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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레이저 OSVR, VR 게임 경쟁 유발


 VR 제품은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종이로 만든 카드보드나 스마트폰을 장착할 수 있는 제품도 많죠. 그러나 줄곧 시장에 문을 두드린 여타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의 개선형이 대부분이며, 본래 목적으로 한 게임용 HMD보다 저가 HMD에 눈을 돌린 VR 제품이 전부입니다.
 


레이저 OSVR, VR 게임 경쟁 유발
 
 그런 중에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의 오큘러스 VR은 급하게 보급에 뛰어든 것이 아니라 착실히 게임용 가상현실을 제대로 구현하고자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 소비자 모델의 오큘러스 리프트 출시가 올해로 알려지면서 지금과는 다른 VR 생태계에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많은 게이머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독보적'이라고 할 만합니다.
 
 


 게이밍 제품 전문 업체 레이저(Razer)는 CES 2015에서 새로운 게임용 VR 프로젝트를 선보였습니다. 'OSVR(Open Source Virtual Reality)'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오픈소스를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특이한 건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조차 HMD를 제작할 수 있도록 해커 개발자 키트(Hacker Dev Kits)의 MDK를 무료로 제공하며, 오큘러스 리프트처럼 올해 9월쯤에 개발자 키트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오큘러스 VR도 오픈소스로 플랫폼을 확장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시작부터 오픈소스로 개방하여 접근한 게임용 VR은 레이저의 OSVR이 처음입니다.
 
 레이저와 함께 게이밍 가상현실 개발에 VR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동작 추적 시스템인 스템(STEM)을 개발한 '식스센스(Sixense)'나 마찬가지 동작 인식으로 주목받은 '립모션(Leap motion)', 전방향 트레드밀을 개발한 '버툭스(Virtuix)' 등 20여 개 업체가 참여했는데, 업체 대부분이 오큘러스 리프트를 기반으로 개발을 진행해온 업체이므로 OSVR이 오큘러스 리프트처럼 생태계를 갖추기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으리라고 보입니다.
 
 오픈소스 전략이 먹혀든 것이기도 하며, 식스센스와 같은 업체는 앞서 레이저와 협력하여 동작 추적 기기인 '히드라(Hydra)'를 개발하기도 했었습니다. 레이저가 VR 시장에 눈독을 들인 게 처음도 아닐뿐더러, 단지 오큘러스에 집중한 개발자 환경을 보다 풍부하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아예 VR 제품을 내놓았다는 겁니다.
 
 


 레이저가 내놓은 OSVR이 가지는 위치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오큘러스 리프트가 등장한 후 VR 게임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구심점은 무조건 오큘러스 리프트였습니다. 그 밖의 VR 제품들은 대개 기존 HDM보다 저렴한 단가의 오큘러스 방식을 채용하여 HDM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에 참여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오큘러스 VR의 프로젝트 진행에 따라서 VR 게임 시장이 좌우된다고 볼 수도 있었던 겁니다. 확실히 오큘러스가 페이스북에 흡수된 후 자금 걱정 없이 개발에 몰두할 수 있게 된 건 맞지만, 오큘러스 VR이 독보적인 위치가 되면서 외부 개발에서는 유연함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OSVR이 등장하면서 개발자들은 양쪽 게임용 VR 생태계에 함께 접근해야 하며, 이는 VR 생태계를 둔 경쟁의 단초가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OSVR이 오픈소스를 표방하고 나온 탓에 유연함이 극대화하고, 오큘러스 리프트 생태계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합니다. 가령 오큘러스 리프트보다 나은 OSVR의 접근이 수월하다면 현재 주도권을 뒤집거나 오큘러스 리프트가 따라갈 여지를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또한, 오큘러스 리프트와 OSVR에 참여한 외부 업체가 비슷하다는 건 게임용 VR 생태계에 기준이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며, 다른 게임용 VR 제품이 진입하기 쉽도록 활로를 넓히는 역할도 할 것입니다.
 
 PC의 외부 연결이 표준화된 것처럼 VR 생태계가 단단해지는 데 새로운 게임용 VR 프로젝트 등장은 경쟁은 꼭 필요했습니다. 그 포문을 레이저가 열었고, 올해 오큘러스 리프트와의 경쟁은 매우 흥미진진해지겠죠. 그리고 경쟁만큼 게임용 VR의 보급이 가까워지리라 봅니다.
 



 다만, 오큘러스 VR은 일반용 오큘러스 리프트를 올해 내놓겠다고 했으나 OSVR은 9월 초 개발자 키트를 내놓는 게 고작입니다. 소비자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맞붙기는 조금 뒤의 일일 테고, OSVR가 꼭 오큘러스 리프트의 강력한 경쟁자로 남을 수 있다고 단정할 순 없습니다.
 
 핵심은 현재 게임용 VR의 제대로인 경쟁자가 나타났다는 것이며, 그것으로 게임용 VR이 한층 성장할 가능성을 나타냈다는 겁니다.
 
 올해 게임용 VR이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