가격'때문입니다. 이미 넥서스7을 통해 파격적인 가격 전략을 선보였던 구글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살짝 기대가 되었던게 사실인데, 아니나 다를까 경쟁사들의 제품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가격을 제시했습니다.




새로운 넥서스



 LG가 제작한 레퍼런스폰인 '넥서스4'는 4.7인치 1280x768의 고해상도 스크린을 제공하며, 1.5GHz 스냅드래곤 S4 프로세서, 2GB 메모리, WiFi, NFC, 블루투스 4.0, 8MP 카메라가 탑재되었습니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4.2로 구동됩니다. 8GB와 16GB 모델로 나뉘며, 가격은 각각 $299와 $349입니다. 모두 언락제품의 가격입니다.

 삼성이 제작한 레퍼런스 태블릿인 '넥서스10'은 10.1인치 2560x1600의 고해상도 스크린과 Cortex A15 기반의 1.7 GHz Samsung Exynos 5250 CPU, 2GB 메모리, WiFi, NFC, 블루투스 4.0, 5MP 카메라가 탑재되었습니다. 넥서스4와 같이 안드로이드 4.2로 구동되며, 16GB와 32GB 모델로 나뉩니다. 가격은 각각 $399, $499입니다.

 넥서스7의 경우 HSPA+를 지원하는 32GB 모델이 공개되었는데, 안드로이드 4.2로 구동되며, 가격은 $299로 책정되었습니다.




충격적인 가격 전략




 공개 된 제품 모두 최고의 사양을 자랑하면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가격'입니다.

 넥서스4의 경우 약정이 아닌 언락제품의 최저가 제품이 $299입니다. 16GB 모델은 $349이지만, 현재 캐나다에서 $599의 가격에 언락 아이폰이 판매 중인 것을 생각해본다면 충격적인 가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과 무려 $250, 원화로 27만원 가량의 가격차이가 벌어집니다. LTE 미지원이라는 다소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있긴하지만, 가격만 본다면 그리 문제 될 것도 없어보입니다.

 넥서스10의 최저가 제품의 가격은 $399입니다. 얼마 전 애플의 아이패드 미니가 $329에 출시 된 것을 생각하면 바로 감이 잡히는 가격이죠. 아이패드 16GB의 가격과 넥서스10의 32GB 가격이 동일한 부분도 그렇습니다. 두배 많은 스토리지는 같은 가격에 얻을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넥서스10은 현존 최강의 스펙을 자랑하는 태블릿이라는 점이 저 가격이 더 끌리도록 합니다.

 넥서스7은 3G 모델임에도 $299라는 가격이 책정되었습니다. 타사의 와이파이 전용 모델들보다도 훨씬 저렴하며, 통신요금이 붙더라도 큰 부담이 가지않는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상 성능 대비 가격면에서는 그 어떤 제품보다도 경쟁력있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넥서스 패밀리입니다.




본격적인 치킨게임?




 구글의 이런 가격 정책은 매우 파격적이며, 본격적으로 레퍼런스 제품들을 통해 하드웨어 시장에서 애플 등과 맞서겠다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킨들을 통해 공격적인 자세로 들어간 아마존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이에 '가격경쟁으로 치킨게임을 거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견이 많습니다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치킨게임의 성립은 끝에 다달았을 때이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은 이제 막 열린 시장입니다. 아직 수요는 넘치고 있으며, 더 많은 기기 제작과 판매가 이뤄져야 합니다. 100이라는 수요자를 대상으로 50이라는 아이패드와 50이라는 넥서스10이 충돌한다면 모를까, 20의 아이패드와 그보다 못한 수치의 넥서스가 충돌하는 것은 치킨게임이 성립되기란 아직 멀었다는 것입니다. 저렴한 넥서스 시리즈를 통해 태블릿 수요자가 늘어나겠지만, 실상 아이패드의 수요자를 뺏어오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아이패드에 타격이 없을 수는 없겠으나, 그것은 긱들의 입장일 뿐 일반 수요자들은 별개의 입장이니까요.


 그렇다면 구글이 이렇게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출시한 이유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애플이나 MS에 타격을 주기 위함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근본적인 목적은 아니라는게 필자의 생각입니다.


 넥서스4의 경우 사실 저 가격을 보면 아이폰을 때려부순다는 느낌보다는 갤럭시를 때려부순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작용합니다. 애초 갤럭시와 넥서스는 같은 안드로이드니까 말이죠. 무슨 말인가 하면, 삼성의 안드로이드에서의 파워가 막강해진 것에 대해 구글이 내놓은 파이 뺏기의 방식이라는겁니다. 갤럭시가 안드로이드 태생이라고 한들 순정 안드로이드 제품은 아닙니다. 구글은 애플과 같은 펌웨어 방식을 취하려고 해도 제조사별 커스텀이 들어가야 하기때문에, 사실 새로운 펌웨어의 빠른 배포에 있어서는 레퍼런스폰의 역할이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삼성의 파이가 커지고 안드로이드내의 영향력이 커지자 레퍼런스의 역할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았습니다. 구글이 갑의 위치에 있지만, 실상 판매되는 제품은 삼성 위주로 돌아갔으니까요. 구글이 삼성을 레퍼런스 제조사로 정하고 넥서스S와 갤럭시 넥서스를 만든 이유도 그런 이유입니다. '삼성을 등에 엎어 레퍼런스 라인을 어느정도 굳히자!'말입니다. 그러나 실제 판매는 저조했고, 삼성의 브랜드가 넥서스를 살리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레퍼런스를 제작하는 삼성이라는 이미지로 갤럭시가 더 많이 팔려나갔죠. 아마 이번 레퍼런스 제조사를 LG로 정한 이유도 그런 이유에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가격만 내릴거였다면 그대로 삼성이 제조했어도 되었을테니까 말이죠.

 레퍼런스 제품의 위치를 돌려놓고, 안드로이드 시장에서의 갑의 위치에 놓여 하드웨어 라인을 굳히기 위해서는 갤럭시의 파이를 뺏어올 수 있어야 합니다. 어차피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은 안드로이드 내에서의 제품 결정을 고민할터, 사양과 더불어 제조사와 관계없는 구글의 직접적인 소프트웨어 지원과 파격적인 가격이 붙는다면 파이를 뺏어오는 것은 충분히 가능해보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아예 하드웨어 제조사가 따라붙을 수 없는 가격을 설정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삼성이 저 가격에 갤럭시를 팔았다간 문을 닫아야 할테니까요.


 넥서스10은 어떨까요? 넥서스10은 아이패드를 겨냥하고 있긴합니다. 다만,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살리기 위한 제품이라고 보는 쪽이 더 옳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전용앱은 거의 없습니다. 사실상 전용앱에 대한 선택권은 없다고 보는 편이 좋은데, 대부분의 앱이 안드로이드폰의 앱을 그대로 가져와 화면 크기만 뻥튀기 시킨 수준입니다. 폰을 쓰나 태블릿을 쓰나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죠. 그나마 태블릿의 느낌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웹브라우징과 이북, 매거진, 뉴스, 동영상입니다. 그래서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구입하는 수요자 대부분이 안드로이드 전용앱에 대한 생각보다는 웹브라우징 등을 하기 위해 저가 제품을 구입하거나 노트 10.1처럼 따로 특수한 기능이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것입니다. 넥서스10의 경우도 그런 저가 제품입니다. 하지만, 가격만 낮추는 것이 아니라 2560x1600라는 고해상도를 지원하는 등 고퀄리티의 전용앱을 늘리는데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 입니다. 현재 매우 부족한 전용앱의 퀄리티를 높히고, 그 퀄리티 높은 앱의 수를 늘리기 위한 고사양 제품으로 넥서스10을 출시 한 것이며, 때문에 저렴한 가격이 책정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마진도 제대로 남지 않을 제품을 만들 이유가 고작 애플을 꺾기 위해서라면 그만큼 효율적이지 못한 일도 없을겁니다. 구글은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고, 넥서스라는 브랜드를 이제 고유의 하드웨어 라인으로 만들어 시장에서 파이를 키워나가기를 준비하는 단계입니다. LG의 경우 스마트폰에서 삼성에 밀리고만 있으니 충분히 이 마진 없는 기기의 제작을 승낙했을 것이며, 삼성의 경우 안팔리는 태블릿을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충분했을거라 생각하고 승낙했을겁니다. 구글과 삼성, LG 간의 서로의 이해 관계가 얽히고 설켜 만들어낸 '넥서스 패밀리'라는 것이죠.


 이 넥서스 패밀리의 가격은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일단 소비자들은 환호할만한 가격이고, 하드웨어 제조사들은 죽을 쓰는 가격이니 시장의 판도가 바뀌는데 있어서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겁니다. 구글의 이런 위치에 불만을 품은 하드웨어 제조사들이 윈도우 등의 다른 운영체제로 쏠린다거나 혹은 중국 등에서 더 저렴한 제품을 내놓고 구글을 공격한다거나 같은 일들이 벌어지겠죠. 어떻게 될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으나, 이 가격이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구글의 이런 가격정책이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꾸어 놓을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