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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애플, 스콧 포스털 사임으로 새로운 변화 겪을 것

 갑작스런 애플의 간부진 변경입니다. 키노트로 우리와 꽤 익숙한 '스콧 포스털(Scott Forstall)'이 애플을 떠나기로 한 것입니다. 갑작스런 결정이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이렇게 될 수도 있겠다는 문제가 제기되던 찰나이기도 했었습니다. 그렇다보니 그가 애플을 떠나는 것에 대한 지적보다는 결정적인 계기를 찾는 것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죠.





애플, 스콧 포스털 사임으로 새로운 변화 겪을 것

 

 애플은 큰 결정을 합니다. iOS 부문 수석부사장 '스콧 포스털'과 리테일 부문 수석부사장 '존 브라윗'이 애플을 떠나게 된 것입니다. 두명이 떠났지만 iOS의 총책임자이자 핵심 인물이라 할 수 있는 '스콧 포스털'의 이직에 모든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해보입니다. 그는 넥스트스텝과 Mac OS X, iOS까지 개발에 참여 한 베테랑 개발자며, 애플의 간판이자 포스트 잡스로 거론되던 인물입니다.

 무엇보다 iOS를 처음부터 전두지휘했던 인물이고, 사실상 iOS 성공에 그의 역할이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에 향후 애플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정리해버리기에는 풀어놓아야 할 것이 많습니다.




스콧 포스털




 그의 사임에 대해 많은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가장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이 'iOS6'의 지도입니다. 애플은 내부에서 iOS6의 지도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문을 올리자는 의견이 나왔으나, 그는 문제가 너무 과장되어있다며 사과문에 서명하는 것을 반대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의 사임을 지도의 문책만으로 물고 가기에는 그가 남긴 업적이 너무도 많습니다.

 iOS6의 지도가 결정타를 넣긴 했지만, 그간 그의 거친 언행이나 스타일, 엔지니어링의 관리 등에서도 문제는 계속해서 제기되어왔었고 외부에도 알려졌던 사실입니다. 특히나 그가 밀어부친 '스큐어몰피즘'에 대한 내부 불만을 극에 달해있었습니다. 스큐어몰피즘이란, 디지털 그래픽을 실제 사물과 흡사하게 디자인하는 것을 뜻하는데 예를 들면 캘린더 상단의 가죽부분이나 게임센터의 초록색 팰트 같은 것들 말입니다. 이런 스큐어몰피즘 디자인은 단순히 그래픽을 색을 입히는 것과 달리 픽셀 단위의 정교함을 요구합니다.

 잡스 이후 이 스큐어몰피즘을 계속해서 주장하고 유지시키려 했던 인물이 포스털이었는데, 애플 내부에서는 이런 스큐어몰피즘의 시대는 지난 것이며 이제는 사용자의 경험에 좀 더 집중 할 수 있는 디자인이 좋다는 의견때문에 포스털과는 계속해서 갈등을 빗어오던 상황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iOS6의 지도 문제까지 터져버리니 포스털에 대한 불만이 폭발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포스털은 스큐어몰피즘에는 굉장한 디테일을 보이고 집착했음에도 실질적인 기능에 있어서는 갈수록 부족한 모습을 보여왔었고, 골수 iOS의 소비자들은 그런 부분에 질려있었습니다. 특히 얼마전 출시 된 팟캐스트앱의 경우 스큐어몰피즘을 과도하게 적용한 것에 비해 기본적인 기능이 아이튠즈에 내장 된 팟캐스트보다 못하며, 디자인에만 신경 쓴 앱이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으니까요. 그건 애플 내부에서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졌을겁니다. 안그래도 불만이 있던터라 그런 문제점들을 찾아내는 것에 혈안되어 있었을테죠.

 그런 논쟁들은 모두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했고, 결국 그는 애플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의 사임에 별다른 말없이 임원진에서 삭제해버리는 등을 보면 애플에서 쫓겨났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자신이 이뤄낸 OS X와 iOS를 놔둔채 말이죠.




포스털과 아이브




 애플의 대표 인물 '스콧 포스털'과 '조나단 아이브'는 사이가 안좋기로 알려져있습니다. 이는 잡스 시절로 돌아가는데, iOS의 대성공으로 잡스의 신임을 얻게 된 포스털이었지만 아이브와 업무 문제로 부딪히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를 중재했던 인물이 잡스였는데, 포스털이 밀었던 '스큐어몰피즘'을 유일하게 독려한 인물이 잡스이기도 했습니다. 아이브는 그런 극도의 스큐어몰피즘을 좋아하지 않았었고, 전반적으로 포스털과의 마찰이 있어왔습니다. 한번은 둘의 사이때문에 아이브가 이직할 것이라는 뉴스가 나기도 했었죠.

 스큐어몰피즘에 대한 거부를 보였던 것은 아이브 뿐 아니라 대부분의 간부들이 그러했는데, 그간 포스털을 보호해주던 인물이 잡스였던 것입니다. 애플에서 잡스가 완전히 빠지자 어떤 주장을 하더라도 독려해 줄 사람과 지지해 줄 사람이 없었던 포스털입니다. 적어도 스큐어몰피즘에 관해서는 가죽느낌이나 실밥 하나하나를 픽셀 단위로 표현하길 원했던 그의 의견에 디자이너들은 거품 물기 일쑤였으니까요. 그의 그런 집착은 잡스 때보다도 심했었는데, 잡스의 스큐어몰피즘에 대한 고집을 아이브가 다소 제지하는 역할을 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제지 할 대상도 없어지니 둘은 잡스라는 중재인 없이 서로의 주장을 직접적으로 맞붙을 수 밖에 없었던겁니다.


 아이브는 이런 포스털의 디자인 취향을 싫어했습니다. 확실하게 싫어했습니다. 휴먼인터페이스를 주장하며 애플 제품의 디자인을 전반적으로 맡아온터라 포스털과 이런 논쟁은 계속해서 진행되어왔을테고, 둘을 돌이킬 수 없었던 겁니다. 흡사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와 존 레논이 다투다가 탈퇴해버린 것처럼 말입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포스털을 쫓겨났다는 것이죠.


 포스털의 사임에 아이브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아이브와 다투었다더라'가 아니라, 아이브가 거부했던 극도의 스큐어몰피즘을 주장한 포스털이 떠나게 되었고, 포스털이 맡았던 인터페이스 디자인 책임을 아이브가 역임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애플에 변화




 그가 어떤 문제로 사임을 했더라도 애플에 필요한 인재였음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는 우수했고, OS X와 iOS의 탄생을 같이 했던 장본인입니다. 누구보다도 OS X와 iOS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이가 바로 포스털이었다는 겁니다. 그러나 현재의 포스털은 애플과의 협력에 있어서는 장애물 같은 존재였습니다.

 잡스가 없어지면서 어수선해진 분위기와 팀쿡이 지위를 맡았지만 중재인이 없어 제각각으로 돌아가는 애플의 상황에 포스털을 전혀 협력을 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성질대로 일을 진행했고, 다들 거부했던 스큐어몰피즘을 혼자서 밀어붙였죠. 그리고 공통적으로 내세운 iOS6 지도에 대한 사과에 대해서도 거부했습니다. 포스털이 일말의 협력을 보이기만 했다면 이런 사태로 치닫았을까?


 하지만 그렇게 우수한 포스털이 빠지므로해서 애플은 새로운 변화를 겪게되었습니다. 이것이 애플에 있어서 해가 될지, 득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포스털이 끼여있던 때보다는 협력 관계가 돈독해질 것입니다.


 아이브가 인터페이스를 책임지게 되었으니, 아이브가 주장하는 휴먼인터페이스를 통한 새로운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며, 포스털과 같이 넥스트 때부터 지금까지 애플과 함께 해온 페더리기가 있습니다. 그도 포스털과 같은 OS X의 산증인이고, 이번에 OS X와 iOS를 맡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수혜를 얻은 인물이 에디 큐인데, 에디 큐는 모바일미를 아이클라우드로 재정비한 인물입니다. 아이클라우드의 성공은 에디 큐의 능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애플에서의 입지를 다지기에는 충분한 업적이었죠. 에디 큐는 새로운 지도와 시리를 담당하게 될 것이며, 아이클라우드의 성공을 이어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가 높습니다. 그리고 맨스필드는 애플을 떠나 은퇴했지만 다시 돌아와 새로운 개발팀을 꾸리고 있습니다. 무엇이 나올지는 알 수 없죠.


 이 4명은 포스털이 맡았던 부분을 각각 나눠가지게 되었으며, 커뮤니케이션의 불량아였던 포스털이 빠짐으로 인해서 새로운 협력체로 발전 할 것입니다. 거기서 나타날 변화에 있어서 기존의 중구난방, 스큐어몰피즘과 기능의 분리라는 지적을 받았던 iOS6와 달리 새로운 iOS와 OS X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겁니다. 포스털의 독단적인 성격이 iOS를 성공시키긴 했지만, iOS는 4명의 새로운 협력체를 통해 새로 탄생 할 것입니다. 그건 iOS의 변화를 바랬던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주는 것임과 동시에 전환기로써의 도전입니다. 이로인해 iOS가 한번 더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걸 기대할 수 있죠.


이것은 포스털의 사임이 '애플에 위기를 가져다 줄 것이다'보다는 '애플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더 많은 이유입니다. 다만, 그가 사랑했던 OS X와 iOS를 잃은 슬픔은 다독여 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애플의 핵심이었다는 점은 변하지 않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