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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아이폰5 언락 출시, 국내 판도 뒤바꿀까?

 아이폰이 국내에서 해낸 것은 무엇보다 통신시장에 변화를 주었다는 것에 있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하긴 하지만 일단 제조사가 의도한대로 제품을 끌고 나간 첫번째 케이스라고 할 수 있으며, 틀어막던 와이파이를 개방시킨 요인이자 결과적으로 통신3사가 와이파이존을 늘리도록 만들었고, 제약을 받지 않는 아이폰 때문에 새로운 방안마련이 필요했던 통시사는 패킷요금의 강화로 더 저렴하고 더 많이 모바일로 웹브라우징을 사용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네이트나 매직엔 등은 잊혀진지 오래죠.





아이폰5 언락 출시, 국내 판도 뒤바꿀까?


 블랙리스트 제도가 시행되고 아쉬웠던 점은 제대로 된 라인업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대게 블랙리스트 제도가 '저가폰을 구입하게 하는 방안'으로만 인식되기도 하는데, 자급제 전용폰을 따로 내놓고 통신사 판매가 이뤄지는 제품들 대부분이 자급제로의 판매가 단절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는 있으나마나인 제도가 되어버린 것인데, 여기에 애플이 끼어들었습니다.




아이폰5 언락




 7일, 아이폰5의 공식 국내 출시와 함께 애플은 한가지 공지를 온라인 애플스토어에 게제했습니다. 12월 14일부터 온라인 애플스토어에서 아이폰5의 언락제품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다소 충격적인 공지였습니다. 왜 충격적일까요?


 일단 아이폰의 언락 제품이 정식으로 국내에서 판매된 적이 없습니다. 이번이 처음인거죠. 그보다 국내에 제대로 판매 중인 플래그십 모델은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2 밖에 없으며, 그조차 유통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자급제 제품 명목으로 따로 포장되어 있고, 그마저도 대리점에서 약정할인을 배제가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결국 블랙리스트 제도가 시행되더라도 시장에서의 변화는 눈꼽만큼도 찾기 힘들었습니다. 더군다나 통신사들이 패킷요금의 강화로 경쟁을 해왔었지만, 현재에 와서는 LTE 요금제를 급격하게 올려 패킷요금으로 수익을 만드는 구조로 변화하였으며, 오로지 LTE 개통으로 틀어막고 있습니다.


 아이폰5가 출시되었고 국내에서는 3g로 개통하지 못한다는 얘기가 뜨자, 묘안으로 '해외 공기계 제품을 국내에 가져와 사용하면 3g로 개통이 가능하다'고 대행을 통해 아이폰5를 구입하는 경우도 상당했습니다. 그런데 아예 아이폰5의 언락제품을 애플이 직접 유통하여 판매하겠다는 얘기입니다.




자급제폰




 국내에서 공기계를 바로 구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일단 공기계조차 통시사별 모델별로 판매되고 있고 결국 구입하게 되면 통신사 개통후 원금을 처리하는 것과 별다르지 않는 방법입니다. 고로 굳이 공기계를 구입하기 위해 찾으러 다닐 필요가 없는 것이죠. 무엇보다 이 유통경로도 한정적입니다. 삼성 디지털프라자에서 자급제폰을 판매 중이기는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을 배제한 온라인 매장에서만 판매가 이뤄지며 그마저나 통신사나 모델에 제한을 받게 됩니다. 올레샵에서도 자급제폰 피쳐폰 4종과 갤럭시노트와 베가레이서2, 두가지 스마트폰을 판매 중이지만 KT전용 단말기이며 이마저도 12월 31일까지만 판매가 진행됩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올레샵에서 판매 중인 갤럭시노트의 가격은 933,900원인데, 1년 전 모델로써 약정으로 15만원에도 판매되고 있는 제품을 90만원에 판매한다는 것은 납득이 되질 않습니다. 오히려 남은 재고를 그냥 이벤트차원에서(출고과보다 6만원 할인) 비싸게 처리하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말이 나올 수 있습니다.


 '어차피 약정을 끼고 구입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고, 그렇다고 자급제폰의 가격을 낮춰서 판매하긴 힘드니 결국 약정으로 구입하게 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자급제 자체가 필요없는 제도가 아니냐'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블랙리스트 제도를 시행하라고 울부짖었던 것일까요? 어차피 약정 할인이 붙는 편이 더 저렴한데도 말입니다. 블랙리스트 제도의 이점은 많습니다. 첫번째를 꼽으라면 '저렴한 폰을 약정없이'라는 것인데, 현재 제조사와 통신사들이 자급제를 얘기할 때 강조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얼마 전 일명 '편의점폰'이라 불리는 '프리피아 2nd'가 세븐일레븐을 통해 유통되었고, 일주일만에 무려 400개가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8만원대라는 가격도 그랬지만 자급제 폰을 찾는 사람이 꽤 많다는 것을 증명했던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약정없이 저렴하게 어느 곳에서나 휴대폰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블랙리스트 제도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두번째가 바로 시장 안정화인데, 평범하게 생각해서 현재 디지털프라자에서 판매 중인 갤럭시노트2의 가격은 1,250,000원입니다. 선뜻 구입하기 꺼려지지는 가격인데 왜 선뜻 구입하기가 꺼려지는 것일까요? 올레샵의 실판매가가 1,050,000원이라 하더라도, 판매점에 따라 원금을 30만원까지 더 깎을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약정을 끼고 있는게 더 저렴하기 때문에 꺼려지는 것입니다. 바로 이 부분이 블랙리스트 제도의 오해점이고 아이폰5가 국내 판도를 뒤바꿀 수 있을까라는 기대를 걸게 하는 부분입니다.




시장 안정화




 블랙리스트 제도의 본의는 '시장안정화'에 있지만, 현재 국내 상황으로는 시장안정화가 절대 불가능하게 되어있습니다. 만약 디지털프라자와 올레샵의 20만원이라는 가격차가 있다하고, 이 가격차만 유지된다고 한다면 갤럭시노트2를 2년 약정을해서 구입하나 12개월 할부로 구입하나 요금측면에서 비슷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통과정에서 원금을 확 깎아버리죠. 실제 출고가와의 거리가 심하게 벌어집니다. 당연히 자급제 제품이 팔릴리 만무합니다.

 이게 뭐가 문제일까요? 일단 '출고가'라는 것은 그냥 붙여놓은 가격에 불가하다는 것입니다. 일단 출고가는 100만원으로 산정하고 30만원을 깎아버리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30만원이나 저렴한 제품을 구입했다고 착각하게 됩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기존에는 대리점과 판매점이라는 유통 경로만 존재했었다보니 결정권 자체가 대리점과 판매점에 있었고, 이들이 제시한대로 시장가가 형성되었었다는 겁니다. 과도한 할인이 붙는 이유는 할인을 붙여도 그만큼 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통신사에서 여전히 리베이트를 뿌리고 있죠. 그렇다면 30만원을 깎더라도 이익이 발생한다는 소리고, 만약 최저가라는 곳에서 더이상 할인가가 떨어지지 않으면 그건 마지노선이라는 얘기입니다. 그 마지노선 안에서 움직이다보니 일단 출고가만 높게 산정해두고 있으면 이후에 할인을 붙여 재고 떨이를 하더라도 지속적인 이익 발생이 가능합니다. 사실상 '소비자층이 원하는 가격'이여야 하는 출고가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할인이라는 눈속임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했다는 것이죠.


 이것이 원래는 블랙리스트 제도로 치유되길 기대했었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마구잡이로 끌어올리는 출고가가 아니라 자급제 시장에서 경쟁이 붙게 되면 제조사가 마진을 줄일 수 밖에 없고, 곧 출고가가 다운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통신사에서도 마지노선을 잡기 위해 과도한 보조금 경쟁이 아닌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가격조정으로 대리점과 판매점도 안정화 될테고 나머지 경쟁은 요금경쟁으로 이동하게 되어 통신 요금도 함께 다운된다는 것이죠. 그런데 통신사들이 패킷요금경쟁을 하다 이제는 패킷요금으로 이익을 얻고자하니 높아진 요금을 빈 수레 같은 기기출고가를 할인하는 눈속임으로 할인폭을 키우고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이폰5는 어떨까요? 착각해서는 안될 것이 '아이폰5도 100만원 수준이잔아?'입니다. 일단 가격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이폰5를 해외에서 구입한 소비자는 많습니다. 그것이 팬심이든 얼리어답터 기질이든 상관없이 어찌되었건 구입을 하고 판매된다는 것은 그만큼의 수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곧 '휴대폰에 대한 수요'가 아니라 '아이폰5에 대한 수요'로 간주 할 수 있고, 아이폰5의 경우 아이폰 답지 않게 초반 보조금 경쟁이 불붙기도 했었지만 가격방어는 잘이뤄지는 품목입니다. 가격방어라는 것은 그 가격에 대한 수요가 맞춰줄 수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고, 이 가격의 격차가 언락제품과의 큰 차이가 발생하지 않게 되면 소비자는 두가지에서 고민하게 됩니다. '당연히 약정으로 구입하는게 저렴하니까 약정으로 가야지!'가 아니라 무약정이라는 공기계제품의 장점과 통신사를 아무렇게나 선택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아이폰5의 경우 3G 개통이 가능하다는 점까지 포함하여 가격 비교를 하게 되면 언락 제품의 판매가 타기종보다는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전제조건은 만족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아이폰5의 언락제품 유통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거품 출고가 및 보조금 할인, 패킷요금 갈취가 어울린 통신시장에서의 싸움이 아닌 제조사간의 다양한 유통경로에서의 자급제 시장 경쟁이 발생할 수 있는 요건이 된다는 것입니다.


 당장 그렇게 되진 않겠지만 언락 제품에 대한 수요만큼 애플이 이후에도 국내에 언락 제품을 판매하게 되면 언락 제품 구입자는 언락 제품 안에서 소비축을 구축할 것이고, 다른 제조사들도 이 소비축을 끌고 오기 위한 제품을 내놓거나 가격을 맞출 수 있어야 하게 됩니다. 가령 아이폰에만 와이파이가 탑재되어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초기 스마트폰 시장을 보면 '비싼 스마트폰을 왜써?'라고 했지만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만큼의 만족도가 있었고 결국 시장이 형성될 것이었기 때문인데, 만약 아이폰에만 와이파이만 있었다면 우리나라는 아이폰 천국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폰에만 와이파이가 있지만 아이폰이 비싸기 때문에 나머지 소비자는는 더 많은 종류와 저렴한 피쳐폰을 쓰겠지'라는 생각은 누구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결국 경쟁이 발생하게 되면 1차적으로 제조사들 간의 가격경쟁이 발생합니다. 그 이후 형성 된 가격에서 통신사가 마지노선을 잡고 약정할인이 붙게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과도한 보조금 경쟁이 아닌 요금제 경쟁으로 돌입할 수 있는 초안이 마련되는 것입니다.




아이폰5




 아이폰5의 언락제품에 기대하는 것은 '아이폰이 위대하기 때문에 출시만 되면 우리나라 판도를 바꿔놓을꺼야' 같은 망상 짓거리가 아니라 '요건'때문입니다. 만약에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면 아이폰5의 언락 제품이 나오더라도 이런 기대를 접어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폰은 국내 통신사를 통해 LTE로만 출시됩니다. 필자가 이전 '우리는 3G를 좋아한다'라는 글을 작성했듯이 3G에 대한 수요는 아직도 많이 남아있지만 통신사는 LTE 개통만 강요하고 있습니다. 3G를 개통을 하고 싶다면 제품의 선택권을 보장받지 못하게 되는 것인데, 아이폰5를 3G 개통하기 위해선 언락 제품이 필요했었습니다. 또한 플래그쉽 모델을 3G로 사용하고픈 수요자들도 아이폰5의 수요자가 될 수 있습니다. 통신사들이 LTE 개통만 강요했기 때문에 오히려 3G 수요자가 발생한 것이고, 이 3G 수요자는 곧 아이폰5 언락 제품의 수요자가 됩니다. 이것이 요건입니다. 통신사에서 3G 개통이 가능하게 했다면 수요자는 훨씬 떨어졌겠죠.


 이는 공급의 물고를 트는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혹 넥서스4를 구글이 직접적으로 유통하는지 등으로 이어지게 되면 국내 제조사들은 어쩔 수 없이 출고가 산정을 자신들의 수요에 맞출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100만원짜리를 70만원으로 깎아놓았기 때문이 아닌 처음부터 70만원으로 팔게 만들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위의 초안 마련 방안대로 이뤄지리라는 보장은 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 어떤 제품도 자급제에 제대로 진입하려 했던 제품이 없었고 그 수요도 없었으며 있으나마나한 제도로써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었습니다. 만약 삼성이 갤럭시노트2의 가격을 할인 받는 수준의 70~80만원으로 산정하고 통신사 할인을 방어하면서 판매했다면 어땠을까요? 그게 성공하든 실패하든 어찌되었건 자급제 진입을 하는 물고를 트는 역할이라는 평가는 들을 수 있었겠지만, 소비자가와 수요와는 멀리 떨어진 프리미엄가라고 하는 1,250,0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국내 제조사들은 밑도 끝도 없는 갤럭시M이니 갤럭시에이스+니 옵티머스 L7이니 어중간한 제품을 어중간한 가격으로 '자급제를 위한 폰'이라며 구색만 맞추려고 들고 있죠.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폰5의 언락 제품이 많이 판매되는 것입니다. 많이라는 것이 100만대, 200만대 수준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이 붙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 말입니다. 애초 해외에서도 언락 제품보다 약정 제품이 훨씬 많이 팔립니다. 다만, 자급제가 활성화되어 휴대폰의 유통경로와 시장안정화가 이뤄지는 수준만 충족 할 수 있다면 파장력은 꽤나 클것이라고 봅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초저가 폰인 '프리피아 2nd'도 출시되었고, 가격방어가 이뤄지는 언락 제품인 '아이폰5'도 출시되면서 자급제 활성화의 전제에 맞춰진 제품 두가지는 일단 시장에 등장했습니다. 프리피아 2nd는 어느정도 성공을 거뒀으니 자급제 활성화의 1/2는 달성했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남은 것은 아이폰5의 언락 제품이 윗선을 잡아주는 것입니다. 온라인 애플스토어 뿐 아니라 리셀러나 아마존에서 판매하듯 쇼핑몰 유통까지 이뤄질 수 있다면 자급제 시장을 형성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충분한 기대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