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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amsung

삼성 아티브 Q의 듀얼 부팅이 방증하는 것

 IT 업계에서 '적과의 동침'은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아마존과 애플은 이북 시장에서 경쟁 중이지만 iOS용 킨들앱이 존재하고, 구글의 유튜브와 지도를 기본 앱에서 제외했지만 구글은 새 유튜브앱과 지도앱을 앱스토어에 올렸습니다. 대표적인 적과의 동침이라 할 수 있죠.





삼성 아티브 Q의 듀얼 부팅이 방증하는 것


 삼성은 영국 런던 얼스코트(Earl's Court)에서 열린 '삼성 프리미어 2013(Samsung Premiere 2013)'에서 새로운 갤럭시와 아티브 제품을 공개했습니다. 그 중 단연 주목 받은 것은 '아티브Q(ATIV Q)'였습니다. 강력한 하드웨어와 윈도우/안드로이드 듀얼 부팅을 들고 나왔기 때문입니다.




아티브Q




 아티브Q는 13.3 인치 화면에 3200x1800의 고해상도를 지원하며, 인텔 하스웨 i5 프로세서, 4GB 메모리, 128GB SSD, 2.84 파운드의 무게에 0.55 인치 두께, S펜까지 지원하는 제원만 보면 무시무시한 제품입니다. 무엇보다 윈도우8과 안드로이드 4.2.2를 듀얼 부팅을 제공하는데, 전환 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마치 윈도우 PC에 안드로이드를 어플리케이션처럼 구동하듯 깔끔합니다.

 애플이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맥북에어를 내놓지 않은 시점에 얇고 강력하며, 태블릿까지 겸하면서 안드로이드까지 지원하는 제품이 나왔다는 것은 충분한 경쟁력을 지닙니다. 비교하자면 맥북프로 레티나 13인치와 비교해야겠지만, 4세대 하스웨 프로세서를 장착해 전력 소모를 크게 줄였다는 점에서 막 출시된 맥북에어 수요자들을 붙잡아 둘만한 제품임은 틀림 없습니다.


 이 제품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한결 같습니다. '윈도우8 PC면서 윈도우 태블릿으로 쓰다가 안드로이드 태블릿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높은 사양에 S펜까지 지원하는 올라운드(all-round) 제품이다'고 말이죠. 분명 삼성은 멋진 제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올라운드 제품'이라 해도 손색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뭔가 꺼림칙합니다. 적과의 동침 때문입니다.




듀얼 부팅




 앞서 설명했듯이 아티브Q는 듀얼 부팅을 제공합니다. 단순히 부팅만 해두는 것이 아니라 안드로이드 앱을 윈도우8으로 끌어당겨 라이브 타일에 고정해 실행할 수 있으며, 버튼 하나 누르는 것으로 윈도우8과 안드로이드를 넘나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윈도우8은 MS의 운영체제이며, 안드로이드는 구글의 플랫폼입니다. 서로 경쟁하는 사이죠.

 아티브는 윈도우 라인을 뜻합니다. 즉, 아티브Q의 기본은 윈도우8이며, 안드로이드가 이를 보조하고 있습니다. 이 제품의 컨셉 자체가 윈도우의 우수한 기본 기반을 가지고 부족한 부분을 안드로이드로 메워 넣겠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윈도우8이 단독일 때 얼마나 상품성이 떨어지는지 방증하고 있는 것입니다.


 소비자로서는 올라운드 제품일 수 있습니다. 삼성은 그 포지셔닝을 잘 파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MS로서는 최대 적인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보조를 받으면서 극찬 받았다는 것에 상당히 뼈아픈 제품입니다.더군다나 윈도우8의 체면이 될 제품보다는 삼성의 체면이 될 제품이며, MS가 삼성을 받치는 역할로 돌려놓았습니다.




윈도우8




 애플에는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있고, 안드로이드에는 갤럭시와 넥서스가 있습니다. 이들은 iOS와 안드로이드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윈도우8을 지탱할 만한 제품은 없습니다. 서피스? 보기 좋게 망하고 후속 제품을 준비 중이죠. 윈도폰? 루미아가 그나마 선전 중이지만 그래도 아이폰에 맞설 위치의 제품은 아닙니다. 다양한 컨셉을 한 제품들의 구색이 화려하지만 무엇 하나 지탱해줄 제품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 와중에 삼성은 지탱할 역할의 일부를 안드로이드에 넘겨버립니다. 그리고 좋은 반응을 얻습니다.


 MS가 원하는 것은 윈도우8만으로 올라운드 제품이 되는 것이겠지만, 아티브Q의 공개로 제조사들의 문제가 아니라 윈도우8의 문제라는 것을 정면으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삼성은 이 듀얼 부팅 시스템을 한 번으로 끝낼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MS는 이 듀얼 부팅을 깨버릴만한 윈도우를 가져야 하며, 윈도우8만을 지탱해줄 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아티브Q를 본 MS가 어떤 수를 들고 나올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