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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아마존이 프라임으로 생존하는 방법


 알리바바가 드디어 미국 증시에 발을 디뎠습니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에는 11메인이라는 비공개 쇼핑몰을 지난 6월에 열었습니다. 미국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초대를 통해 거래할 수 있는 쇼핑몰로서 알리바바의 핵심 서비스인 티몰과 비슷하며, IPO 이전 미국 시장 진출의 신호탄과 같습니다.
 


아마존이 프라임으로 생존하는 방법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아마존과 이베이를 합친 것보다 앞섰습니다. 그렇다고 아마존과 이베이가 위기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투자금을 확보한 알리바바가 서비스 확장과 인수를 통해 그룹을 빠르게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오랫동안 지속될 것 같았던 아마존과 이베이의 승승장구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녀석이 등장했다는 게 중요합니다.
 
 


 현재 미국 전자상거래의 절대 강자는 아마존입니다. 매출 규모도 경쟁 업체들과 비교되지 않을 수준인데, 일부 투자자들이 알리바바 IPO 이후 '일라바바가 아마존을 위협할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판도에 대해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온갖 언론들은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이 아마존과 이베이를 합친 것보다 높아서 알리바바가 아마존을 따돌렸다고 보도했고, 그만큼 알리바바의 평가도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시가총액의 규모만 아마존을 따라잡았을뿐, 사업 영역에서 앞선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겁니다. 막상 매출은 아직도 아마존이 높으며, IPO 당일에도 아마존의 주가는 떨어지긴커녕 알리바바 효과로 함께 상승했습니다. 알리바바의 본격적인 미국 시장 진출이 기업과 개인 간의 상거래보다는 기업과 소상공인 간의 상거래를 주축으로 하고 있어서 중국과 미국 간의 거래가 활발해지면 아마존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 덕분입니다.
 
 되레 알리바바는 아마존의 매출부터 따라잡을 수 있어야 하며, '중국의 전자상거래를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부터 처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것부터 해결할 수 있어야 아마존과 거리를 좁혔다고 제대로 평가할 수 있겠죠. 그리고 아마존에만 있는 특별한 경험도 제칠 수 있어야 합니다. 연 99달러에 아마존의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아마존 프라임'말입니다.
 
 


 아마존은 아마존이 제공하는 맴버쉽 제도입니다. 연 99달러만 내면 다양한 혜택을 제공받고, 이 혜택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혜택이 무료 배송이며, 2일 안으로 물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조금 늦는 일도 있지만, 당일 배송에 익숙한 국내와 다르게 상당히 유용한 혜택으로서 아마존을 주로 이용한다면 이것만으로도 99달러가 아깝지 않습니다. 그 밖에 아마존이 제공하는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거나 아마존이 제공하는 하드웨어 제품과 결합하여 시너지를 발휘합니다.
 
 그러나 여태 아마존이 프라임 회원 규모를 공개하진 않았었는데, RBC 캐피탈이 이부분을 조사한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RBC 캐필탈의 보고서를 보면 프라임 회원은 최대 5천 만명 규모일 것으로 예측되며, 프라임 회원이 비회원보다 2.3배 더 많은 상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아마존을 자주 이용하는 고객이 프라임도 가입할 테니 당연하겠지만, 25달러 미만부터 100달러까지는 비회원의 구매가 많았다면, 프라임 회원은 100달러 이상, 특히 200달러 이상부터는 비회원과의 차이가 3배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만큼 프라임 회원의 구매력이 강력하다는 겁니다.
 
 재미있는 건 아마존이 79달러였던 이용 금액을 올해 99달러로 올렸다는 것이고, 대신 콘텐츠 제공에 힘을 쏟으면서 가격은 올랐지만, 늘어난 혜택을 고객들이 얻을 수 있게 되어 큰 불만 없이 수익으로 전환했다는 겁니다. 온라인 전자상거래 특성상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제공하지만, 그럼에도 매출을 크게 올릴 수 있는 건 박리다매처럼 보이는 곳에 프라임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5천 만명 규모의 프라임 회원 가입비와 그들의 높은 구매력이 아마존이 고객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는 이유이자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제공할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 수익을 다른 곳에서 발생하여 같은 곳에서는 여타 경쟁 서비스들과 차별화할 수 있도록 전혀 다른 경험을 주는 것이 프라임이고, 이는 아마존이 생존하는 방법의 핵심입니다.
 
 일부 투자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알리바바가 규모에서 아마존을 이겼을지 모르지만, 이는 알리바바라는 거대한 그룹과 아마존을 비교한 것이고, 전자상거래 부분에서 알리바바가 아마존을 위협하기 위해선 아마존의 프라임이라는 경험을 깨뜨릴 수 있어야 가능합니다.
 
 


 애초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기반의 기업이지만, 전체를 보면 알리바바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마존을 넘어서는 것보다 그룹을 확장하는 것에 중점을 둬야합니다. 그것이 알리바바의 평가를 엇갈리게 하는 부분인데, 그런 점에서 아마존과의 경쟁을 볼 때, 알리바바가 규모만으로 아마존을 제압했다고 분석하는 건 너무 앞서간 것입니다. 무엇보다 프라임 고객이 혜택을 버리고, 당장 알리바바를 이용해야 할 이유가 없으며, 미국 진출이 제대로 이뤄진 상황도 아니므로 아마존이 여전히 전자상거래의 제왕입니다.
 
 물론 영원히 그럴 것이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단지 알리바바가 미국 진출을 원하고, 제왕을 자리에서 끌어내리기 위해서는 아마존이 제공하는 경험과 경쟁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이 아직 따라잡지 못한 아마존의 매출에 근접하는 방법이라는 겁니다.
 
 아마존은 생존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알리바바의 성장과는 별개로 그것이 쉽게 무너질 것이라 생각하진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