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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햄리스(Heml.is), 빅브라더에 대항하는 메세지 프로젝트

 전직 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프리즘(PRISM)'이라는 비밀 프로젝트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7년 동안 은밀하게 전 세계 민간 통화 기록을 수집하고, 구글, 페이스북, MS 등 9개의 미국 IT 회사 사용자 정보를 무차별 수집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햄리스(Heml.is), 빅브라더에 대항하는 메세지 프로젝트


 전혀 이 문제에 위협을 느끼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한국은 또 감시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진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IT 기업들의 빅브라더 논란 속에 그 위에 미국 정부가 관여했다는 사실은 더 큰 빅브라더의 존재를 의미한 것이고, 이에 대항하는 프로젝트가 등장했습니다.



햄리스





 비트토렌트 공유 웹사이트 '파이럿 베이(The Pirate Bay)'의 창립자인 피터 선디(Peter Sunde)는 레이프 회그베르트(Leif Högberg), 리누스 올슨(Linus Olsson)과 함께 '햄리스(Heml.is)'라 명명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햄리스는 스웨덴어로 '비밀'이라는 뜻인데, Hemlis라는 도메인이 이미 사용 중이라 'Heml'에 아이슬란드 도메인인 'is'를 붙여 Heml.is로 짓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보안 메세징'을 개발하기 위한 것으로 프리즘 등 감시에 대항하기 위해서 시작되었습니다. PGP(Pretty Good Privacy)와 XMPP(Extensible Messaging and Presence Protocol)같은 입증된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할 것이며, 구체적인 내용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iOS와 안드로이드 용 앱으로 개발되며, 다른 메세지 앱과 달리 메세지 내용을 보낸 사람과 받는 사람만 확인할 수 있도록 제공합니다. 분실이나 도난 등의 문제가 있어 100% 보호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비밀을 지키는 것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이들은 주장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비트코인과 페이팔을 통해 기부금을 받는 식의 크라우드소싱을 진행 중인데, 목표액을 10만 달러로 세웠지만 진행한 지 하루하고도 20시간 만에 목표액을 넘으면서 얼마나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비밀




 프리즘 프로젝트는 충격적이었고, 고발자인 스노든은 반역죄로 쫓기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미국 정부를 이를 수습하기 위해 분주하지만, 시민단체를 주축으로 한 위헌 소송이나 온라인 운동으로 번지면서 현실이 된 빅브라더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프리즘의 수집된 정보 90%를 담당했던 MS, 야후, 구글은 고객들에 변명하기 바쁘고, 그나마 늦게 참여했던 페이스북이나 애플은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고 발을 빼고 있습니다.

 햄리스 프로젝트는 여기에 번진 기업들과 미국 정부에 대한 불신에 해적들이 진행하는 빅브라더 대항 운동 중 하나입니다. '왜 크라우드 소싱에 킥스타터를 이용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킥스타터는 미국과 영국을 위한 것'이라고 대답하면서 정부의 영역을 벗어난 메세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인상을 강하게 풍깁니다. 이미 파이럿 베이를 통해 보여줬던 모습들이므로 이에 찬동하여 모여드는 것도 놀랍진 않습니다.

 필자는 단지 햄리스 프로젝트가, 우리가 온라인의 자유를 얼마나 원하고, 빅브라더에 반대하며, 그들을 벗어나기 위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가장 잘 대변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들의 방식이 빅브라더에 대항하는 옳은 방식인지 아닌지는 확답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우리가 원하는 인터넷 자유를 어떤 방식으로든 접근하기 위한 그 모습, 그 자체라는 겁니다.

 국민들의 자유를 보호해줘야 할 정부가 그 역할을 하지 못했을 때, 우리가 해야 하고 저항하는 방법이 햄리스입니다.




자유



 미국 정부를 이 사태를 잠재우기 위해 '테러를 방어하기 위함이었다'거나 '이 덕분에 테러를 방지할 수 있었다'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마치 국정원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런저런 덧글달면서 활동했던 것이 대북 심리전으로서 종북 활동을 추적하고, 대응한 것이라고 얘기하는 것을 보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순명료합니다. 누군가의, 어떤 기관의, 어느 정부의 장기말이 아닌 한 개인으로서 자유를 얻고, 그 자유가 올바르게 지켜지는 것. 그리고 국가가 이를 보장해주고 국민이 자유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


 햄리스는 '너희를 믿지 못하겠으니까, 그냥 우리가 할게'라고 얘기합니다.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자유를 위해서 말입니다. 단순히 아름답고, 비밀을 위한 메세지앱은 그렇게 출발을 알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