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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북-포토샵, 클라우드 컴퓨팅의 승리를 보여주다


 저렴한 가격, 주로 웹을 이용하는 사용자라면 반길만한 크롬북의 단점은 '윈도나 맥의 강력한 소프트웨어를 실행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지원하지 않는 것은 둘째치고, 지원하도록 제작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 개념이 자리 잡으면서 가능성은 꾸준히 있었고, 결국은 실행될 것이었습니다.
 


크롬북-포토샵, 클라우드 컴퓨팅의 승리를 보여주다
 
 '그럼 강력한 소프트웨어란 어떤 걸 얘기하는 걸까?', 라고 몇 개 나열하면 MS 오피스나 어도비 제품군 등이 되겠죠. 보편적이니까요. 이미 MS 오피스는 웹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네이티브 앱 수준으로 사용하긴 어렵지만, 어쨌든 가능하고, 웹 기술이 발전할수록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 언젠가는 될 겁니다. 그리고 어도비의 '포토샵'입니다.
 
 


 포토샵은 사진 편집 도구의 정점이자 PC를 사용하는 이유를 하나로 대변할 수도 있는 아주 강력한 소프트웨어입니다. 어도비는 지난해부터 크리에이티브 스위트(CS)를 중단하고,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CC) 체제로 전환했습니다. 모든 제품군을 클라우드를 통해 관리하고, 구독할 수 있도록 하며, 항상 최신 버전을 유지할 수 있게 말이죠. 말은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어도비는 완전히 클라우드로 넘어갔습니다. 구매가 아닌 구독으로 넘어갔기에 어도비 플랫폼의 확장은 구독을 늘리기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구독했을 때, 그만큼 소비자가 이익을 본다는 느낌을 더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29일, 구글은 공식 크롬 블로그를 통해 '크롬북에서 포토샵을 스트리밍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모든 크롬북에서 가능한 것이 아니라 베타 버전으로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를 구독 중인 교육 기관 사용자에 한해서 우선 제공됩니다. 단지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를 구독하고 있으면 크롬북에서 스트리밍으로 포토샵을 사용할 수 있는 겁니다.
 
 사실 이 내용만 놓고 보면 부정적인 면이 먼저 생각납니다. 일단 '크롬북으로 포토샵을 사용해야 할 이유가 과연 있을까?'입니다. 최상의 포토샵 경험을 얻으려는 소비자는 굳이 떨어지는 성능과 가격으로 승부를 하는 크롬북으로 포토샵을 사용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오토데스트의 픽슬러(Pixlr)와 같은 사진 편집 앱은 크롬을 지원하고 있어서 훨씬 가볍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유용성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두 번째로 '클라우드'라는 점도 그렇습니다. 제대로 작동하느냐를 떠나서 클라우드를 통해 파일을 관리해야 하고, 저장공간을 탑재한 크롬북도 나오는 추세지만, 따로 파일을 보관하기에는 클라우드를 필수적으로 이용해야 합니다.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회의감이 있다면 꺼려질 부분입니다.
 
 그런데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클라우드 컴퓨팅의 가능성과 활용하기에 따른 클라우드 컴퓨팅의 승리를 보여줬습니다.
 
 


 포토샵은 첫발입니다. 어도비는 포토샵 외 제품군도 크롬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셈이며, 스트리밍 방식은 크롬뿐 아니라 어떤 플랫폼에서든 동작하게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윈도나 맥에서 크롬처럼 구독하면서도 스트리밍 하는 사용자는 찾기 어렵겠지만, 강력한 응용프로그램의 부재에 허덕여야 했던 크롬에는 적절합니다. 만약 클라우드 컴퓨팅과 필요한 전제가 지금 수준으로 갖춰지지 않았다면 크롬북은 그대로 깡통 이상의 성능을 보여주지 못했을 테죠. 크롬북의 빗장을 풀도록 한 것이 클라우드 컴퓨팅인 겁니다.
 
 오랜 시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발전을 이겨내야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과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새로운 플랫폼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셈입니다. 이는 크롬 외 더 많은 플랫폼 확장을 염두에 두도록 합니다. 당연하게도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포토샵을 실행할 수 있다고 해서 모든 가능성이 열리는 건 아닙니다. 상기했던 부정적인 면이 존재하고, 크롬북에서 포토샵을 사용하는 건 보조적인 역할 이상이 되지 못합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크롬북의 성능이 올라가서 원활하게 실행할 수 있고, 저장 공간도 늘어나서 클라우드와 병행하여 크롬북을 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어떻겠는가 하는 겁니다. 포토샵이 PC 사용을 대변하는 존재라면, 크롬북의 사용도 대변할 수 있습니다. '크롬북을 왜 사용하느냐?'하는 질문에 '포토샵을 쓰기 위해서'라고 대답할 수 있다는 건 플랫폼의 가치부터 바꿔놓습니다.
 
 그게 클라우드 컴퓨팅의 가능성이자 새로운 플랫폼의 가치를 빠르게 높여 시장 진입을 수월하게 하는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저렴한 크롬북으로 포토샵의 사용이 수월하다면 교육 시장에서 크롬북을 교육용으로 전환하는 비중도 늘어날 테고, 그건 기존 교육 시장을 잠식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또는 소기업이나 개인 사용자에게도 유용합니다. 구독료를 폭넓게 활용하기 위해선 휴대 기기에서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필요한데, 포토샵을 제대로 구동할 수 있는 랩톱을 구매하는 것보다 스트리밍을 지원하는 크롬북이 더 저렴하고, 클라우드를 통한 협업으로 관리도 수월해집니다.
 
 변한 건 없는데, 변하게 하는 것이 클라우드이며, 크롬북에서 작동하는 포토샵이 방증하고 있습니다.
 
 


 이는 세부적으로 두 가지를 의미합니다. 하나는 크롬북의 확장입니다. 웹 앱과 웹 앱 기반의 데스크톱 앱을 제공하던 크롬에 본격적으로 스트리밍 앱이 제공됩니다. 크롬의 활용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겠죠.
 
 하나는 어도비 CC의 안착입니다. 지난해, 어도비 계정 암호 유출이 논란되면서 CC로 전환한 것에 대한 불신도 커졌습니다. 그러나 크롬북 스트리밍은 CC가 여전히 어도비의 최전선 전략임을 증명하고, 계획대로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플랫폼을 확장하는 전략에 안착했습니다.
 
 PC 시장이 침체인 상황에서도 크롬북의 상승세는 돋보입니다. 포토샵 지원으로 크롬북 사용자층도 넓혔습니다. '결국, 클라우드'라는 명제를 잘 풀어냈으며, 상승세인 크롬북을 더 이끌만한 조건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클라우드 컴퓨팅의 승리를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