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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애플 워치, 배터리 문제는 사용자 경험 조정이 관건


 애플이 개발한 스마트워치, '애플 워치(Apple Watch)'의 출시는 3월이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개월 정도 남은 것인데, 애플은 애플 워치를 발표할 당시 명확한 배터리 수명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획기적인 배터리 해결책이 없다면 여타 스마트워치와 비슷하거나 낮은 사용 시간을 보여줄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었죠.
 


애플 워치, 배터리 문제는 사용자 경험 조정이 관건
 
 배터리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지만,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 필자는 믿습니다. 하지만 출시를 앞둔 애플 워치의 시간까지 해결하기는 빠듯합니다. 애플은 올해 애플 워치의 출시를 계획했고, 웨어러블 시장에 뛰어들기로 했기에 경쟁사와의 플랫폼 경쟁도 치열해질 것입니다. 이미 '워치킷(WatchKit)'으로 개발자를 끌어들인 상황에서 시간을 끄는 건 현명한 선택이 아닙니다.
 
 


 9to5Mac은 '애플의 목표는 애플 워치를 일반적으로 사용했을 때, 19시간 동안 동작할 수 있게 하는 것.'고 말했습니다. 보도는 '내부 소식통을 따르면 2~3일의 대기 시간, 게임 등 무거운 앱은 연속해서 2.5시간, 표준 앱인 3.5시간 수준으로 동작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애플의 공식적인 자료는 아니므로 실제 제품의 배터리가 더 오래갈 수도 있겠지만, 9to5Mac은 '강력한 프로세서'를 원인으로 꼽으면서 '애플 워치에 탑재한 S1칩은 아이팟터치에 탑재한 A5칩과 성능이 비슷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토대로 배터리 시간을 산정하면 어느 정도 설득력은 있습니다.
 
 소비자가 기대하는 건 배터리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겠으나 애플은 이미 '매일 밤 충전해야 한다.'고 말한 만큼 하루 정도 쓸 수 있을 거라는 건 예상된 바입니다. 그러나 9to5Mac의 보도대로라면 여러 앱을 사용했을 때, 꼬박 하루를 사용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특히 많은 시간 애플 워치를 사용하는 고급 사용자가 있다면 밤이 아니더라도 사용 중간에 충전은 꼭 필요할 것입니다.
 
 작은 화면을 3시간 동안 연속해서 사용하는 사용자는 찾기 어렵겠지만, 시간을 확인하고, 몇 가지 앱을 하루 동안 실행하는 데 문제가 없어야 할 텐데, 만약 중간에 충전하여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걸리는 건 충전 방식입니다. 충전기를 휴대해야 한다는 건 둘째 치더라도 충전 시간이 짧지 않으면 고작 시계를 몇 시간을 더 사용하기 위해 콘센트를 찾아야 하고, 애플이 제시한 유도성 충전방식을 이용하려면 애플 워치를 손목에서 풀어야 합니다.
 
 애플은 이 충전방식에 대해 '애플 워치의 충전은 전혀 번거롭지 않아야 한다.'라며, '깜깜한 곳에서 잠이 덜 깬 채로 시계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쉽게 충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하고 있지만, 배터리가 하루를 버티지 못한다면 충전 방식도 의미가 없습니다. 휴대할 수 있는 충전 장치를 별도로 제공할 것인지 알 수 없기에 현재로선 큰 걸림돌이죠.
 
 


 애플이 고성능 프로세서를 사용했어야 하는 이유는 간단히 말해서 기능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애플은 애플 워치에 꽤 많은 기능을 탑재한 것과 함께 작은 화면에서 많은 걸 보여주도록 했습니다. 사진이나 지도 등을 작은 화면으로 깔끔하게 내보내기 위해선 나름의 선택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점이 배터리의 발목을 잡은 것인데, 예를 들어 미스핏의 샤인은 CR2032 원형 전지 하나로 최대 6개월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피트니스 전용 제품과 스마트워치를 표방한 애플 워치는 비교 대상으로 적절하진 않습니다. 다만,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건 작은 배터리로 샤인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건 활동량을 파악하는 것 외 달리 샤인을 사용할 일이 없다는 겁니다. 12개의 LED만 사용한다는 점도 고려해야겠지만, 사용자 경험을 피트니스 기능에 집중한 탓에 그 밖에 사용이 줄어들고, 덕분에 대부분 대기 시간 상태로 착용하여 배터리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죠.
 
 다시 애플 워치로 돌아와서 9to5Mac의 말대로라면 대기 시간은 2~3일 수준이지만, 사용량에 따라서 2시간 정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용자 경험을 어떻게 유도하느냐에 따라서 애플 워치를 하루 동안 사용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물론 모든 사용자의 사용 시간을 의도적으로 유도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사용자 경험을 몇 가지에 집중할 수 있다면 사용량을 줄이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그럼 스마트워치를 착용할 의미가 없잖아?'
 
 애플 워치만 보면 이 제품은 순전히 아이폰의 보조 제품입니다. 하지만 여러 서드파티 앱과 내부 기능들이 주 제품으로 인지하게 하는데, 실상 주머니 속 아이폰을 두고 손목만 바라볼 사용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미 여러 스마트워치가 이를 증명했죠. 단지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어렵거나 불편한 상황, 가령 이동 중이거나 알림이 왔으나 가방 속에 있어야 손목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럼에도 애플은 제품을 발표할 당시 여러 기능을 선보이기만 했을 뿐, 아이폰의 보조적인 제품임을 강조하지 않았습니다. 그 탓으로 애플 워치와 경쟁사 제품의 기능 비교만 관심이 쏠렸습니다.
 
 허나 중요한 건 애플 워치를 보조 수단으로서 확실히 사용자 경험을 옮겼을 때, 짧은 배터리에 대한 우려도 해소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애플 워치를 더 보게 하는 것보다 아이폰의 사용자 경험을 억지로 애플 워치로 옮기지만 않아도 사용자는 아이폰을 평소처럼 사용하는 대신 애플 워치의 보조를 받을 수 있습니다. 사실 그렇지 않은 스마트 워치는 현재 없다고 봐도 좋죠. 즉, 애플이 조정해야 하는 건 사용자들이 너무 많은 경험을 애플 워치에서 얻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지난 21일, 님블비트(NimbleBit)는 '레터패드(Letterpad)'라는 애플 워치에서 실행할 수 있는 단어 게임을 선보였습니다. 아홉 문자의 그리드를 연결하여 특정 주제와 관련한 단어를 만드는 것입니다. 주머니 속에 아이폰을 두고, 손목을 바라보면서 장시간 해당 게임을 즐길 사용자도 없겠지만, 정작 문제는 저런 기능을 포함한다는 점이 스마트워치의 존재에 근거를 마련하고, 스마트워치로 하여금 더 큰 사용자 경험을 기대하게 한다는 점입니다. 저런 게임을 붙들고 있으면 당연히 배터리는 금방 소진할 테죠.
 
 고성능 프로세서로 성능을 올리는 건 좋습니다. 그리하여 쾌적할 수만 있다면 문제될 건 없습니다. 그러나 그 성능이 스마트워치의 기능을 집중하지 못하도록 분산하고, 집중할 수 있는 몇 가지 기능 외 다른 기능까지 수용하고자 하는 건 스마트워치의 착용 의미를 부풀릴뿐만 아니라 배터리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보이도록 할 것입니다.
 
 헬스 케어, 알림, 결제, 개인 인증 등 연속적인 사용이 아닌 짤막한 사용자 경험이 스마트워치를 착용할 의미임을 제품으로 전달하고, 그 외 무거운 앱들이 핵심 기능이 아니라는 점을 애플은 확고히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적어도 배터리 성능을 대폭 개선할 수 있는 시점까지 말이죠.
 
 


 그도 그럴 것이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출시했을 때는 전화, 메시지, 이메일, 웹 브라우징이 주 기능이었습니다. 앱스토어도 없었고, 애초에 그런 기능을 다양하게 사용할만한 배터리를 갖추고 있지도 못했죠. 그래서 상기한 기능이 다른 스마트폰보다 나은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저 탈옥이라는 방법이 생기면서 게임 등을 마구 추가할 수 있게 되자 배터리 부족 현상이 심각해진 것이죠.
 
 그럼에도 사용자들은 배터리 소모를 인지하고 사용했었습니다. 혹 애플이 처음부터 아이폰에 게임 기능 등을 강조하고, 게임 파이를 키우고자 했다면 그렇지 않아도 없지 않았던 배터리에 대한 불만이 더 커졌을 겁니다. 똑같은 배터리 성능의 제품이라도 많은 기능으로 사용이 늘어나 배터리가 부족하다면 불만으로 이어질 테지만, 활용의 범위를 줄여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린다면 상대적으로 불만을 줄일 수 있으니까요.
 
 연속 사용 시간인 2.5~3.5시간을 일반적인 사용으로 19시간이 되게 하려면 애플은 애플 워치의 출시에 사용자 경험을 꼭 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확히는 애플이 19시간이라고 제시한 건 사용자 경험에 따른 시간입니다. 그저 그것이 다수 사용자를 만족하게 할만한 사용자 경험인지 고민해야 하며, 애플 워치의 방향도 명확히 하는 것으로 배터리 사용 시간에 대한 불만을 상쇄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애플 워치의 성공 쟁점이 배터리로 쏠리는 만큼 사용자 경험을 통한 조정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두고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