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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Google

유튜브, 음악 저작권으로 10억 달러 소송에 직면하다

via_Music Row Girl


 지난달, 테일러 스위프트와 스포티파이의 스트리밍 분쟁은 성장하는 스트리밍 산업에 제동 역할을 했습니다. 문제는 음악 산업이 스트리밍으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충분한 담론 없이 스위프트가 스포티파이와의 연결을 끊어버렸다는 겁니다. 금전적인 문제에 대해서 화가 나는 것은 이해하지만, 적절한 방법은 아니었다는 것이죠.
 


유튜브, 음악 저작권으로 10억 달러 소송에 직면하다
 
 스위프트의 행동은 스트리밍 업체와 저작권자의 골만 깊어지게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발판이 되어 꽤 합리적인 접근도 이뤄졌습니다. 글로벌 뮤직 라이츠(Global Music Rights ; GMR)가 지난달 유튜브에 자사 고객의 음악이 사용된 2만 개의 동영상을 삭제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서한을 보낸 것입니다.
 
 


 USA Today는 '유튜브가 음악 저작권으로 10억 달러 소송에 직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GMR은 존 레넌(John Lennon),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 등 자사 고객 46명의 음악 저작권 보호를 골자로 구글과 소송에 들어가며, 10억 달러를 손해배상청구액으로 제시한 겁니다.
 
 GMR이 소송에 나선 것은 수익 분배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구글은 유료로 유튜브에 등록된 음원을 들을 수 있는 서비스인 '유튜브 뮤직키(YouTube Music Key)'의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뮤직키는 9.99달러의 한 달 구독료를 지급하면 광고 없이 유튜브에 등록된 모든 곡을 들을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인데, 중요한 건 뮤직키에서 음원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저작권자와의 협의는 빠져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구글은 저작권자가 과거 유튜브에 음원이 담긴 동영상을 유통하도록 한 권한을 이용해서 뮤직키를 내놓았는데, 그에 따른 수익 분배가 저작권자와 직접 이뤄지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나 구글은 권한에 맞춰서 음원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스위프트 건처럼 수익 분배가 발단인 건 똑같습니다. 다만, GMR은 이 분쟁을 상당히 합리적으로 이끌고 있으며, 덕분에 스위프트의 행동에 스트리밍 이용자들이 반발했던 것과 달리 스트리밍의 수익 분배를 제대로 찔러넣고 있다는 점이 전혀 다릅니다. GMR이 합리적이었던 건 구글에 먼저 직접 삭제하라는 요청을 했다는 것에 있습니다.
 
 

via_Independent


 GMR의 어빙 아조프(Irving Azoff)는 '앞서 구글에 2번의 삭제 요청을 했지만, 구체적인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스위프트처럼 완전히 등을 돌리는 선택을 할 수도 있었으나 그러지 않았던 것은 스트리밍 산업을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에 있으며, 2만여 곡을 하루 만에 서비스에서 빼버릴 수 없는 구글을 압박함으로써 소송으로 이끌어 명확한 선례를 남기기 위함입니다.
 
 만약 GMR이 소송에서 이긴다면 구글은 뮤직키에 대한 방향을 전환할 수밖에 없고, 그것이 앞으로 스트리밍 저작권에 돌아가는 몫을 명확하게 할 지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GMR과 스위프트를 엮어서 저작권자들이 무작정 돈이 되지 않으니 서비스를 공격한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정확히는 스위프트의 행동은 사탕을 얻고 싶은 아이의 억지라면, 'GMR이 스트리밍 수익 분배에 대한 담론을 제대로 수면으로 끌어올렸으며, 스트리밍 산업이 고착하는 매우 중요한 지점을 만들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아조프는 유튜브를 목표로 하는 이유에 대해서 '스포티파이나 판도라 등의 서비스는 적어도 협조적이다.'라면서 '우리 고객은 유튜브를 최악의 범죄자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구글의 태도를 지적한 것이기도 하지만, 스포티파이나 판도라 등의 서비스를 포함하기보다 월 이용자 10억 명의 유튜브와의 법정 싸움에서 승소하는 게 나머지 스트리밍 서비스와 협력하는 발판을 마련하기 수월하리라 판단한 모양입니다.
 
 물론 음원 스트리밍 이용자는 유튜브보다 나머지 서비스가 더 많지만, 유튜브는 음원뿐만 아니라 동영상까지 관여하기에 그에 대한 저작권을 명확히 해야만 저작권자가 스트리밍 산업에 관여할 여지를 만들 수 있다는 게 GMR의 생각이죠.
 
 


 필자는 이번 소송이 이후 스트리밍 서비스의 갈림길을 결정할 매우 중요한 사안이 되리라 봅니다. GMR이 승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아조프를 인터뷰한 The Hollywood Reporter는 구글이 최소 2억 달러에서 최대 30억 달러까지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스트리밍과 관련한 수익 분배 구조가 개선될 상황을 연출할 수 있죠. 스트리밍 서비스뿐만 아니라 중간의 유통사들도 스트리밍 산업으로 이억을 얻으려면 저작권자에 돌려주는 비용을 수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스트리밍 산업은 더 어두워질 테고, 유통사들은 그걸 바라지 않으니까요.
 
 가령 반대로 구글이 이겨도 마찬가지입니다. 구글이 승소하면 GMR은 자사 고객의 음악을 유튜브에서 빼버릴 명분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이를 발단으로 다른 저작권자가 유튜브에서 발을 뺄 상황을 연출할 수 있겠죠. 그럼 현재 비협조적으로 권리만 주장하는 구글도 어쩔 수 없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합니다. 그 여지를 GMR이 아주 영리하게 열어놓은 것입니다.
 
 누군가는 '가수들이 돈을 더 벌기 위해 기술 산업을 저해한다.'라고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배분을 가수 쪽으로 돌리는 것이 핵심이 아니라 담론할 원탁을 마련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제 제대로 얘기해볼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