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아마존은 '대시버튼(Dach Button)'이라는 아주 작고, 재미있는 기기를 선보였습니다. 만우절 장난처럼 보이기도 한 대시버튼은 버튼을 누르면 설정한 물건이 자동으로 주문되고, 배송까지 이어주는, 아마 생필품 구매에서 가장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중 하나일 겁니다.
 


아마존, 대시버튼의 미학
 
 사실 대시버튼이 활약할 큰 무대는 오리무중입니다.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였던 드론 배송이 규제에 묶이는 바람에 탄력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타격이죠. 그러나 대시버튼의 역할은 꽤 큽니다. 누르는 것이 전부인 기기인데도 말입니다.
 
 


 지난 4월, 아마존은 대시버튼으로 주문할 수 있는 생필품의 종류를 늘렸습니다. 1년을 맞이한 대시버튼이 확장할 만큼 가치가 있다는 방증이었죠.
 
 시장조사업체 슬라이스 인텔리전스는 지난 3월 보고서를 통해서 '대시버튼을 구매한 아마존 소비자 중 50%만 실제 사용한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절반은 대시버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거지만, 반대로 나머지 50%가 대시버튼을 쓴다는 건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한 번 주문하고 끝인 상품이 아니라 지속해서 소모하는 세제나 휴지, 커피 등을 주기적으로 주문한다는 것이니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아마존은 지난달에 또 대시버튼의 종류를 추가했습니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실제 사용한 적 있는 사람이 절반 수준이라는 건 좋지 않다.'라면서도 '1대의 대시버튼이 판매될 때마다 용품 제조사는 아마존에 15달러를 지급하고 있으며, 대시버튼으로 판매한 상품 가격의 15%를 수수료로 책정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굳이 아마존에 비용을 내면서 제휴해야 하는가 싶지만, 슬라이스 인텔리전스는 '사용자들이 평균 2개월 1회 정도 대시버튼을 사용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주문을 매번 대시버튼으로 하는 게 아니더라도 1년에 6번 정도 자사 제품을 판매할 수 있고, 많은 제품을 나열한 진열대에서 고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제품에 집중할 수 있게 유도하는 방법이자 집 안에 진열대를 설치하는 것과 같으므로 매력적입니다.
 
 
 '그런데도 많이 판매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
 
 아마존으로서 대시버튼은 제조사들을 붙잡아두는 장치입니다. 대시버튼의 가장 큰 특징이 '한 번 누르는 것으로 주문'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하나의 버튼에 하나의 브랜드'라는 점이 진짜 핵심이죠. 특정 세재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이 대시버튼에 흥미를 느낀다면 굳이 2~3개의 세재 브랜드를 선택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만 대시버튼을 이용할 수 있는데,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라는 존재 자체가 이미 '전자상거래에 능숙한 소비자'라는 인식이므로 대시버튼은 일종의 '온라인의 브랜드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충성스러운 아마존 고객 중에서도 충성스러운 브랜드 고객이라는 뜻이니까요.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아마존 프라임에 참여하는 제조사가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아마존이 프라임 고객들이 주문하거나 배송받는 방식을 계속 추가하는 만큼 참여한 제조사도 아마존의 영향력에 따라서 이동해야만 합니다. 현재는 어렵지만, 만약 규제를 개정하여 드론 배송 등이 가능하다면 드론으로 받아볼 수 있는 상품으로 대시버튼처럼 아마존과 계약해야 하고, 프라임이라는 강력한 지휘봉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면 제조사들은 아마존과 계속해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런 상황을 '하나의 버튼에 하나의 브랜드'가 특징인 대시버튼이 보여주는 겁니다. 아마존은 대시버튼의 종류가 늘어날수록 수수료를 긁어모을 수 있는 방향입니다.
 
 최근 자사 인공지능 비서인 알렉사를 통해서 음성으로 물건을 주문하는 방법을 추가했는데, 이전에는 구매한 프라임 상품의 기록이 있는 제품만 구매할 수 있었으나 처음 마주하는 프라임 상품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신선품 배송인 아마존 프레쉬나 주문 후 1시간 안에 배달해주는 프라임 나우는 이용할 수 없는데, 추가한다면 아마존은 여기서도 대시버튼처럼 강력한 권한을 가실 수 있습니다.
 
 가령 아마존과 계약한 제조사의 우유만 알렉사로 구매할 수 있다고 했을 때, 아마존은 궁극적으로 냉장고를 열었을 때 이전에 산 우유의 유통기한을 토대로 '우유를 주문할까요?'라고 알렉사가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므로 이 주문하도록 유도하는 우유를 특정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제조사들은 인공지능 마트에 입점하고자 아마존과 제휴해야겠죠.
 



 그런 아마존의 장기적인 계획을 대시버튼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겁니다. 단지 구매자의 절반만 이용하는 서비스인데도 아마존이 사업을 확장하고, 제조사가 아마존과 계약하는 이유인 거죠.
 
 아마존은 처음 대시버튼을 발표했을 때 세탁기나 커피머신에 대시버튼을 임베드하는 방법도 함께 내놓았습니다. 이를 가전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진 않지만, 대시버튼이 더 확장한다면 가전제품 제조사들도 이런 방안을 좀 더 고민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좀 더 멀리 사물인터넷의 관점에서 봤을 때는 알렉사와 함께 아마존과 연결될 수 있는 여지도 제조사들이 찾을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이는 아마존만이 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면서 아마존이 사업을 확장하는 방식을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감탄할 만큼 치밀하고, 예술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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