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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인터넷 언론은 왜 고민하지 않나

 아마 블로거 분들은 많이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블로그라는 미디어를 만들어 내기 위해 컨텐츠에 대한 고민과 인터페이스에 대한 고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입니다. 가독성도 신경써야 하고 독자가 읽어내려가는데 있어 불편함이 없어야 하지만 또 최대한 독자들이 관심가질 만한 컨텐츠를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그런 고민들까지....




인터넷 언론은 왜 고민하지 않나


 블로그든 인터넷 언론이든 어찌되었건 정보를 전달하는 미디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사실 둘은 다른 듯 보이지만 비슷합니다. 구조적 차이가 있을 뿐인거죠. 하지만 블로거들의 고민에 비해 인터넷 언론들의 고민은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인터페이스나 광고배치, 가독성 등 나름의 구축은 해두었지만, 마치 아무런 고민도 하지 않고 온라인 쇼핑몰을 여는 창업자들 마냥 흡사하다는 것입니다. 옷을 팔고 싶은건지 모델을 보여주고 싶은건지, 기사를 보여주고 싶은건지 광고를 보여주고 싶은건지 모를 이런 웹페이지에 대한 고민은 왜 적은 것일까요?



인터넷 언론


 인터넷 언론의 문제점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일단 기사보다 광고에 중점 둔 인터페이스와 자극적인 헤드라인, 가독성은 신경 쓰지 않은 본문, 선정적 광고를 기사로 둔갑하는 낚시 등 대부분의 인터넷 언론이 행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무엇보다 컨텐츠의 질이 매우 떨어지죠. 저널리즘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단지 조회수에 따라 돈이 오갈 뿐인 것이죠. 물론 그렇지 않은 인터넷 언론도 존재합니다. 문제는 이런 언론으로써의 고민이 떨어지는 언론이 포털의 메인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거나 저널리즘을 가지고 나아가는 언론은 뉴스 카테고리에 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겁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인터페이스에 대한 고민을 포털이 하고 있으며, 인터넷 언론의 자체 페이지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아마 이런 인터넷 뉴스를 접하다보면 느끼는 것이 비슷할텐데, '어째 페이지들이 다 비슷하게 생겼다?'일 것입니다. 짜여진 틀처럼 요소들이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컨텐츠의 내용까지도 그렇습니다. 사설이 아닌 이상 기사들은 대부분 비슷하고, 그렇다고 내용이 알차지도, 아니면 기사인지 사설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광고를 본몬 중앙에 띄워 가리면 독자는 일일이 종료를 눌러야 하고, 종료를 누르러 가면 닫히지도 않으면서 광고 클릭을 유도하거나 영상이 흘러나오는 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입니까? 한명의 인터뷰 내용을 발언마다 끊어서 여러번의 기사로 작성하고 이를 굴비마냥 엮어 놓은 것은 또 무슨 경우입니까? 하지만 이런 어이없는 경험을 제공하지 않는 인터넷 언론을 찾기가 더 힘든게 현실입니다.

 필자는 여러 RSS를 이용하면서 항상 생각하는 것이 등록해서 읽은 만한 인터넷 언론이 없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우수한 블로그를 등록하여 나만의 저널을 만들어내는 편이 더 가치있게 느껴진다는 아이러니입니다. 등록해봐야 대부분이 비슷한 내용이거나 정치적 성향에 묻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선동성 글이 메인을 꿰차기 때문에 그조차 꺼려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실시간 동향은 포털의 실시간 차트로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며, 커뮤니티의 정보만으로도 충분한 사실 전달이 가능합니다.

 오히려 이렇기 때문에 현재의 인터넷 언론 동향이 그런 식으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며, 한사람이라도 더 많이, 한번이라도 더 클릭하도록 유도하는데 결집해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식의 정보 전달이 고착화되다보니 인터넷 언론은 딱히 그것을 걸러낼 이유도 없으며, 독자들의 선택권도 줄어들고, 선택권이 줄어들다보니 어쩔 수 없이 접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인터넷 언론들은 고민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차피 독자들은 뉴스를 봐야하고 어떤 식으로 만들어도 보게 되어있으니까요.

 '다 그러는데 왜 우리만 바뀌어야해?'와 같은 논리인 것이죠.

 하지만 그것으로 끝일까요?




수익 구조


 단순히 인터넷 언론의 관행으로 인해 지속된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기자들은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 뛰어다니고 있기때문이죠. 물론 양질의 컨텐츠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지면에서나 인터넷에서나 비슷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면의 경우 공간을 활용해 짜투리를 활용할 수 있었던 반면, 웹의 특성상 한면에 기사 전문을 게제하는 식이 되다보니 오히려 짜투리는 광고가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많은 내용을 웹페이지 한면에 담는 경우도 있지만, 페이지뷰를 신경써야하는 언론 입장에선 매번 그런식으로 대처하긴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광고에 집중 된 수익 구조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광고에 수익이 집중되어 있으니 광고를 유도하게 한다는 직선적인 접근이 아니라 페이지뷰를 신경써야하는 이유조차 광고에 있으며, 그것이 지속되다보니 지면에서는 짜투리든 주요기사든 분명하게 갈렸던 것이 웹에서는 둘 다 비슷하고, 어느 하나라도 더 많이 기사를 내고 광고를 걸어둬야 한다는 일종의 공식이 생긴 것입니다. 마치 블로거들이 '최적화'니 '키워드'니 '저품질'이니 얘기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런 현상이 인터넷 언론에 만연하다보니 결과적으로 전부 따라가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해야 더 나은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말이죠. 그리고 양질의 컨텐츠와 전달에 용이한 인터페이스를 통한 구독자의 경쟁보단 유입수와 페이지뷰, 광고 클릭의 경쟁이 심화된 것이 지금의 형태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헤드라인 낚시나 선정적 광고도 서슴치 않게 변화한 것입니다. 지면에서의 구독자 수 경쟁 같은건 현재 찾아 볼 수 없으니까요.

 정확히 독자가 원하는 것과 다른 걸 고민하고 있는 것입니다.




고민


 이런 고민이 단순히 선정적 광고를 배제하고, 양질의 컨텐츠만 양성한다고 해서 정화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언론들은 광고 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를 스스로 생각해야 하고, 그것이 독자로 하여금 양질의 기사를 제공하면서 운영되는데 문제가 없는 수준에 이를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상태에서 언론사들이 그런 고민을 자발적으로 해나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이런 고민이 필요한 것은 분명 언론 소비자들이 선택권을 원하고 있고, 이에 따라 인터넷 언론도 브랜드를 차별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그런 고민이 적은 언론은 선택에 결국 외면될 것이며, 자체적인 브랜딩을 통해 양질의 컨텐츠와 가독성을 위한 인터페이스를 충분히 제공하면서 수익 구조도 다질 수 있는 인터넷 언론이 선택받게 될 것입니다.


 독자들이 원하는 걸 인터넷 언론들은 다시 고민하게 될 것이라는거죠.


 일종의 자정효과라고 할 수 있지만 이는 인터넷 언론이 살아남기 위한 플랜이며, 우리는 그런 고민을 하는 언론들이 자리잡을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