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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애플 팀쿡, 'TV 준비 중이다'

 TV는 오랜시간 필수 전자제품으로 여겨져왔습니다. TV라는 것은 처음에는 '방송'이라는 컨텐츠를 즐기기 위한 것이었지만, 점점 발전하여 비디오를 볼 수 있게 되었고 PC를 연결할 수 있게 되었으며 콘솔을 즐길 수 있는 화면이나 DVD와 블루레이, 지금에 와서는 스마트티비라고 하는 다양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매개체가 되었습니다. 단순히 방송을 보기 위한 것이 아닌 가정에서 '화면'으로 즐길 수 있는 대부분의 연결고리로 동작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PC산업이 무너진다는 소리는 나와도, TV산업은 업계에서도 절대 무너지지 않을 산업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애플 팀쿡, 'TV 준비 중이다'


 애플은 이미 '애플TV'라는 셋톱박스형 TV플랫폼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취미로 만들었다'는 유명한 제품으로, 스트리밍과 에어플레이 등을 위한 기기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돈만 있으면 차라리 맥미니를 셋톱박스로 쓰겠다고 할 정도의 제품인데, $99로 저렴한 것 같지만 경쟁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ROKU의 다양한 제품과 가격을 본다면 애플TV의 충분한 매력을 느끼기에는 매우 부족합니다.

 이에 '애플이 새로운 TV를 내놓을 것'이라는 루머는 끊이지 않았고, 애플의 직접적인 언급이 없었음에도 기정사실화 되어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애플의 CEO 팀쿡은 입을 열였습니다.




TV 준비 중이다



 미국의 NBC TV는 지난 1일, 그랜드 센트럴 스토어(Grand Central store)에서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그랜드 센트럴 스토어는 지난해 12월 개장한 애플스토어로 뉴욕의 5번째 애플스토어입니다. 그리고 이 날 인터뷰는 오늘 방송을 타게 되었는데, '미국 생산 문제'와 '스티브 잡스에 관한 얘기' 등이 오고 갔습니다. 여기서 팀쿡은 'TV'에 대한 발언을 합니다. '애플의 다음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팀쿡은 답했습니다.


 '나는 거실로 가서 TV를 켜면 시간이 20~30년 후로 가는 것을 느낀다. 이것이 가장 강렬한 관심 분야입니다. 더이상은 말 할 수 없어요.'


 여기까지입니다. TV에 관해 팀쿡이 언급한 부분말입니다. 하지만 어찌보면 많은 애널리스트들과 미디어, 소비자들이 기다려왔던 얘기일지 모릅니다. 결국 애플을 새로운 TV를 구상 중에 있다는 것이고 가장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라는 실질적인 답변이기 때문에 이는 더 이상 애플이 TV분야를 취미로 두는 것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바이고, 매우 흥미로운 대답입니다.




애플 TV




 저 답변으로 모든 것을 추려내기란 매우 힘듭니다. 여전히 애플TV와 같은 셋톱박스형인지, 혹은 셋톱박스에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세트형식인지 아니면 일체화 된 HDTV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라는 것입니다. 이 말자체가 '가장 최선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얘기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느끼는 점은 '어떤 새로운 TV가 나올 수 있는가?'입니다.


 그간의 루머들과 기존 스마트TV들을 생각하면서 애플TV를 꾸며봅시다. 아이튠즈를 활용한 컨텐츠 서비스와 애플TV용 앱스토어, iCloud 연동, 에어플레이, 리모콘을 통한 Siri 조작정도 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새롭느냐? 모두 기존 제품들에 포함되어 있는 것들입니다. 애플이니까 뭔가 다른 기능들이 들어 갈 것이다? 필자는 딱 여기까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애플의 새로운 TV에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생각해봅시다. 아이폰이 왜 스마트폰 시장을 바꾸어 놓았나요? 웹서핑? MP3? 혹은 앱스토어? 가장 큰 변화를 가져다 준 것은 '인터페이스'입니다. 기존 제품들과 달리 터치 인터페이스에 어울리는 아이콘 배열이나 조작법, 스타일러스펜을 사용하지 않는 방식과 빠른 반응, 그리고 세련 된 디자인이 바로 아이폰이 스마트폰에 남긴 변화입니다. 투박하고 택배아저씨들만 쓸 것 같던 제품을 인터페이스의 변화만으로 완전히 새로운 제품인냥 탈바꿈시켜버린 것이죠. 물론 기능들이 전혀 새롭진 않았었기 때문에 분석가들의 반응이 좋았던건 아닙니다.


 필자가 거는 기대는 바로 TV 인터페이스의 변화에 있습니다. '애플이 만들면 다를 것'이라기 보다는 이런 인터페이스에 대한 연구를 가장 활발하게 도전적으로 하는 회사가 애플입니다. 맥의 인터페이스도 계속해서 변화해왔고, 익히 알고 있는 아이팟이나 아이폰, 아이패드의 인터페이스도 변화되고 요소들이 추가되어 왔습니다. 추가한걸 다시 빼버리기도 했죠.


 기존 스마트TV를 사용하면서 가장 불편한 점은 무엇일까요? 아마 대부분이 '느려!'라고 대답할지 모릅니다. 느립니다. 다양한 컨텐츠를 이용해야 하는 TV임에도 컨텐츠의 전환 속도나 조작 시의 반응 속도는 짜증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합니다. 그리고 인터페이스 구성에 있어서도 조잡하고 세련되지 못했습니다. '느리고 조잡한 것이 뭐가 문제냐?'하겠지만, 이것은 사용성을 굉장히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마치 낮은 사양의 PC에서 제대로 동작하지 않던 응용프로그램을 내버려두고 있다가 고사양의 PC로 바꾼 뒤부터는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되는 것처럼 사용성이라는 부분은 굉장히 중요하고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으면 쓸모없는 기능으로 전락해버리는 것은 당연하다는거죠. 피쳐폰에도 다양한 기능들이 있었지만 제대로 쓰여지지 못했듯이 말입니다.


 적어도 '기능만'있는 TV를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필자의 생각입니다. 이유는 간단하게도 애플은 기능을 뺄 줄 아는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기능, 더 많은 기능, 더 많은 추가로 소비자를 유혹하기 보다는 몇가지 기능을 간소화하여 그 기능을 최적화하고 최대한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집중하는 기업이 애플이라는 것이죠. 팀쿡의 '20~30년 후'라는 말의 맥락도 거기서 찾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 우리는 스마트TV를 사용하면서도 실시간 방송 컨텐츠에 대부분을 소비하며, 콘솔 등을 연결하는 확장을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크게 변하지가 않았다는거죠. 그럼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 꽤 기대해볼만 합니다.




TV사업




 '애플이 하니까 뭔가 다를테고, 기대감이 든다'로 마무리 할 생각이었다면 글에 손도 대지 않았을겁니다. 여기에 대해 우리는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하는데, '애플이 TV사업을 진행하는게 어떤가?'입니다.


 단순하게도 애플이 그저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명목으로 TV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 할 생각이라면 그 누구도 성공할 것이라고 장담하지 못할겁니다. 성공은 커녕 기대도 하지 않을겁니다. 그건 누구보다 애플이 잘 알고 있습니다. 온갖 것들을 다 만들어 본 장본인이기에 그것이 사업적으로 얼마나 위험하고 감당 안되는 것인지 애플은 겪어봤습니다. 정확히 얘기하면 망할 뻔 했죠. TV사업도 그렇습니다. 애플이 생각하기에 다른 회사들의 제품과 별반 다르지 않다라고 생각한다면 굳이 출시하지 않을겁니다.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애플TV라는 저렴한 셋톱박스형 제품을 먼저 선보였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애플이 내놓을 TV에 대한 기대감은 여기서 합쳐지게 되는 것입니다. 애플은 인터페이스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기업이고, 기능만 붙은 그저 그런 TV를 만들어 사업을 펼쳤다가는 망할 것이라는거죠. 그럼 어떤 제품이 나올까요? 어떤 제품을 내놓아야 할까요?


 개인적으로 애플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TV의 형태는 '콘솔 형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사양의 콘솔 방식의 TV에 세련된 인터페이스로 형태는 짐작 할 수 없지만 MS의 경우 새로운 Xbox 제품에 TV기능을 포함할 예정이고 기존 콘솔을 TV사업에 포함시키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애플은 아예 기존 컨텐츠와 플랫폼에 콘솔을 접목하는 형식의 발전을 꾀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얼마 전, 인텔과 협상한 내용에도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폰용 ARM을 인텔이 제조하는 대신 인텔의 x86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제품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뉴스였는데 고사양을 지향한다는면에 있어서 TV가 매우 적합한 품목이기 때문입니다.


 팀쿡의 발언이 부정적으로 비춰지고도 있는데, 무엇보다도 가격에 있어서 기존 프리미엄 TV의 가격이나 컨텐츠 사용료에 대한 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애플팬들이나 사용할 제품이 될 수 있다는 지적때문입니다. 이런 의견들 자체가 애플이 TV를 내놓는데에 대한 기대치가 어느정도인지를 나타내는 것이라 볼 수 있고, 이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팀쿡의 짧은 답변 하나가 작은 파장을 크게 부풀여 놓았습니다. 이 파장이 흐트러지지 않고 얼마나 더 뻗어갈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