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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넷플릭스, CES에서 4K를 주도하다


 넷플릭스(Netflix)는 DVD 콘텐츠 시장을 완전히 뒤바꿨습니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Time)은 넷플릭스를 '영화의 아이튠즈'라고 평가하기도 했는데, 넷플릭스가 영화나 드라마 등의 영상 콘텐츠의 유통에 음악에서 아이튠즈 같은 지배권을 얻으리라는 수년 전의 예상이 현재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넷플릭스, CES에서 4K를 주도하다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2007년부터이고, 이는 DVD 시장의 악화로 돌아선 것이었지만, 이 전환점은 넷플릭스에 큰 기회가 됩니다. 넷플릭스의 주식은 지난 1년 동안 287%나 급등했고, 작년 4분기에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성공적으로 스트리밍 시장에 안착하여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쟁자였던 블록버스터는 2010년 파산 신청을 했고, 작년에 남은 점포를 정리하면서 완전히 사라졌으니 말입니다.
 
 
 


 The Verge는 '넷플릭스가 CES에서 우승하는 방법'이라는 내용을 내걸었습니다. 넷플릭스가 CES 2014에서 무엇을 보여줬고, 얼마 전 시작한 4K 콘텐츠 서비스와 CES에 등장한 4K 지원 TV와 어떻게 조화를 이뤘는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내용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은 있었습니다. 너무 느린 통신 속도에 스트리밍만으로 영상 보는 걸 대체하는 건 이르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필자는 The Verge의 글에 공감하며, 넷플릭스가 4K를 어떻게 주도했는지 얘기하고자 합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4K 콘텐츠 서비스 계획을 발표했고,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자체 제작 드라마인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의 시즌2가 곧 4K로 방영될 예정입니다. 아마존이나 유튜브, 비메오도 4K 콘텐츠 서비스를 시작하긴 했지만, 넷플릭스는 여러 TV 제조사와 손을 잡으면서 스마트 TV와 넷플릭스의 연결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CES에서 이런 모습이 여과 없이 드러났죠.
 
 소니의 기조연설에 넷플릭스의 CEO인 리드 해스팅스(Reed Hastings)가 등장했습니다. 새롭게 선보일 4K 콘텐츠를 소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그는 LG의 프레스 컨퍼런스에도 등장해 웹 OS TV에 대해 칭찬했습니다. 소니, LG, 삼성, 비지오, 돌비 등 콘텐츠 부분에서 넷플릭스를 기본적으로 내세우고 있고, 넷플릭스의 4K 콘텐츠와 함께 TV를 선보였습니다.
 
 4K와 관련해서 넷플릭스가 빠지는 걸 찾기 어려웠고, 대형 TV 업체들은 하나같이 넷플릭스를 강조했습니다. TV 제조사들은 서로 경쟁하지만, 콘텐츠 부분에서는 각자 넷플릭스와 손을 잡으면서 4K의 최대 수혜자가 넷플릭스처럼 보였습니다. 물론 훌루 플러스 등의 서비스 경쟁자가 있긴 하지만, 4K 전략에서는 가장 돋보입니다.
 
 
 


 넷플릭스의 이런 모습은 스마트 TV 초기에 모두 유튜브 앱만은 지니고 있었던 것과 비슷해 보입니다. 다만, 의미는 다릅니다. 유튜브가 기본 앱으로 채용이 많이 된 것은 맞지만, TV에 완전히 적합한 콘텐츠 서비스라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유튜브에 1초에 64,000개의 동영상이 업로드 되지만, 재생 시간이 보통 3분 수준으로 모바일에서 스낵 콘텐츠로 어울릴만한 것들이지 TV로 즐기기에는 너무 짧고, TV의 화질을 즐길만한 고품질의 영상도 적은 편입니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일단 고품질의 영상만을 제공한다는 점과 영화와 드라마와 같이 TV를 통해 즐겨볼 만한 콘텐츠를 다루고 있습니다. 유튜브를 예고편이라고 한다면, 넷플릭스는 본편인 셈입니다. TV 콘텐츠로 소비자들에게 언급하기에 유튜브보다 훨씬 좋은 위치입니다.
 
 DVD 플레이어와 블루레이가 4K를 지원해야 한다는 점도 넷플릭스를 주목하게 했습니다. 통신 속도로 넷플릭스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내는 이도 있지만, TV가 4K를 지원하더라도 플레이어가 4K를 지원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습니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스마트 TV에 녹아들었으며, 단지 앱을 실행하고, 4K 콘텐츠를 불러들이기만 하면 그만입니다. 새로운 플레이어를 구매하지 않아도 되고 말이죠. 이러나저러나 접근성과 편의성에서 넷플릭스의 4K 콘텐츠 서비스가 기존 방식의 확실한 대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가장 큰 경쟁자로 애플과 아마존을 꼽을 수 있는데, 애플은 다른 업체들과 제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마존이 더 강력한 경쟁자일 것입니다. 훌루 등도 있지만, 규모 측면에서 아마존이 더욱 대하기 어려운 상대죠. 아마존도 제휴에 들어갔으며, 행방을 쥐는 것은 더 많은 4K 콘텐츠와 자체 제작한 콘텐츠로 독자적인 생태계를 만드는 곳에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드라마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고, 제작한 드라마의 인기에 따라 사용층의 이동과 스마트 TV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겁니다. 또한, 드림웍스 등과의 제휴로 독점 중인 콘텐츠가 있다는 점도 넷플릭스에 사용자가 몰리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을 잘 풀어내고 있다는 것은 넷플릭스를 강점입니다. 덕분에 넷플릭스는 작년 영상 스트리밍 점유율 90%를 유지했고, 북미 전체 인터넷 트랙픽으로 보면 30%를 차지하기도 합니다. 기존 점유율과 넷플릭스의 강점이 새로운 4K와 만났을 때 더욱 큰 시장 파이를 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그런 모습을 CES에서 잘 이끌어냈다고 평가합니다.
 
 
 


 4K TV로 교체하는 소비자는 고민에 빠질 것입니다. TV와 함께 DVD나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교체해야 하는지 말이죠. 플레이 스테이션 4라도 두고 있다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넷플릭스의 콘텐츠 강점을 들어 TV를 구매하자마자 4K 콘텐츠를 즐길 수 있기에 플레이어를 교체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즉, DVD나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잠정적으로 사라진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넷플릭스의 회원은 3,700만 명 수준이며, 이런 수치는 TV보다는 태블릿의 등장으로 늘어났습니다. 실제 사용자 중 태블릿 사용자가 꽤 많고, 대개 태블릿과 TV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즐기고 있습니다. 그런 방식도 TV 교체로 사라질 것으로 내다볼 수 있겠죠.
 
 올해의 넷플릭스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느냐?'하는 고민에 허우적거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