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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BigData

'빅데이터', 마케팅 용어에 불과하다?

이름이란 매우 중요합니다. 어떤 이름으로 어떻게 불리느냐에 따라 성공하기도, 실패하기도 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죠. 특히나 기술시장에서는 어떤 이름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용자들이 어렵게 느낄 수도, 쉽게 느낄 수도 있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쓰기 마련입니다. 간혹 이전부터 있었던 기술에 대해 새로운 이름을 붙여 새로운 기술인 것처럼 포장하는 마케팅으로 묻혔던 기술을 다시 끄집어 올리기도 하죠.





'빅데이터', 마케팅 용어에 불과하다?


 '빅데이터'는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긴 하지만,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온 기술입니다. 이미 많은 데이터들을 분석하여 업무에 사용하고 있었으며, 회사 운영에도 활용했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레 빅데이터가 주목받으면서 많은 회사들이 '빅데이터라는 것이 대체 어떤 새로운 데이터를 분석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라는 반응이 많이 보입니다. 기존에 분석하던걸 빅데이터라는 용어로 인해 어떻게 새로 하라는거냐 하는 혼란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혼란은 금새 잦아들었고, '용어만 새로 바뀐거네'라는 인식이 강해졌습니다.

 과연 빅데이터는 기존 기술의 마케팅 용어에 불과한 것일까요?




과거와 지금의 빅데이터




 가장 대표적인 예를 들어봅시다. '일기예보'입니다. 우리는 날씨 정보를 얻기 위해 고대부터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왔습니다. 고대의 날씨 정보는 대부분인 농업과 관련되거나 뱃길을 알아내는데 사용되어 왔습니다. 현재 디지털화 된 데이터 분석과는 방법이 다르긴 하지만, 형태 자체는 빅데이터에 걸맞습니다. 중요한건 그 당시에는 빅데이터라는 용어가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기상정보는 기술의 발달로 인해 더 정확한 예측이 가능해졌으며, 미디어의 발전으로 유통할 수 있는 경로가 생겼습니다. 기상청이 분석 솔루션이라면 사용처는 일기예보를 미디어로 접한 대중이 되는 것입니다. 현재에 와서 이 정보는 빅데이터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이 바뀐 것일까요? 여전히 일기예보를 보고 그에 맞춰 우산을 챙기거나 아이젠을 착용합니다. 분석 된 데이터를 사용해오고 있던 것입니다.


 파리바게뜨는 '날씨지수'라는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지난해 6월 도입했습니다. 5년 동안 169개 지역의 날씨 정보와 매출 변화를 분석하여 지수로 구성한 것입니다. 이 날씨지수를 이용해 각 지점들은 어떤 품목이 더 많이 팔릴 것인지 추천 받을 수 있고, 그에 따라 재료 발주를 조절하도록 예상 수치를 보여줍니다. 실제 한달간 피자빵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한 결과 전년 동기보다 판매량이 3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남으로써 전 지점을 대상으로 날씨지수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비가 오니 우산을 챙겨야지' 정도의 활용이었다면, 지금은 '피자빵에 사용 할 소시지를 125개 주문 할 것'과 같이 세세하고 좀 더 범위가 늘어난 형태가 되었습니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정확도의 차이가 발생하겠지만, 분명 달라진 점입니다. 이 분석 솔루션이 상품화 되었고, 그에 따라 만들어진 용어가 '빅데이터'인 것입니다. 단순히 기존 기술에 마케팅용어로써 이름만 가져다 붙힌 것이 아니라 데이터 분석 범위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이름으로써 날씨라는 정보를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기술적 정의가 생긴 것입니다. 이것이 물건을 파는 것에만 활용될까요?


 삼성전자의 경우 빅데이터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삼성전자는 빅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착수했으며, 지난 23일 빅데이터 관련 기업들과 설명회를 가졌습니다. 삼성이 빅데이터를 업무에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는 없지만, 설비에 오류가 발생하는 시점을 판단하거나 반도체 수율을 끌어올리 수 있는 날씨를 파악해 생산성을 높힐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단순히 데이터를 수집하던 것이 기존에 있었던 것이라면 빅데이터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됨에 따라 이 정보를 어떻게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할지에 대한 연구와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용어와 기술의 변화




 빅데이터가 단순히 기존 기술을 새로이 포장해 판매하기만을 위한 마케팅 용어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빅데이터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기존에 수집해왔던 데이터들이지만 이를 어떤식으로 활용하고 상품화 할지에 대한 연구가 더 활발해지고 기업들이 이를 채용하려는 관심도가 높아졌습니다. 마케팅이라는 부분도 동반하면서 기술적 향상도 함께 가져온 것입니다.


 마치 과거 태블릿PC가 긱들의 전유물이었다면 현재에 와서는 대중들에게도 익숙한 제품이 되었고 다양하게 급속도록 발전했듯이, 빅데이터라는 용어가 활용되게 됨에 따라서 붙는 시너지로 인해 새 분석 도구와 분석 결과, 그로 인한 상품화, 경쟁과 연구로 기존 기술이 새로운 과도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빅데이터가 단순히 마케팅 용어가 아닌 이유입니다.


 누군가는 '결과적으로 팔기 위해서 빅데이터란 용어를 쓰기 시작한거잔아?'라고 되물을지도 모르겠지만, 그와 달리 빅데이터라는 용어가 생겨나고 이것이 신흥 시장으로 주목받기 시작하자 뛰어든 업체나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면서 금새 정착되어 현재처럼 빅데이터라는 용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도록 변화한 것입니다.




빅데이터




 많은 사람들과 회사들은 여전히 빅데이터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전혀 변화한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필자는 그들이 빅데이터의 활용에 대해 얼만큼 생각하고 검토해보았는가에 대해 묻습니다. 이제 빅데이터에 첫발을 들인 삼성은 그 이전 아무런 데이터 분석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요? 분명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활용해왔을 것이며, 이번에 빅데이터를 활용하겠다고 하는 것은 좀 더 검토해보고 활용방안을 마련하여 업무를 좀 더 나은 쪽으로 발전시켜 보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변화를 인정한 모습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상 정보를 경영에 활용하고 있다고 답한 기업이 50.5%', '활용 할 계획이라고 답한 기업이 5.3%', '그럴 계획이 없다고 답한 기업이 44.2%'로 나타났습니다. 활용하고 있다는 그룹 중에서도 '기상청의 일기예보를 확인하는 수준이 89.9%'으로 '재고관리 시세틈을 갖추고 있다고 답한 기업이 6.9%'에 불과했습니다.


 대개의 기업들이 기존의 데이터 활용방식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분명한 점은 빅데이터 솔루션을 활용한 기업의 매출과 판매량이 늘었다는 사실이며, 기존의 활용방식에 안주해 있을 때 얼만큼 도태될 수 있는지를 잘 증명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에 대한 시선은 이제 데이터의 활용이 변화했고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됩니다. '기존부터 빅데이터를 활용해왔다?', '기존 기술에 빅데이터라는 용어를 포장했을 뿐이다?', 필자는 반대로 '기존의 데이터 활용 방식의 포장지만 빅데이터라고 착각하는 것이다'고 얘기합니다. 빅데이터라는 용어가 사용됨에 따라 분석 기술과 범위를 확실히 광범위해졌습니다. 포장지만 바뀌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변화에 대한 굉장한 착각이며 빅데이터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접목되기 시작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시각도 회의적인 것이 아닌 적극적인 것으로 바뀌어야 할 때라고 봅니다.

 단지 기존의 것에 대한 새로운 변화의 고민이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