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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우버(Uber), 서울에서도 성공 거둘까?

 '스마트폰을 어디까지 써봤느냐?'는 질문에 은행 업무나 음식 배달, 호텔 예약 등 여러 가지를 해봤다고 대답하겠지만, 이제는 '리무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대답도 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우버(Uber), 서울에서도 성공 거둘까?


 프리미엄 리무진 서비스인 '우버(Uber)'가 국내에 상륙합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으로 급성장한 이 회사는 서울을 36번째 우버 서비스 지역으로 선정하였고, 8월 1일부터 운영에 들어갔습니다. 생소한 서비스인 우버는 해외 스타트업이 국내에서 앱이나 인터넷 서비스가 아닌 현지화를 통한 교통 서비스로 성공할 수 있을지 서비스 시작부터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버



 우선 우버가 어떤 기업이고,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얘기해야 할 것입니다.

 우버는 설립된 지 3년 된 스타트업입니다. 서비스 내용은 간단합니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기사 서비스를 신청하면 주위에 대기 중인 고급 차량 기사가 5분 내로 고객이 있는 장소에 도착하고, 고객은 목적지까지 이동 후 기사가 문을 열면 내리기만 하면 됩니다. 결제는 가입 시 입력한 신용카드에서 자동으로 이뤄집니다. 이게 우버의 서비스 전부이며, 일반적인 콜택시 서비스를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우버는 여기에 차별성을 더합니다. 단순히 자동차를 빌려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기사를 고용하고 고급 세단을 제공합니다. 벤츠 등의 고급 세단을 이동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우버가 선정한 기사에 의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기사의 프로필이 스마트폰으로 제공되고, 이용 후 별점을 메기는 것으로 평가할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요금은 일반적인 콜택시보다 비쌉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버가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공항 등에서 이용할 수 있는 리무진 서비스 업체들을 앱으로 연결하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면서 그 사이의 허브 역할만 우버가 맡습니다.

 단지 스마트폰으로 이동 수단을 구할 뿐인 이 서비스는 고급화 전략으로 창업 3년 만에 1조 원의 가치 평가를 이끌어냈으며, 지난 1년 사이 월평균 18%의 매출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제공되는 우버 서비스는 기본료 6천 원부터 시작합니다. 하지만 앱을 선택하여 목적지를 입력하면 예상 금액을 산출하는데 예를 들어 '서울시청에서 월드컵 경기장까지 31,000원~44,000원' 같은 식으로 보여줍니다. 단지 시속 18km 이상일 때 분당 1,700원, 교통체증으로 빨리 달릴 수 없을 때 분당 700원으로 책정되어 값이 변할 수 있습니다. 현재 서울에서 운영 중인 우버 차량은 40대 정도로 시범적으로 운영하면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가능성



 우버가 단순한 교통 중계 서비스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우버의 가능성은 이미 실리콘밸리에서 크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호텔 등에 우버를 이용할 수 있는 키오스크를 설치하거나 택시 업체와 협력하여 더 저렴하면서 빠른 콜택시 서비스로 확장하는 등 이동 수단을 이용하는 방법을 바꾸어 놓고 있다는 것에서 기업 가치가 상승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이 서울에서 얼마나 먹힐 수 있을까요?

 일단 가격이 택시보다 꽤 비쌉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5분만에 도착하거나 자동 결제 등은 확실히 편하지만, 택시를 대신하여 몇 km 이동에 고급 세단을 이용하려 내는 비용으로는 큰 금액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택시와의 대립인데, 우버는 한국 현지법으로 프리미엄 리무진 서비스를 막을 근거가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다만, 아무리 고급 세단이라도 콜택시 개념으로 운영되는 우버는 택시 사업체로 등록되지도 않았고, 기사들도 우버가 선정할 뿐 택시 면허증을 소지하지도 않았습니다. 실제 미국에서는 우버의 이런 사업 모델로 택시 조합이 정부에 불만을 내비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는데, 우리나라 특성상 생계유지 목적을 내세우며 강력하게 반발할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는 반감을 품지 않을 것입니다. 먼저 승차거부를 행사하지 않습니다. 특히 주말에 잡기 어려운 택시보다 스마트폰만 열면 고급 세단을 대령하는 우버는 확실한 귀가 서비스가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사의 프로필이 명확하고, 택시처럼 애매모호 하지 않은데다 우버와 직결되어 항상 차량의 위치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하는 것도 가능해서 안전귀가에도 탁월합니다. 난폭 운전이나 수작을 부리는 등의 악질적인 행위도 불가능하며, 마지막에 평가하는 것으로 서비스 만족도를 표시할 수 있어 빠른 피드백이 가능합니다. 택시보다 비싸지만, 택시보다 타고 싶은 교통 서비스를 표방하고 있어 가격에 대한 만족도만 높다면 사치라는 말도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창업자이자 CEO인 트레비스 칼라닉은 '서울에 우버를 원하는 사람은 반드시 있다.'면서 '패스트푸드점이 많다고 고급 레스토랑에 가는 사람들이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서울에서 수십억 달러를 벌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자신감도 나타냈습니다.


 우버는 이미 여러 지역의 택시 조합과 대립을 겪어왔습니다. 누구 말대로 '거대 자본이 들어와서 서민 경제를 망친다'고 얘기할 수 있겠지만, 우버는 고작 3년된 스타트업입니다. 어떻게 보면 현 정부가 내세우는 창조 경제 실현의 가장 대표적인 모델이라 할 수 있으며, 오히려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지닌 택시들이 고객 서비스 확대를 통해 우버와 대립하는 것이 올바르지 맨날 똑같은 상황에 연출되어 안주하는 모습을 망친다고 호소한다면 오히려 우버를 지지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우버를 선택하는 것은 소비자이며, 그 선택에 타당한 근거가 있다면 택시와의 대립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프리미엄 리무진 서비스라는 생소한 것이 서울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하는 것에 필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고객들의 심야 택시에 대한 공포와 승차거부에 대한 효과적인 방책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



 우버의 한국 진출은 단지 외국 서비스가 들어온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교통 문화 풍토를 통째로 바꿔버릴 순 없겠지만, 변화를 줄 수 있는 방아쇠라는 점과 신생 기업의 과감한 한국 진출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창조 경제라고 말은 내지르면서 기존의 방식을 무너뜨리고 새롭게 거듭나는 방법에 대해선 항상 고자세와 규제를 일삼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우버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간단한 아이디어만으로 법에 저촉되지 않는 교통 서비스들을 들고 들어왔습니다. 택시 사업을 한다고 하면 보통 기존 택시 업체들과의 경쟁을 불가피하다고 여길 것이며, 고객 서비스를 확대한다고 해서 택시 회사를 가려서 탑승하는 소비자는 적으므로 흐지부지 똑같은 택시 회사들이 즐비하게 될 뿐인데, 우버는 이를 파고들어 완전히 다른 교통 서비스를 만들어 냈습니다.

 우버는 스스로 '우버는 택시가 아니라 우버'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어떤 분야에서든 아이디어 경쟁을 통해 나아갈 수 있어야 하며, 기존의 택시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에 접근할 수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고 잘라 말하는 것 같습니다. 무언가 실현하는 데 필요한 것은 특별한 방어선이나 보장이 아니라 그것을 뛰어넘을 수 있게 하는 강력한 경쟁의식이며, 그것이야말로 현 정부가 내세우는 창조경제에 더 어울리는 것이 아닌가 필자는 생각합니다.

 칼라닉은 친구들과 함께 처음 우버를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투자를 받은 것이 아니라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려 리무진 대행 서비스들을 찾아갔고, 계속된 설득에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게 되자 투자 지원을 신청합니다. 그는 거절당하더라도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어야 하고,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미국의 신생 기업이 우리 사회에 던진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