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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시계형 기기, 센서(Sensor) 기술이 핵심

 웨어러블 기기가 주목받고 있지만, 이렇다 할 제품이 나온 것은 아닙니다. 킥스타터로 유명해진 페블은 지금까지 19만 대의 페블 워치를 판매했고, 킥스타터 주문을 제외하고 11만 5,000대를 판매했습니다. 놀라운 성과지만, 그래도 부족합니다.

 



시계형 기기, 센서(Sensor) 기술이 핵심


 갤럭시 기어나 소니의 스마트 워치도 2세대 제품이 나왔지만, 차라리 나이키의 퓨얼밴드가 더 유용해 보일 정도로 이런저런 기능을 넣었음에도 크게 호응을 얻진 못하고 있습니다.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써야겠다는 생각은 여전히 시계형 기기에 대한 의구심에서 손이 가질 않는 것입니다.

 



핵심


 

 필자는 지난 9월, '웨어러블 스마트폰은 필요없다'라는 글에서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시계가 똑똑해지는 것'이지 '스마트폰을 시계처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이 둘은 처음부터 다른 접근입니다. 시계의 형태로 컴퓨팅하는 것에 어떤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경험이 필요하며, 어떤 디자인이 되어야 하고, 어떤 기능이 들어가야 하겠느냐는 처음부터 시계를 설계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과 스마트폰의 기능을 두고 시계형에 맞춰 기능을 구겨 넣기만 하는 것은 다를 수밖에 없죠.'


 핵심은 '시계형 기기만의 특별하지만, 새로운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경험'입니다. 그럼 '그 핵심은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의 질문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것이 시계형 제품 디자인의 첫걸음입니다.


 필자는 시계형 제품이 무엇인지 '정의'를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 정의가 필요 없다는 '웨어러블 스마트폰'이 될 수도 있겠지만, 필자가 내린 정의는 '항상 몸에 붙어있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은 몸에 기반을 두지 않습니다. 들고 다니는 거죠. 하지만 이 시계형, 나아가 웨어러블 기기 모두가 몸과 하나가 됩니다. 그래서 필자가 핵심 기능으로 꼽은 것이 '알림(Notification)', 헬스케어(Health-Care), '결제(Payment)', 세 가지입니다. 그런데 이 부분을 다시 스마트폰처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스마트폰은 모니터링 기기입니다. 알림이든 헬스케어든 결제든 모니터링을 하기 위한 목적이 아주 강하죠. 하지만 그 활동을 시계형 기기로 연장할 필요는 없습니다. 화면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라 주요 기능이 되어선 안 된다는 겁니다.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 메세지를 확인하고, 뭐 좋습니다. 그러나 그걸 모니터링하기 위해 시계형 기기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이 이미 강력한 모니터링 기기이므로 보조적인 역할 이상 시계형 기기가 따로 해내지 않으면 액세서리 개념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좀 더 커다란 개념의 핵심을 얘기하고자 합니다. '센서(Sensor)'입니다.

 


 

센서


 

 MIT 학생 4명이 뭉친 팀 리스티파이는 올해 열린 MADMEC에서 1등을 차지해 상금 1만 달러를 거머줬습니다. 그들을 1등으로 올려놓은 것은 바로 '리스티파이(Wristify)'라는 이름의 온도 측정 장치입니다.


 손목에 착용하는 이 장치는 외부 온도를 측정하는데, 측정과 함께 착용자의 체온을 조절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팔찌에 착용하는 것만으로 체온을 조절한다'는 것이 이해 밖의 일인 것 같지만, 리스티파이 팀은 인간의 피부가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여기서 체온의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해 그 온도 변화의 지점을 찾아냈습니다. 리스티파이는 이런 원리로 손목에 착용하여 신체에 일정한 자극을 전달하고, 외부 온도를 측정하여 체온을 조절하도록 개발되었습니다. 리스티파이가 상용화된다면 냉난방의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리스티파이는 새로운 헬스케어 접근입니다. 항상 몸에 붙어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죠. 이런 센서 기술은 스마트폰에서도 강력한 기능을 구현하는 데 이용되지만, 사용자의 조작이 극히 제한된 시계형 기기에서는 직접적인 조작의 연속보다 센서를 통한 열, 빛, 온도, 압력 등의 변화에 따른 확장된 알림, 그리고 이를 통해 신체의 변화를 계측하고 제어할 수 있는 확장된 헬스케어가 바로 시계형 제품에서 나타나야 할 핵심입니다. 아니, 스마트폰이 아닌 웨어러블 기기만이 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영역입니다.


 결제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GPS는 당연하고, 신체 움직임, 신진대사의 감지 등으로 예를 들어 몸에 수분이 많이 부족한 상태라면 물이나 이온음료를 판매하는 가까운 편의점을 알리고, 바로 결제를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달리기할 때라면 지갑이나 따로 스마트폰을 소지하지 않아도 됩니다. 러너들이 스마트폰으로 거리를 측정하기 위해 암밴드 등을 이용하고 있지만, 이것도 매우 불편하며, 시계형 기기의 발전은 이런 불편함을 잡아줄 제품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응용하면 고지혈증이나 당뇨 상태를 체크하여 위험을 방지하는 알림을 보내거나 한파나 폭염에 착용자의 신체 온도를 측정하여 열사병이나 동상을 피하고자 가까운 휴식처로 안내하는 등의 확장된 영역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물론 응용 방법은 이것보다 훨씬 더 많을 테지만,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과 다른 시계형 기기만의 특징이고, 이 특징을 살릴 수 있는 것은 이런 응용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센서에 있습니다.




웨어러블


 

 

 웨어러블 컴퓨팅에 대한 질문으로 가끔 등장하는 것이 '그럼 팔뚝의 모니터에서 게임을 할 수 있나?' 등인데, 컴퓨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컴퓨팅의 새로운 경험이 나타나지 않는데서 발생하는 부분이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관점을 몇몇 제조사들도 하고 있다는 것인데, 기본적인 컴퓨팅의 이해부터 시작해 시계를 어떻게 만들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제품을 개발한다면 충분히 기존의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컴퓨팅의 영역을 벗어나 이해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굉장히 당연한 것인데, 무엇때문인지 잊고 있으며, 잊혀진 제품들이 쏟아져 현 상태에서는 웨어러블 컴퓨팅 자체가 거품 낀 무언가가 되버렸죠. 하지만, 분명한 것인 웨어러블 컴퓨팅인 차세대 기술 시장의 미래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핵심인지 분명히 하고, 어떤 제품을 만들 수 있을지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필자는 지금 그 미래를 일부만 얘기했습니다. 과연 어떤 제품이 기존의 이런 상식을 깨고 웨어러블 컴퓨팅의 미래로 나아갈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