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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Google

구글 플러스, 전환이 필요한 지점


 놀랍게도 구글 플러스가 서비스를 시작한 지 4년 차가 되었습니다. 필자는 아직 구글이 용케 이 서비스를 버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흥미로우며, 그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서비스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쉽게 내칠 수 있는 서비스는 아니죠.
 


구글 플러스, 전환이 필요한 지점
 
 지난해, 구글 플러스를 총괄했던 빅 군도트라(Vic Gundotra)는 구글을 떠났습니다. 그는 구글 플러스를 통해 구글 계정과 서비스를 통합하고, 이를 토대로 한 소셜 플랫폼을 마련하는 걸 구글 플러스의 목표로 삼았으나 구글을 떠나면서 구글 플러스가 휘청거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지난해 9월에 구글은 구글 계정 생성 시 자동으로 구글 플러스에 가입하게 했던 정책을 선택할 수 있도록 변경했습니다. 여전히 유튜브에 댓글을 작성하기 위해선 구글 플러스 계정이 필요하지만, 무작정 구글 계정과 연결한 구글 플러스 가입자 늘리기를 중단했다고 볼 수 있었죠.
 
 일각에서는 구글 플러스 가입 선택이 구글 플러스 중단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구글 플러스는 서비스 시작부터 가입자 늘리기에 모든 힘을 쏟았고, 가입자가 빠르게 늘어나긴 했으나 실제 사용하는 사용자는 없는 '유령 도시'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그럼에도 가입자를 늘려야 실사용자가 늘 것으로 생각한 구글은 유튜브에 구글 플러스를 통합하는 등의 정책을 밀어붙였습니다. 비판도 컸지만, 현재도 유지하고 있다는 걸 보면 꽤 효과가 있다는 방증인 셈입니다.
 
 그럼에도 직접 가입자를 늘릴 방법을 변경했으니 중단하기 위한 순서로 볼 수 있죠. 대신 유튜브나 구글 플레이, 게임 등 다른 서비스와 구글 플러스의 연동을 끊어버린 건 아니므로 간접적으로 가입자를 늘릴 방법은 여전히 존재하는 겁니다. 되레 간접적으로 가입자를 늘림으로써 실사용자를 늘릴 기회가 커진 것입니다.
 
 어쨌든 몇몇 서비스는 구글 플러스에 가입해야 이용할 수 있고, 그 점을 통해 구글은 계속 구글 플러스 가입자를 늘릴 수 있습니다. 거기다 가입 유형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함이므로 실사용을 확대하는 정책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사용자들이 구글 플러스를 어떤 서비스로 인지하고 있느냐입니다.
 
 


 실사용이 늘어나더라도 구글 플러스를 이용하는 건 온전한 소셜 활동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사용자가 구글 플러스를 인식하는 수준은 별도의 프로필 서비스이고, 프로필의 사용이 늘어날 뿐 실질적인 소셜 활동이 프로필 사용만큼 일어나지 않는 겁니다.
 
 그런데 현재 구글 플러스의 상황을 페이스북은 이미 겪었습니다. 페이스북은 한 때 프로필 기능을 강화하고, 프로필을 통해서 여러 서비스와 연동하는 것으로 소셜 활동을 늘리는 데 집중했습니다. 서비스와의 연동을 공유함으로써 다른 사용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고, 이를 토대로 수익 모델을 만들려는 것이었죠.
 
 하지만 꾸준히 소셜 활동을 늘리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주요 수익 모델로 내세우기에 프로필은 무언가 부족했던 겁니다. 페이스북 자체만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여타 서비스와 시너지를 내더라도 모든 사용자가 그걸 공유할 것으로 착각한 것이 큰 문제였습니다. 그러자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프로필을 공개하는 쪽이 아니라 숨길 수 있도록 방향을 전환했고, 대신 페이스북 내 콘텐츠를 늘리면서 이를 공유하도록 뉴스피드를 강조했습니다. 결과도 성공적이었습니다.
 
 구글 플러스는 외부 서비스보다 자사 서비스와 연동이 강력하므로 페이스북과 똑같은 고민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이미 사용자들이 구글 플러스를 강제적인 프로필 서비스로 보고 있고, 반대로 생각하면 페이스북이 성공하지 못했던 것을 구글이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과 같습니다. 페이스북처럼 소셜 활동을 늘리기에 구글 플러스는 너무 늙었습니다.
 
 구글이 구글 플러스의 방향을 전환해야 하는 지점이 되었다는 것이며, 어느 정도 방향도 정해졌습니다. 물론 구글이 처음 구글 플러스에 기대했던 목표를 달성하긴 어렵겠지만, 수많은 구글 계정과 안드로이드 점유율을 토대로 프로필 사업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 그나마 살아날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상기한 것처럼 구글 플러스가 프로필 기반 서비스로 성장하기 위해선 페이스북처럼 공유에 집중한 소셜 활동에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프로필의 공개 범위와 서비스 접근 권한을 분명히 하여야 그나마 구글 플러스가 살아남을 방법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단지 구글 플러스가 살아날 생각이 없다면 프로필 기반의 성장을 이뤄지지 않을 테고, 올해 안에 문을 닫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글 플러스가 좋은 품질의 미디어 편집 기능을 탑재하면서 기술력은 인정받으나 결국 사람이 모여야 하는 소셜 서비스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구글 플러스 내부에서 성장할 가능성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필자가 전환의 지점으로 얘기한 것이 프로필을 통한 외부 서비스에서의 소셜 활동이며, 구글이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