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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더 데일리(The Daily)' 폐간, 아이패드 뉴스의 실패인가?

 태블릿의 보급으로 우리의 뉴스 소비는 크게 변했습니다. 실제 인터넷과 웹이 활성화 되면서 종이신문은 점점 줄어들었고,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언제어디서든 뉴스를 소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뉴스의 소비는 오히려 더 성장하였고, 그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도 다양하게 늘어났습니다. 태블릿을 통한 뉴스 소비가 새로운 뉴스 방향을 제시한다는 시대입니다.






'더 데일리(The Daily)' 폐간, 아이패드 뉴스의 실패인가?


 얼마 전, 미국의 뉴스위크는 79년간 발행해온 종이 신문 인쇄를 중단하고 디지털 신문만을 발간하기로 했으며 영국의 가디언도 종이 신문 발행 중단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이미 디지털 구독자가 종이 구독자를 넘어섰으며, 영국의 잡지사인 퓨처는 디지털 발행만으로 1년만에 $800만의 매출을 끌어올렸습니다. 세계 뉴스 시장이 완전히 디지털로 넘어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런데 태블릿 뉴스의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는 '더 데일리(The Daily)'가 폐간합니다.




더 데일리




 2011년 2월, 필자는 디지털 뉴스의 역사상 굉장히 중요한 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바로 뉴스코퍼레이션의 미디어 재벌, 루퍼드 머독이 애플과 손을 잡고 아이패드 전용 디지털 신문인 '더 데일리(The Daily)'를 출간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아이패드로만 볼 수 있는 뉴스'라는 점에 있어서 신선하다는 반응과 함께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교차했었습니다. 그랬던 더 데일리가 결국 폐간되게 된 것입니다.


 이 '더 데일리 폐간'은 지난 10월 부터 이어져 루머로써 돌았었지만, 결국 12월 15일에 폐간 절차를 밟게 되었습니다.


 더 데일리는 디지털 신문, 태블릿 뉴스의 실험적면과 함께 보급이라는 면에서도 많은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초기 소비 뉴스가 적었던 아이패드에 더 데일리는 '전용 종합 뉴스'라는 명제를 달고 있었기 때문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었고, 이런 디딤돌이 되었기 때문에 지금의 다양한 뉴스 서비스들이 생겨날 수 있었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그런 디딤돌 역할을 했던 더 데일리가 어째서 폐간하는 것일까요?


 단순히 아이패드 '전용'이라는 모험에 태블릿의 뉴스 소비가 종이나 티비 뉴스 소비에 미치기 못했기 때문일까요?




폐간




 루퍼드 머독은 더 데일리에 대해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100만명 수준의 구독자만 확보한다면 연간 $4000만 수준의 매출을 달성 할 것이고, 여기서 애플에게 들어가는 30%를 제외하고 운영비 $2600만이 지출 되면 $200만 수준의 수익과 이후 광고 수익이 보장되면 흑자가 발생할 것'

 좀 더 나아가 100만명 이상을 넘어서게 되었을 경우 태블릿 전용 뉴스로써 입지를 충분히 다져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이 있었습니다. 초기 $3000만를 투자하여, 매주 $50만의 운영비, 100명이 넘는 전문인력까지 자본을 쏟아부어며 '초호화 태블릿 뉴스'라는 이름까지 얻은 더 데일리가 발행 2여년만에 폐간한다는건 살짝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전제로써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기존 구상과 달리 100만명 수준의 구독자를 확보하지 못했으며, 매출이 부진했고, 그에 따라 수익 보장이 이따르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2012년 3월 응용프로그램 전문 분석 업체인 디스티모(Distimo)에 따르면, 아이패드의 뉴스가판대에서 하루 $70,000의 수익이 발생하며 이 중 가장 인기 있는 뉴스로 꼽힌 것이 뉴욕타임즈 for iPad, 뉴요커 매거진, 그리고 '더 데일리'였습니다. 또한 가장 수익률이 높은 뉴스가판대 앱으로 뉴욕타임즈 for iPad, 뉴요커 매거진, 내셔널 지오그래픽, 코스모폴리탄과 함께 '더 데일리'가 꼽혔습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더 데일리는 기존 구성에 부합하는 성적을 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대부분의 미디어들이 태블릿으로 넘어가고 있고, 독자층도 태블릿으로 가고 있는 와중에 수익률 TOP5에 들던 더 데일리가 폐간을 하는 것은 다른 문제로 봐야함을 직시 합니다.


 더 데일리의 근본적인 문제는 '컨텐츠'에 있었습니다. 더 데일리의 일주일 구독료는 $0.99였으며, 연 구독료는 $39.99였습니다. 저렴하다면 저렴하지만, 문제는 이 가격에 합당한 컨텐츠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종합지라는 것과 달리 굉장히 짧은 구성과 가십성이나 사진 위주의 기사로 대부분이 채워져 있었습니다. 덕분에 더 데일리를 쭉 읽어나가는데 있어서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며, 인스턴트 기사를 훑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구독자들은 생각합니다. '인스턴트 기사를 돈을 주고 주간 뉴스로 읽어야 하는가?'


 초반에는 그나마 더 데일리 외 뉴스 유통이 웹에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앱으로 뉴스를 즐기려는, 좀 더 화려하고 태블릿의 느낌을 얻게 해주는 더 데일리를 구독했지만, 플립보드나 인스타페이퍼, 포켓, Pulse 등의 새로운 무료 뉴스 신디케이션 서비스들이 등장함에 따라 구독자 수가 확 줄어든 것입니다. 지속적인 지출이 이뤄져야 하는 구독자 기반 서비스와 그저 설치만 하면 되는 비즈니스 기반의 뉴스 신디케이션 서비스가 동일해짐에 따라 그 차이를 좁히지 못한 더 데일리는 장기적으로 매출을 끌어들이는게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도달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2년만에 도태해버린 것입니다.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스턴트가 가십 기사들을 버리고, 정통 저널리즘을 표방한 좀 더 심층있는 기사와 읽을거리를 제공해야 하지만 종이매체에서 디지털매체로 넘어오면서 이 전환의 부분을 더 데일리는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습니다. 당장 그들의 성격을 바꾸어 정통 저널리즘을 표방해 심층적 기사를 쏟아내기에는 무리였다는 것이죠. 더 많은 운영비와 또 새로운 인력 확보가 필요했을테니까요.




태블릿 뉴스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나 뉴욕타임즈는 태블릿에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처음 더 데일리가 출간되면서 '태블릿 뉴스를 유료로 팔게 되면 실패할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 유료로 성공한 모델들이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더 데일리의 실패를 단순히 '유료화의 실패', '무료 뉴스 신디케이션에 밀린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더 데일리는 뉴스에 컨텐츠를 배제하고 '유료화'만 해놓았습니다. 바로 그것이 문제입니다. 좀 더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더 데일리는 재미가 없었습니다.


 필자는 더 데일리의 폐간을 매우 아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배울 점이 있다는 것을 하나를 찾았습니다. 실제 유료 신문, 유료 잡지들은 매우 높은 수익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수익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반대로 무료 뉴스 신디케이션 서비스들로 인해 좀 더 손 쉽게 다양한 뉴스를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들과 어떤 차별화를 둘 수 있어야 할까?


 웹이 발전하면서 인터넷을 통한 뉴스 소비가 늘었습니다. 그에 따라 정통 시사지나 전문지의 소비는 매우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한 주간의 뉴스를 고급스럽게 탈바꿈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는 주간지의 경우 말살당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필자는 더 데일리의 폐간에서 '정통 저널리즘의 회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료 뉴스가 이런 저널리즘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태블릿을 통한 유료 뉴스의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더 나은 뉴스, 심층적인 기사들을 요구하게되고, 곧 생산의 필요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기자들이나 미디어 생산자들의 저널리즘을 부활시켜 고급 뉴스를 필요로 하는 수요자들에게 종이 뉴스가 아닌 태블릿으로 새로운 뉴스 경험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더 데일리는 그것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초기 더 데일리의 성과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태블릿을 통해 변화 할 뉴스 소비에 대해 미디어 생산자들은 고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전세계 태블릿 이용자는 7천만명이며, 곧 1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커다란 시장에 어떤 뉴스를 제공하는 것이 신미디어 시대에 살아남는 방법인지를 더 데일리의 폐간을 통해 느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