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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애플이 맥 태블릿을 출시할 가능성


 아이패드가 나오기 전, 애플이 내놓을 태블릿에 대한 예상을 돌이켜 봅시다.
 
 '터치스크린으로 동작하는 맥!'
 
 하지만 아이패드가 출시되기 수개월 전, '애플 태블릿에는 iOS가 탑재된다.'는 뜬소문이 돌았고, 현실이 되었으며, 맥 태블릿을 기대했었던 실망한 사람도 많았습니다.
 


애플이 맥 태블릿을 출시할 가능성
 
 애플의 허가 아래, 맥북을 태블릿으로 개조하는 '모드북(ModBook)'이 있긴 했지만, 개조가 아닌 정식으로 OS X을 탑재한 맥이 등장은 기대할만한 것이었습나다. 애플도 태블릿을 처음 기획할 땐 OS X를 그대로 탑재하는 방향을 잡았었고, iOS를 탑재했지만, 처음에는 OS X으로 소개하면서 경계를 명확하게 지으려는 모습도 아니었으니까요. 이후 아이폰 OS라고 명칭을 두면서 더더욱 기대를 하게 했었던 겁니다.
 
 


 애플인사이더는 애플이 미국 특허청에 제출한 '데스크톱 환경의 영리한 디지털 도우미'라는 이름의 특허를 출원했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특허는 iOS에 탑재한 음성인식 기능인 시리(Siri)를 맥에 탑재하도록 하는 것으로 현재 음성으로 받아쓰는 기능에 작동하는 기능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좀 더 자세히보면 기존 입력장치를 보조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예를들어 ‘포커스 셀렉터(Focus Selector)’라는 기능으로 커서를 파일 위에 두고, 열기나 복사, 정보 이동 등을 명령하여 행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기존 키보드 단축키를 음성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겁니다.
 
 당연히 키보드 자체를 대체할 순 없겠지만, 그럴 수단이 생긴다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맥에 시리가 탑재될 것이라는 얘기는 이미 받아쓰기가 도입된 시점부터 나왔었고, 시리의 특징이 기존 인터페이스와의 상호작용이라면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경험도 기존 PC와는 다른 것이 됩니다.
 
 그리고 이 특허에는 재미있는 부분이 있는데, 실행하는 데스크톱 환경에 터치스크린을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터치스크린이 탑재된 맥은 존재하지 않지만, 터치스크린도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래에 애플이 맥 태블릿을 출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아닐까요?
 
 


 사실 이 특허만으로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맥을 연상하긴 어렵습니다. 맥에 터치스크린을 장착하는 것이 골자가 아니니까요. 또한, 마우스와 키보드, 터치패드와 연동하도록 하는 것이 기본적인 내용이므로 그 부분에 집중하는 쪽이 영양가가 높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필자가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경험의 변화입니다. 현재 랩톱이 태블릿보다 생산성이 우수한 건 양손을 사용하여 마우스와 키보드를 조작하고, 이를 반영할 수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갖춰여 있기 때문입니다. 생산성의 기반이 그쪽에 맞춰져 있는 것이죠. 그리고 이런 입력 방식이 터치스크린보다 훨씬 편합니다. 키보드는 자판을 구분할 수 있어서 오타를 줄이고, 마우스는 조작하려는 곳을 정확하고 세밀하게 표시합니다. 터치스크린은 그렇지 못하죠.
 
 많은 이가 맥 태블릿을 기대했지만, 실행할 수 없었던 건 이런 한계가 존재한 탓입니다. 결론적으로 보조할 수 있는 새로운 입력 장치가 필요하다는 걸 의미하는데, 시리를 맥에 도입하는 것에서 느낄 수 있는 건 '도입되는 건 흥미롭지만, 기존에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보다 나은 편의성을 얻을 수 있는가?'입니다.
 
 포커스 셀렉터만 하더라도 커서를 가져가서 음성 명령을 진행하는 것보다 기존 입력 장치를 사용하는 쪽이 편리할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사무실에서 너도나도 음성 명령을 내리는 걸 상상해보면 맥에 탑재될 시리가 현재 맥의 생산성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나마 장애인의 조작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은 효과적일 테지만, 거기까지라면 일반적인 사용에는 흥미롭다는 것 외에 다른 효과를 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음성명령을 터치스크린과 함께 유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현재 iOS의 시리는 정보를 찾아주거나 간단한 기능을 실행하는 것에 머물러 있지만, 애플이 맥에 탑재하겠다고 내놓은 특허는 세부적인 조작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iOS에서 시리로 세부적인 조작을 하기 어려운 것은 iOS에 터치스크린을 기반으로 손가락으로 조작하기에 적합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OS X은 키보드만으로 조작하거나 마우스만으로 조작하는 것보다 함께 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터치스크린 환경에 마우스를 빼고, 키보드만으로 조작하고자 하면 매우 어렵습니다. 화면에 계속 손을 가져가야 하고, 타이핑을 위해선 다시 손을 내려야 하니까요. 바로 옆에 두고 손을 옮길 수 있는 마우스보다 불편합니다. 더군다나 랩톱에 장착된 터치스크린이라면 계속 팔을 들고 있는 상태로 조작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릅니다. 애플이 여타 윈도 랩톱처럼 맥북에 터치스크린을 탑재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즉, 두 손으로 기기를 터치하면서도 다른 조작을 가능하게 할 입력 장치가 있어야 터치스크린에서 기존 PC 환경을 더 자연스럽게 운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맥에 터치스크린을 탑재하기 위해선 그래야만 하고, 맥북에 직접 터치스크린을 탑재하는 건 이미 트랙패드가 존재하므로 큰 의미가 없으므로 자연스럽게 터치스크린을 탑재할 맥을 태블릿으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애플이 맥에 시리를 탑재할 의의가 될 수 있고, 맥 태블릿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기도 합니다.
 
 


 애플이 맥 태블릿을 출시할 것이라고 확정적으로 얘기하는 건 아닙니다. 다시 한 번 얘기하면 해당 특허는 맥에 시리를 적용하는 것이 골자이고, 터치스크린 탑재와는 별개이며, 연결 고리가 될 수는 있지만, 실행 자체를 의미하기에는 증명에 필요한 요소가 부족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애플은 공식적으로 모드북을 허용하여 맥을 태블릿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애플이 직접 맥 태블릿을 제작할 여지를 만들 수 있다면 허용이 아닌 직접 나설 수 있다는 건 오래전부터 많은 맥 사용자들이 기대했던 것입니다. 그 연결 고리를 내놓은 것만으로도 의미가 큽니다.
 
 적어도 애플이 키보드와 마우스를 벗어난 입력장치를 맥에 적용할 생각이며, 이것이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경험에 영향을 끼친다면 폼팩터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