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에 해당되는 글 73건

  1. 넷플릭스, 가입자 증가세 둔화에 대한 단상 (2)
  2. 아마존, 대시버튼의 미학
  3. 애플 WWDC 2016, 꽤 괜찮은 전략을 들고 나왔다 (2)


 넷플릭스에 가입자가 중요한 건 분명합니다. 관객 없는 영화관이라면 팝콘 하나 팔기도 어려우니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여태 넷플릭스는 빠른 속도로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덩치를 키웠고, 이는 현재 넷플릭스 가치의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하면 어떨까요?
 


넷플릭스, 가입자 증가세 둔화에 대한 단상
 
 타임지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넷플릭스는 북미 시장에서 16만 명, 글로벌 시장에서 152만 명의 신규 가입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 4월, 넷플릭스가 예상한 총 가입자 8,400만 명에 미치지 못한 8,318만 명을 기록한 것이며, 북미에서 50만 명, 글로벌 시장에서 200만 명을 확보한다는 전망에서 아주 멀어진 것입니다.
 
 


 넷플릭스의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했다는 소식이 있고 난 뒤 넷플릭스 주가는 15%가량 폭락했습니다. 상기한 것처럼 넷플릭스 가치의 대부분이 가입자에서 나온 탓입니다.
 
 넷플릭스의 전망이 크게 빗나간 이유는 미국 다음의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여겨졌던 중국의 규제와 올해 초에 130개국으로 늘린 서비스 지역의 콘텐츠 저작권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근 디즈니와 계약하면서 콘텐츠 보급이 수월해질 것으로 보였으나 아직은 북미에서만 디즈니 콘텐츠를 내보낼 수 있기에 신규 가입자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릴 방안이 부족했다는 지적입니다.
 
 무엇보다 분석가들을 넷플릭스가 3분기에 미국에서 80만 명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으리라 예상했지만, 넷플릭스는 30만 명정도라고 전망하면서 넷플릭스조차 가입자 증가가 둔화했다는 걸 인정한 모양이 되었습니다.
 
 고로 넷플릭스의 성장도 부진한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고, 넷플릭스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사실 넷플릭스의 가입자 증가가 부진했다는 이유로 주가가 내려간 건 지난 1분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 전망치를 밑돌면서 넷플릭스 주가는 12%나 빠졌고, 매출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넷플릭스 비관론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화두였습니다. 쟁점은 '넷플릭스의 주가가 너무 높다.'라는 거였죠.

 넷플릭스의 주가는 작년에만 240% 급등했습니다. 2014년에 48.8달러에 거래를 마친 넷플릭스의 주가는 지난해 110달러 선에서 마감되었는데, S&P500 종목 중 가장 높은 상승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작년에도 똑같이 가입자 둔화 이슈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2015년 4분기에는 놀라운 실적을 보였지만, 3분기에는 신규 가입자 유치가 저조한 탓에 주가가 15%나 하락했습니다. 그런데도 전체적으로는 주가가 오른 것인데, 넷플릭스의 가치를 분리해서 봐야 하는 것이 현재 넷플릭스의 가치를 끌어올린 게 '가입자'였다면 다시 새로운 가치로 주목받는 것이 '콘텐츠'라는 겁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작년부터 가입자 증가가 둔화하면서 이미 넷플릭스의 성장 과제가 가입자 유치가 아닌 콘텐츠를 통한 매출 증가로 옮겨가고 있다는 겁니다. 문제는 아직 넷플릭스가 큰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인데, 신규 지역을 급하게 늘리면서 지출이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지역마다 콘텐츠를 공급을 따로 관리해야 하는 만큼 드는 비용이 어마어마한데, 이를 두고 넷플릭스가 가입자를 늘리려고 무리하게 지역을 늘렸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넷플릭스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아마존과의 차이입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의 전략은 서로 차이가 있지만, 넷플릭스의 실적 부진에 아마존이 더 안정적이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넷플릭스가 선점한 지역에서 콘텐츠로 이익을 낼 수 있다면 가입자가 둔화하더라도 아마존과 차이를 둘 수 있게 됩니다.
 
 덕분에 넷플릭스는 기존 가입자를 토대로 콘텐츠에서 차별화를 강조하고, 구독 비용을 올리고 있습니다. 구독 비용이 증가하면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 좋지 않은 전략이지만, 넷플릭스로서는 증가한 비용을 처리해야 하고, 기존 가입자가 올라간 구독 비용으로도 서비스를 유지한다면 앞으로 글로벌 서비스를 이어가는 것에도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그것이 매번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강세를 보인 이유이고, 올해도 이어질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물론 넷플릭스가 제작하는 자체 콘텐츠의 성과가 중요하다는 점이 불안한 요소이긴 합니다.
 
 매년 제작하는 콘텐츠는 늘어나고 있지만, 모든 콘텐츠가 좋은 성적으로 기록한 것도 아니어서 넷플릭스의 콘텐츠 제작 능력이 과장되었다는 의견도 있는 만큼 넷플릭스의 가치가 콘텐츠로 넘어가는 지점에서 이 요소에 확신을 주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콘텐츠라는 가치로의 이행을 해낼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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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4월, 아마존은 '대시버튼(Dach Button)'이라는 아주 작고, 재미있는 기기를 선보였습니다. 만우절 장난처럼 보이기도 한 대시버튼은 버튼을 누르면 설정한 물건이 자동으로 주문되고, 배송까지 이어주는, 아마 생필품 구매에서 가장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중 하나일 겁니다.
 


아마존, 대시버튼의 미학
 
 사실 대시버튼이 활약할 큰 무대는 오리무중입니다.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였던 드론 배송이 규제에 묶이는 바람에 탄력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타격이죠. 그러나 대시버튼의 역할은 꽤 큽니다. 누르는 것이 전부인 기기인데도 말입니다.
 
 


 지난 4월, 아마존은 대시버튼으로 주문할 수 있는 생필품의 종류를 늘렸습니다. 1년을 맞이한 대시버튼이 확장할 만큼 가치가 있다는 방증이었죠.
 
 시장조사업체 슬라이스 인텔리전스는 지난 3월 보고서를 통해서 '대시버튼을 구매한 아마존 소비자 중 50%만 실제 사용한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절반은 대시버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거지만, 반대로 나머지 50%가 대시버튼을 쓴다는 건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한 번 주문하고 끝인 상품이 아니라 지속해서 소모하는 세제나 휴지, 커피 등을 주기적으로 주문한다는 것이니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아마존은 지난달에 또 대시버튼의 종류를 추가했습니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실제 사용한 적 있는 사람이 절반 수준이라는 건 좋지 않다.'라면서도 '1대의 대시버튼이 판매될 때마다 용품 제조사는 아마존에 15달러를 지급하고 있으며, 대시버튼으로 판매한 상품 가격의 15%를 수수료로 책정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굳이 아마존에 비용을 내면서 제휴해야 하는가 싶지만, 슬라이스 인텔리전스는 '사용자들이 평균 2개월 1회 정도 대시버튼을 사용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주문을 매번 대시버튼으로 하는 게 아니더라도 1년에 6번 정도 자사 제품을 판매할 수 있고, 많은 제품을 나열한 진열대에서 고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제품에 집중할 수 있게 유도하는 방법이자 집 안에 진열대를 설치하는 것과 같으므로 매력적입니다.
 
 
 '그런데도 많이 판매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
 
 아마존으로서 대시버튼은 제조사들을 붙잡아두는 장치입니다. 대시버튼의 가장 큰 특징이 '한 번 누르는 것으로 주문'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하나의 버튼에 하나의 브랜드'라는 점이 진짜 핵심이죠. 특정 세재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이 대시버튼에 흥미를 느낀다면 굳이 2~3개의 세재 브랜드를 선택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만 대시버튼을 이용할 수 있는데,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라는 존재 자체가 이미 '전자상거래에 능숙한 소비자'라는 인식이므로 대시버튼은 일종의 '온라인의 브랜드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충성스러운 아마존 고객 중에서도 충성스러운 브랜드 고객이라는 뜻이니까요.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아마존 프라임에 참여하는 제조사가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아마존이 프라임 고객들이 주문하거나 배송받는 방식을 계속 추가하는 만큼 참여한 제조사도 아마존의 영향력에 따라서 이동해야만 합니다. 현재는 어렵지만, 만약 규제를 개정하여 드론 배송 등이 가능하다면 드론으로 받아볼 수 있는 상품으로 대시버튼처럼 아마존과 계약해야 하고, 프라임이라는 강력한 지휘봉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면 제조사들은 아마존과 계속해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런 상황을 '하나의 버튼에 하나의 브랜드'가 특징인 대시버튼이 보여주는 겁니다. 아마존은 대시버튼의 종류가 늘어날수록 수수료를 긁어모을 수 있는 방향입니다.
 
 최근 자사 인공지능 비서인 알렉사를 통해서 음성으로 물건을 주문하는 방법을 추가했는데, 이전에는 구매한 프라임 상품의 기록이 있는 제품만 구매할 수 있었으나 처음 마주하는 프라임 상품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신선품 배송인 아마존 프레쉬나 주문 후 1시간 안에 배달해주는 프라임 나우는 이용할 수 없는데, 추가한다면 아마존은 여기서도 대시버튼처럼 강력한 권한을 가실 수 있습니다.
 
 가령 아마존과 계약한 제조사의 우유만 알렉사로 구매할 수 있다고 했을 때, 아마존은 궁극적으로 냉장고를 열었을 때 이전에 산 우유의 유통기한을 토대로 '우유를 주문할까요?'라고 알렉사가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므로 이 주문하도록 유도하는 우유를 특정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제조사들은 인공지능 마트에 입점하고자 아마존과 제휴해야겠죠.
 



 그런 아마존의 장기적인 계획을 대시버튼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겁니다. 단지 구매자의 절반만 이용하는 서비스인데도 아마존이 사업을 확장하고, 제조사가 아마존과 계약하는 이유인 거죠.
 
 아마존은 처음 대시버튼을 발표했을 때 세탁기나 커피머신에 대시버튼을 임베드하는 방법도 함께 내놓았습니다. 이를 가전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진 않지만, 대시버튼이 더 확장한다면 가전제품 제조사들도 이런 방안을 좀 더 고민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좀 더 멀리 사물인터넷의 관점에서 봤을 때는 알렉사와 함께 아마존과 연결될 수 있는 여지도 제조사들이 찾을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이는 아마존만이 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면서 아마존이 사업을 확장하는 방식을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감탄할 만큼 치밀하고, 예술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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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이 의아할 수 있습니다. 이미 WWDC 2016 키노트에서 공개된 내용을 알고 있다면 '경쟁사들과 비슷한 기능들뿐인데 무엇이 괜찮다는 건가?'라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소비자 측면에서는 이미 아는 기능들의 추가이지만, 플랫폼 전략 측면에서 보자면 경쟁에 상당히 대처를 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애플 WWDC 2016, 꽤 괜찮은 전략을 들고 나왔다
 
 애플은 자사 개발자 행사인 WWDC 2016에서 향상된 4가지 운영체제 플랫폼을 소개했습니다. 'watchOS', 'tvOS', 'macOS', 'iOS'입니다.
 
 


 watchOS와 tvOS를 묶어서 얘기하자면, WWDC 2016에서 가장 흥미롭지 않은 것들이었습니다. 애플의 의도는 그랬을 겁니다. 그렇지 않아도 많은 개발자가 애플 워치와 애플 TV에서 앱이 작동하는 부분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으며, 대체로 '어떤 경쟁력 있는 앱을 개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는 게 원인입니다. 그러니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될 부분까지 긁어서 4가지 플랫폼에 추가한 모양인데, 결과적으로는 키노트에서 그 해답을 주진 못했습니다.
 
 이어지는 세션에서 그 점을 좀 더 풀어놓을 여지는 있지만, 그렇다면 키노트에서 강조할 수 있을 만큼 획기적이지는 않다는 의미이므로 개발자들이 현재 내용만으로 watchOS와 tvOS에 적극적으로 접근할 실마리가 되진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macOS와 iOS는 달랐습니다. 우선 macOS입니다. 지금까지 OS X으로 불렸지만, 사실상 10.10 요세미티부터 버전이 혼동되기 좋고, 발음하기도 간결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Mac'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는데, 과거 Mac OS와 다르게 소문자로 macOS를 표기하여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macOS의 버전 명칭은 '시에라(Sierra)'입니다.
 
 시에라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시리(Siri) 탑재'입니다. 이미 예견된 것이기도 하지만, 앞서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 10에 코타나를 탑재했기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시리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함께 공개한 유니버셜 클립보드(Universal Clipboard)나 새롭게 디자인된 알림 센터 등을 포함한 '생산성'을 강조했습니다. 윈도 10에 탑재한 코타나로 가장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생산성이었는데, 단순하게 검색이나 듣는 음악을 변경하는 등 손이 가는 동작을 시리에게 맡김으로써 작업 환경을 옮겨 다니는 단계를 줄이는 것입니다. 싱거운 내용일 수도 있지만, PC의 특성을 고려하면 시리의 활용을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보다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 도움을 줄 거라 봅니다.
 
 그리고 이런 부분은 iOS로 이어집니다. iOS 10이라서 그런지 10가지 굵직한 기능으로 발표한듯합니다. 먼저 잠금화면 알림이 새롭게 디자인되었습니다. 이전보다 더 많은 내용을 잠금화면 상태에서 볼 수 있으며, 터치 ID의 인식이 지나치게 빠르다는 불만이 많은 탓인지 아이폰을 세우면 잠금화면이 나타나도록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제어 센터와 음악 앱, 뉴스 앱의 디자인도 변경되었습니다.
 
 메시지 앱도 많은 변화가 생겼는데, 이제 말풍선에 효과를 추가할 수 있고, 필기를 보내거나 숨겨진 메시지와 스티커를 메시지 화면에 추가할 수 있습니다. 스티커나 필기를 보내는 건 익히 알고 있는 기능이고, 숨겨진 메시지를 보내는 건 페이스북이 선보였던 슬링샷을 떠올리게 합니다. 중요한 건 API였죠. 애플은 메시지에 서드파티 개발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API를 공개했고, 개발자들은 메시지 앱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슷하게 콜킷(CallKit)이라는 VoIP 앱이나 스팸 식별 앱을 전화 앱과 통합할 수 있는 API, 지도 앱에 서드파티 앱을 추가하게 하는 '맵 익스텐션(Map Extensions)', 시리와 서드파티 앱을 연결할 수 있는 API인 시리킷(SiriKit)까지 선보였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WWDC 2016에 하드웨어 발표는 없었지만, 애플에서 하드웨어 플랫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강조한 키노트였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시리를 예로 들었을 때, 시리의 API를 지원하는 건 경쟁 업체인 아마존이나 구글도 똑같습니다. 그러나 차이가 있다면, 아마존은 킨들 시리즈와 에코라는 걸출한 하드웨어를 지니고 있는데도 인공지능 가상비서인 '알렉사(Alexa)'를 확장하는 방법으로 택한 것이 알렉사의 API를 지원하여 알렉사를 활용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을 개발하게 하고, 기존 서드파티 앱에 알렉사를 탑재하도록 하여 이를 에코와 연결함으로써 사물인터넷까지 강화하는 것입니다.
 
 구글이 지난달 발표한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도 비슷합니다. 키노트를 보면 맥에 탑재한 시리가 독립적인 앱으로 제공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글 어시스턴트는 독립적인 앱이 아니라 여러 기기와 여러 앱으로 확장해나간다는 것이 구글이 발표한 공식적인 개념입니다. 그래서 서드파티 앱에서도 구글 어시스턴트를 만날 수 있는데, 이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결속된 것도, 그렇다고 특정 스마트폰에만 적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덕분에 구글이 구글 어시스턴트를 발표했을 때 가장 경쟁에서 걱정해야 하는 기업이 뒤처진 것처럼 보이는 시리를 들고 있는 애플이었고, '아마존이나 구글은 인공지능 플랫폼을 확장하는데, 애플은 무얼 하고 있나'라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WWDC 2016의 쟁점 중 하나가 '시리의 발전'이었고, 그랬던 이유가 이제 인공지능을 만져야 하는 개발자들은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나 그리고 걱정은 되지만, 기대할 시리 중 자신들의 앱에 적합한 인공지능 플랫폼을 선택할 확신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좀 더 확장할 수 있는 여지와 안정적인 플랫폼이어야 과감하게 적용할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그래서 시리가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를 기능이나 성능에서 압도했는가?'라고 하면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가 정답입니다. 그러나 메시지 앱도 마찬가지로 얘기할 수 있는데, 메시지 앱에 서드파티 앱을 추가하는 API를 먼저 공개한 건 페이스북입니다. 그것도 작년에 말이죠.
 
 하지만 여전히 고군분투하는 페이스북인데, 가장 큰 문제는 페이스북 메신저를 플랫폼으로 서드파티 지원을 하기에는 메신저라는 플랫폼 자체가 제한적이고, 이용자가 본래 사용하는 앱 중에서 메신저와 연결되는 걸 찾기보다는 메신저 앱과 연동하는 앱을 찾아서 설치하고, 오직 페이스북 메신저 앱을 위해서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스포티파이처럼 평소에 많이 사용하는 앱도 있지만, 접근성에서 개발자들의 구미를 당기진 못했던 거죠.
 
 물론 애플의 메시지 앱도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단지 메신저와 서드파티 앱만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시리와의 연결도 기대할 수 있고, 마찬가지로 한꺼번에 공개한 콜킷이나 맵 익스텐션과도 연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애플은 커넥티드 홈 개발자 도구인 '홈킷(HomeKit)'을 새로 공개한 '홈(Home)' 앱으로 알파벳 산하의 네스트처럼 하나의 앱에 통합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개발자들이 iOS 안에서 여러 가지를 상정할 수 있게 하는 방법입니다.
 
 쉽게 말하면 어차피 플랫폼 확장에서 하드웨어 플랫폼과 깊게 관련하지 않은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 또는 페이스북 메신저나 네스트는 각자의 핵심적인 기능으로 경쟁합니다.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는 인공지능으로서, 페이스북 메신저는 메신저로서, 네스트는 사물인터넷으로서 말입니다. 하지만 각자 떼어놓았기에 이를 통합하게 되더라도 개발자는 구글 어시스턴트의 가능성, 페이스북 메신저의 가능성, 네스트의 가능성을 모두 확인해야 합니다.
 
 그러나 iOS는 아이폰이라는 하드웨어 플랫폼에 묶여있고, 개발자는 단지 하드웨어 플랫폼의 가능성만 확인한다면 쉽게 메시지 앱이나 지도 앱, 시리와 쉽게 연결할 수 있습니다. 그럴만한 이유는 반대로 상기한 watchOS나 tvOS의 관심이 떨어지는 이유가 애플 워치나 애플 TV라는 하드웨어의 가능성을 의심하는 탓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건 경쟁사의 플랫폼들도 똑같은 것이지만, 애플이 제시한 건 iOS 하드웨어 플랫폼의 가능성만 놓고 생각할 수 있기에 쉽게 시리나 메시지 앱, 홈킷 등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겁니다. 개발자가 통합한 플랫폼에 진입하기에 훨씬 안정적이죠.
 
 그렇다고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가 찬밥 신세가 되리라는 건 아닙니다. 당장 플랫폼 진입이 뛰어난 iOS로 시너지를 기대하게 하여 개발자들이 우선적으로 접근하게 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API 공개로 개방적인 생태계를 지향하는 것 같으나 실상 iOS의 샌드박스 형식을 벗어나진 못하게 하면서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가 iOS에 진입하더라도 사용자 경험은 하드웨어 플랫폼에 묶어둘 수 있는 겁니다.
 
 그건 WWDC 이전에 '아마존이나 구글보다 한발 늦은 애플의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기술이 어떤 점에서 유리할 수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라는 우려를 되레 플랫폼 경쟁력으로 찍어누르려는 모습이죠.
 
 


 필자는 '애플, 인공지능보다 아이폰 전략을 바꿔야 한다'라는 글을 통해서 '시리로 구글의 행보에 대처하지 못한다면 구글이 가지지 않은 하드웨어 플랫폼 역량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정리하면 애플은 WWDC 2016에서 새로운 하드웨어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오히려 플랫폼의 중요도를 강조했습니다. 구글이 인공지능을 차세대 플랫폼으로 내세우긴 했으나 그건 차세대인 거고, 현재 개발자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줬죠. 만약 우려 탓으로 시리에만 집중하는 형태였다면 아마존이나 구글과의 절대적인 비교로 밖에 설명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런 점을 피하면서 다음으로 하드웨어를 조명할 수 있게 실마리를 주었습니다.
 
 그래서 애플의 다음 단계는 아이폰입니다. 아이폰이 중요한 건 당연한 얘기이기도 하지만, 개발자들이 하드웨어 플랫폼 덕분에 안정적으로 통합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거라면 개발자들이 가능성을 확인해야 하는 건 앞서 말한 것처럼 아이폰입니다. 미래에도 아이폰이라는 플랫폼이 안정적일 수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면 기술적인 부분에서 뒤처진 것처럼 느껴지는 점도 플랫폼 경쟁력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드웨어 플랫폼의 경쟁력이 경쟁 업체들이 제시한 차세대 플랫폼의 경쟁력보다 낫다는 걸 차기 아이폰으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소비 시장에서 아이폰의 가치가 떨어졌다고 판단하게 되면 개발자들은 더 나은 기술의 플랫폼으로 옮겨가게 될 테니까요.
 
 대신 차기 아이폰이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건 당장은 하드웨어 플랫폼 경쟁력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기에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를 시리와 비교할 수는 있겠지만, 플랫폼 경쟁에서는 괜찮은 전략을 들고나온 셈입니다. 그래서 별거 없었던 watchOS와 tvOS를 포함해서 플랫폼을 강조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궁극적으로 애플이 목표하는 건 아이폰부터 맥, 그리고 애플 워치와 애플 TV로 하드웨어 플랫폼이 확장하는 것일 테니 말이죠. 그래서 맥의 시리 탑재가 특별했고, 어쨌든 전략 자체는 애플답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뒷받침할 하드웨어에 집중할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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