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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애플, 새로운 UI를 선보일 때

 애플이 시장에 끼치는 영향을 상당합니다. 누군가는 전혀 애플이라는 기업을 모를지언정 나비효과는 확실하죠. 그 영향의 대표적인 것이 '사용자 인터페이스(UI)'입니다.




애플, 새로운 UI를 선보일 때


 애플의 새로운 제품은 기대됩니다. 단지 애플이라서가 아니라 애플이 내놓은 제품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기대하게 되는 것이죠. 혹은 그 반대도 말입니다. 팀 쿡의 발언은 이 기대를 부풀렸습니다.



새로운 카테고리



 애플의 CEO 팀 쿡은 지난달 가진 회계연도 4분기 실적발표에서 '애플이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출시 시기가 2014년이 될 것이라 덧붙였는데, '새로운 카테고리'라는 부분에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연장이 아닌 전혀 다른 제품이 될 것임을 암시했습니다. 이전에도 가을이나 2014년에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 언급한 이력을 봤을 때, 출시가 2014년으로 미뤄졌거나 새 카테고리 제품만 2014년 출시로 얘기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무엇이든 2014년에 새 카테고리를 추가한다는 것은 팀 쿡의 발언으로 탄력을 얻은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집필한 아스펜연구소의 월터 아이작슨이 실적발표 5일 전, '애플의 혁신 주기는 3~4년'이라며, '스티브 잡스 이후 혁신 여부는 내년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내년에 새로운 제품이 출시된다면 어떤 제품인지도 중요하지만, 어떤 영향을 끼칠지 소비자의 기대뿐 아니라 실제 애플에도 중요한 부분이 될 것입니다.

 어떤 제품을 내놓느냐에 따라 혁신성을 입증하고, 시장을 이끌었을 때 비로소 그간의 애플에 대한 의심을 풀어낼 수 있으니 말입니다. 물론 그 이후 나온 제품들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제품인 것은 아닙니다. 다만, PC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카테고리 범주를 벗어나지 않고, 개선점과 기능 추가에 중점을 뒀기에 완전히 새로운 제품에 대한 평가는 아이패드 이후 끊어졌습니다. 이제는 새 카테고리 제품을 평가받을 차례이고, 출시할 것이라 선언했습니다.
 
 그렇다면 애플은 어떤 제품을 내놓아야 할까요? 아니, 어떤 중요한 부분이 곁들여 있어야 할까요?

 
 



UI


 
 아이폰은 2007년 맥월드에서 처음 공개되었습니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는 이런 소개를 덧붙입니다.
 
 '혁명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
 
 그리고는 나열합니다. 마우스, 클릭휠, 그리고 멀티터치.
 
  마우스를 처음 대량 생산한 것은 애플이었고, 클릭휠은 아이팟을 세계 최고의 MP3 플레이어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아이폰은 멀티터치를 품었죠. 애플의 매우 앞서나간 제품들의 특징은 새로운 인터페이스에 있었습니다.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내놓으면 혁신적인가?', 그런 얘긴 아닙니다. 항상 UI를 따라다닌 건 사용자 경험(UX)입니다. 예를 들어 터치 인터페이스 자체는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아이폰에 멀티터치 기술이 들어갔다 하더라도 딱히 기술 자체가 신기해 보인 건 아닙니다. 하지만 실제 사용했을 때 제품과 UI가 주는 경험, 그리고 그 경험을 토대로 작성된 UX가 제품의 성질을 바꿔놓았습니다. 그게 현재의 스마트폰 형태가 된 것이죠.
 
  재미있게도 이제 많은 사람이 터치 인터페이스에 익숙한 나머지 동화되었으며, 거의 대부분 제품에 터치 인터페이스를 집어넣더라도 위화감없이 자연스럽니다. 그렇다보니 이제 어떤 터치 제품이 나와도 크게 놀랍지 않습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이어지면서 터치 인터페이스의 경험에 무뎌졌습니다. 대형 모니터에 터치 스크린이 탑재되든 노트북에 탑재되든 뜨고 있는 시계형 제품에 탑재되든 뭘 하든 그냥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얻은 터치 인터페이스에 대한 경험이 다른 형태의 제품에 옮겨간 것으로만 인식된다는 겁니다. 완전히 새로운 경험, 적어도 5년 이상 흥분에 찰 경험은 사용자 인터페이스 상에서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애플은 새로운 UI를 내놓아야 합니다. 당연하지만, 새롭기만 해서는 안됩니다. 새롭지만, 사용자들이 쉽게 받아들이고, 마치 생활처럼 융화될 수 있는 UI를 지닌 제품을 내놓아야 새로운 카테고리가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야 소비자들은 제품에서 새로운 경험 느끼고, 애플의 혁신성이 멈추지 않았다는 것에 동의할 것입니다.

 


 

애플



 

 애플이 새로운 인터페이스에 대해 시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시리(Siri)가 있고, 아이폰 5s에 탑재된 터치 ID도 있습니다. 그러나 시리는 발전하고 있지만, 멀어 보이고, 터치 ID는 제한적으로 제품 전체의 사용자 경험을 뒤바꿀만한 것이 아닙니다. '아이팟은 클릭휠', '아이폰은 멀티터치'처럼 제품의 UI를 정의할 수 있어야 하고, 제품의 본질적인 UX로 나타나는 것이어야 합니다.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혁신은 애플이 가장 잘하는 것임과 애플의 디자인 능력이 가장 빛을 발휘하는 부분이며, 현재의 한계점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상 애플이라는 기업이 도태할 것이라는 겁니다. 애플은 가장 잘하는 것을 새로운 제품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2014년을 애플에 있어 앞으로 5년을 책임질 매우 중요한 1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