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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스퀘어가 애플 페이와 함께하는 방법


 구글이 주도하는 NFC 진영의 가장 큰 경쟁자는 스퀘어를 필두로 한 결제 업체들이었습니다. 구글은 구글 월렛의 가맹점을 늘리는 데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고, 덕분에 NFC 결제가 쉽진 않았습니다. 반면, 스퀘어나 페이팔은 착실히 가맹점을 늘리면서 스마트폰에 장착할 수 있는 단말기로 카드 결제하여 모바일 결제 점유율을 올렸습니다.
 


스퀘어가 애플 페이와 함께하는 방법
 
 NFC를 도입하지 않고, 패스북으로 바코드 결제를 한동안 밀었던 애플은 어찌 보면 스퀘어의 우군이었습니다. 실제로 애플은 스퀘어에 대한 얘기를 공식 웹 페이지에 싣는 등 구글이 주도하는 NFC와 신경전을 벌였죠. 그랬던 애플이 애플 페이와 함께 NFC 결제를 시작했습니다. 기존의 NFC 결제와 똑같다고 할 순 없지만, 플라스틱 카드 결제를 유지하는 스퀘어로서 달가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월 그린의 모바일 결제는 애플 페이 덕분에 2배나 증가했고, 맥도날드의 비접촉 결제의 50%를 애플 페이가 차지합니다. 미시간 주 200여 개의 식료품점에 애플 페이가 도입되었으며, 이는 기존 NFC 결제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성적입니다. 애플 페이가 모바일 결제 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 보니 NFC 결제에 전혀 접근하지 않았던 스퀘어는 결정해야 했습니다. 이전처럼 스마트폰에 장착하는 단말기로 플라스틱 카드 결제를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NFC 결제로 애플과 경쟁하거나 애플 페이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을 것인지 말입니다.
 
 22일, 스퀘어 창업자 잭 도시는 CNN과 인터뷰에서 애플 페이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지원은 내년부터 진행할 예정이지만, 오래 걸리진 않을 것입니다.
 
 도시는 NFC 결제가 가능한 새로운 단말기를 내놓는 것이 될거라 설명했는데, 이는 애플 페이뿐만 아니라 구글 월렛도 포함하는 것이 되리라고 보입니다. 그동안 스퀘어와 구글 월렛은 경쟁 관계였지만, 애플 페이의 성장이 스퀘어가 NFC와 경쟁하는 것이 아닌 품게 한 겁니다. Ars Technica는 '구글 월렛의 사용률이 50% 수준 향상했다.'고 전했으며, 이는 애플 페이 탓으로 덩달아 성장한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어찌 되었든 NFC 결제가 성장하고, 플라스틱 카드 사용이 줄어들면 스퀘어도 NFC 결제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다만, 새로운 단말기를 내놓는 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스퀘어의 강점은 '저렴한 비용의 결제 시스템 구축'입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장착할 수 있는 카드 단말기뿐만 아니라 아이패드로 POS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스퀘어 스탠드(Square Stand)'라는 거치형 제품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한, 스퀘어로 결제했을 때에 결제 동향을 분석하고, 재고 관리나 온라인 마켓 설치 솔루션까지 결제에 필요한 지원을 거의 다 제공합니다. 하나의 결제 플랫폼으로서 고객이 쉽게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것이 스퀘어가 가맹점을 빠르게 늘릴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특히 소상공인에게 인기가 좋고, 푸드트럭이나 벼룩시장 등에서도 스퀘어 활용이 늘면서 현재까지 가맹점은 100만 개 정도입니다. 중요한 건 이들 가맹점이 대형 체인점보다 새로운 결제 시스템 도입에 미지근할 수 있는 작은 가게들이라는 것인데, 스퀘어가 기존 가맹점을 대상으로 NFC 결제가 가능한 단말기를 제공하면 스퀘어의 관리하에 소상공인은 애플 페이도 쉽게 도입할 수 있습니다.
 
 스퀘어의 카드 단말기의 가격은 10달러이고, POS는 스탠드만 구매할 때 99달러입니다. NFC 결제를 허용하더라도 가격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소상공인은 10달러 수준에서 애플 페이를 도입할 수 있는 것입니다.
 
 현재 애플은 대형 체인점을 대상으로 가맹점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만 결제 성과를 올릴 수 있고, 애플 페이의 평가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결제 시장에 머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부족한 점이 소상공인의 애플 페이 접근인데, 스퀘어가 결제 플랫폼으로서 애플 페이 도입으로 확장하게 되면서 소상공인이 애플 페이에 접근하기 수월해졌습니다.
 
 그리고 애플 페이로 결제한 정보도 스퀘어를 통해 분석할 수 있고, 스퀘어가 가장 잘 파고들 수 있는 분야입니다. 무엇보다 애플 페이 적용이 애플에만 득이 되는 게 아니라 스퀘어가 소상공인 가맹점을 늘리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애플이 개별적으로 관리할 수 없는 영역을 스퀘어가 관리하게 됨으로써 둘은 강력한 파트너가 됩니다. 틈새 결제 시장까지 애플이 파고들 여지를 주고, 스퀘어의 가맹점을 늘릴 새로운 확장 수단이 등장한 셈이니까요.
 
 


 스퀘어는 NFC와 경쟁하는 것 대신 함께할 수 있는 쪽으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상당히 긍정적인 결정입니다. 단지 애플과 협력하는 위치가 된 탓이 아니라 경쟁자인 페이팔과 다른 경쟁력을 얻게 되었으며, 지난 8월에 늦게 모바일 카드 결제 시스템을 출시한 아마존과의 가맹점 경쟁에서도 앞설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NFC 결제가 이대로 순항한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스퀘어로 결제하는 곳은 NFC 결제도 가능하다는 걸 강조할 수 있다면 경쟁에 탄력을 받으면서 NFC 결제의 성장 수혜를 제대로 챙길 수 있습니다.
 
 기존 스퀘어의 결제 방식에 애플 페이를 도입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거기다 스퀘어 마켓을 통한 온라인 판매, 레스토랑 예약까지 스퀘어가 관여할 수 있습니다. 수수료 경쟁에 지쳐가는 상황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 스퀘어가 어떤 성적을 낼 수 있을지 매우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