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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FaceBook

페이스북의 잘못된 비즈니스

 페이스북이 매출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습니다. IPO 이후 수익에 압박받던 페이스북이기에 이런 매출 실적 상승은 호재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아무래도 타 IT업체들의 실적 악화에도 매출폭이 상승한 것은 희망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이런 매출 상승이 얼마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의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의 잘못된 비즈니스


 근래 페이스북의 수익에 대해 지적하는 곳은 매우 드뭅니다. 잘벌고 있기 때문이죠. 문제는 버는 방식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덕지덕지 광고를 붙이는건 이미 시작되었고, 거기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안그래도 페이스북의 비즈니스에 대한 불만이 쌓여가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인내심 테스트를 하듯 페이스북은 자충수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이 인수한 인스타그램은 얼마전 약관을 새로 개정합니다. 개정 된 약관에는 '이용자들의 사진을 광고와 마케팅에 사용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있었습니다. 언론들은 '인스타그램이 사진을 팔려고 했다'고 지적했지만, 실제 이를 어떤 식의 마케팅에 활용할지는 알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건 '이용자의 사진을 사용하려 했다'는 사실 자체입니다.


 이 조항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용자의 사진을 기업이나 단체에 라이센스를 판매하거나 이를 통한 광고로 수익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인데, 굉장히 포괄적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명소의 사진을 그 지역에 판매함으로써 그 지역에서는 그 사진들을 활용하여 광고를 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혹은 자체적인 광고에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겠죠. 사진 데이터를 이용해서 돈을 벌겠다는 내용입니다. 인스타그램의 이용자는 1억명이고, 사용 중에 있다면 여과없이 일단 동의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 조항이 공개되자 이용자들은 반발했고 바로 철회되며 마무리되었습니다.


 이 사건이 인스타그램의 일이지만 페이스북이 관여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페이스북은 2009년부터 사의 정책을 변경할 때 이용자의 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제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제도가 실효성이 없다는 것인데, 페이스북 이용자 중 30%가 반대하면 실행하지 않는다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페이스북 사용자가 10억명이라는 걸 생각한다면 약 3억명이 반대의사를 표해야 한다는 것인데 모두의 참여를 이끌기에 터무니 없는 제도라는 것이죠. 그래서 페이스북은 이 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는데, 여기에 사용자들은 반발하고 나섰던 것입니다. 페이스북이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침해하고, 위협하고 있다고 말이죠.


 당장 이것이 문제가 되어 돌아오진 않았지만, 지난달 페이스북의 이런 태도에 대해 '인스타그램을 활용할 생각'이라는 분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진 라이센스를 판매하려는 조항을 추가한 것입니다. 이용자들이 우려하고 반발했던 이유를 페이스북은 행동에 옮겨버렸습니다.




비즈니스




 인스타그램의 사례는 페이스북이 개인의 정보를 비즈니스에 활용하려 한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입니다. 아주 당당히 말이죠.


 페이스북은 지난해, 개인정보보호가 부족하다는 여론을 수용하여 규정을 보완하였고 미국연방거래위원회(FTC)는 이를 승인하였습니다. 이 조건은 개인정보를 3자에게 전달할 때 동의를 얻는다는 조항인데, 이 이전에는 동의를 거치지 않고도 개인정보 라이센스를 팔 수 있는 구조였던 것이 바뀐 것입니다. 문제는 2009년부터 시행 된 투표 제도인데, 약관변경을 통해 강제로 동의를 얻는 방식을 취해도 페이스북이 FTC에 제제받는 일은 없기 때문에 동의만 받도록 하면 그만입니다. 다만, 투표 제도가 있다보니 1차적 여론 수용을 해야하는 것이었는데, 그 부분을 폐지하고 그냥 약관에 개인정보 관련 조항을 넣을 수 있다는 것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보여준 것이죠.


 인스타그램이 이를 철회한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생각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개인정보를 파는 것'이라는게 드러났습니다. 굉장히 잘못된 비즈니스 모델을 페이스북이 밀어붙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이용자들이 반감사는 것은 당연한데, 페이스북이 근본적으로 착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착각




 '회원수가 많으니 그 회원수를 이용해 돈을 벌어야지'

 이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용자의 사용선을 적절하게 지켜준다면 말이죠. 하지만 '회원수가 많으니 이들은 페이스북을 계속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이는 굉장히 단기적인 수익에만 집착하는 기업의 모습입니다. 회원수는 달성했으니 이 상황을 통해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현재 페이스북입니다. 이용자들이 반감을 사는 부분을 감행하면서까지 말입니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언제든 페이스북을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관계망이 있기 때문에 페이스북을 떠나지 못할 것이라는 착각을 절대 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페이스북이 해야할 것은 수익에 집착하기 보단, 이 관계망을 좀 더 유동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에 힘을 쓰는 것입니다. 그리고 수익을 올리고 싶다면 이런 단기적인 수익에 집착하는 방식이 아닌 장기적인 목표를 세워 이용자들과 대립하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웹의 OS화나 페이스북을 통한 플랫폼 확장 같은 것들 말이죠.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이 왜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는지 분명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많은 관계망에 포함되고 싶어하기 때문에? 천만에. 이용자들은 언제든 페이스북을 떠나 다른 서비스를 이용할 준비는 충분히 되어 있습니다. 이용자들이 등돌리게 하지 않아야 합니다. 소셜의 고리는 철이 아닌 유리로 되어있으며, 부서지는 것은 한순간일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