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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Google

구글, 네스트를 통한 사물인터넷 플랫폼


 전 애플 직원으로 유명한 토니 파델(Tony Fadell)은 2010년, 맷 로저스(Matt Rogers)와 함께 네스트(Nest)를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월에 구글은 네스트를 32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고작 3년밖에 되지 않은 회사였으나 200여 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힌 사물인터넷 기업인 네스트를 구글이 인수했다는 사실은 꽤 중요한 소식이었습니다.
 


구글, 네스트를 통한 사물인터넷 플랫폼
 
 CES 2015에서 사물인터넷은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할 것입니다. 그러나 사물인터넷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게 나타나는 면도 있습니다. 아직 사물인터넷 시장을 지탱할만한 플랫폼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여 포괄적인 사물인터넷이 아닌 스마트폰과 제품 간 연결만 중점을 둔 제품들이 넘쳐나고 있죠.
 
 


 포브스는 '세계 최대 가정 보안 업체인 ADT와 구글이 손을 잡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미 구글과 ADT는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협력을 골자로 하는 제휴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논의가 긍정적이라면 큰 걸림돌 없이 양사는 함께 움직일 것입니다.
 
 ADT가 구글에 관심을 두는 건 다름 아닌 네스트라는 존재 탓입니다. ADT는 사물인터넷 시장의 확대로 사업이 매우 위협받고 있습니다. 가령 집에 쉽게 설치할 수 있는 카메라나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도어락 시스템 등은 이제 아주 간단히 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기기들이 보안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소비자가 해당 제품들을 구매하면서 ADT가 제공하는 비슷한 서비스에 접근하지 않게 되는 점이 문제입니다.
 
 ADT도 스마트 홈(Smart Home)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CCTV나 가스 관리 시스템, 비상벨 등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꾸준히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물인터넷 시장은 플랫폼 중심이 아닌 아직은 아이디어에 따라 특정한 제품을 선택하는 데 쏠린 지점입니다.
 
 ADT가 구글과 제휴를 하고자 하는 배경입니다. 반대로 구글은 ADT가 보유한 회원들에게 네스트의 제품을 제공할 수 있고, ADT의 스마트 홈 사업에 주요 플랫폼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이는 구글이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구축하기에 중요한 단초가 될 것입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구글이 사물인터넷을 위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제공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다만, 이미 나온 사물인터넷 제품 중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설계한 제품이 상당히 많고, 형태와 용도가 매우 다양한 사물인터넷을 단일 운영체제만으로 제어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나오더라도 좀 더 시간이 필요하겠죠.
 
 또한, 해당 운영체제를 제시했을 때 구글이 플랫폼을 주도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라는 운영체제만으로 플랫폼 주권을 얻은 것이 아니라 여러 콘텐츠를 묶어두면서 안드로이드를 사용하게 하고, 안드로이드 정책을 이행하도록 할 수 있었지만, 사물인터넷은 전혀 다른 분야입니다.
 
 그래서 구글이 집중하고자 하는 것이 네스트입니다. 이달 구글은 네스트에 자사 가상 비서 시스템인 구글 나우를 포함했습니다. 음성 명령으로 온도를 조절할 수 있게 된 거죠. 사용자가 집에 도착할 지점을 파악하고, 미리 온도를 조절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재미있는 건 해당 기능을 iOS 제품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구글은 사물인터넷과 스마트폰 시장을 완전히 분리했습니다. 그래서 네스트가 멀티플랫폼을 지원하도록 하고, 대신 네스트의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한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현재는 네스트는 온도 조절 장치와 화제 경보기 등을 제공하지만, 상기했듯이 ADT와의 제휴를 통해서 네스트와 구글 나우의 연결을 ADT의 보안 시스템이나 가스 조절 시스템과 연결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본래 사물인터넷이라는 개념이 이런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구글이 인수한 드롭캠 등 여타 사물인터넷 업체들과 플랫폼을 연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사물 간 연결이 아니라 스마트폰은 리모컨에 불과하고, 네스트를 중심으로 집안의 사물들을 연결하고, 이를 스마트폰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구축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네스트를 사물인터넷 플랫폼의 주권을 마련하는 괜찮은 방법입니다. 여기서 확장한다면 네스트와 연결할 수 있는 서드파티 사물인터넷 제품을 지원하는 것으로 네스트를 기본으로 하는 플랫폼 사업을 사물인터넷 시장에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어찌 생각하면 ADT는 스마트폰 시장의 삼성과 비슷한 위치입니다. 기존 사업이 위협받고 있고, 구글과 손을 잡으며, 구글 플랫폼을 이용하여 생존하는 방식을 택했죠. 결과도 비슷할 것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으나 구글은 이미 해당 방식으로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성장하는 데 성공한 전적이 있습니다.
 
 비슷하게 흘러간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겁니다. 대신 네스트라는 하드웨어를 중심에 둔다는 점에서 구글이 플랫폼 사업에 성공하려면 네스트 제품을 꾸준히 판매하고, 현재 고객들의 만족도를 유지할 수 있어야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확장하기 수월할 것입니다.
 
 필자는 사물인터넷도 결국에는 플랫폼 사업이 중심이 되는 시장이 될 것이라 봅니다. 그리고 플랫폼 사업을 진행하는 데 가장 근접한 기업이 구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구글이 네스트를 통한 사물인터넷 플랫폼 구축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