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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테슬라, 가정용 배터리팩 진출은 훌륭하다

via_Teslarati


테슬라는 전기차 업체입니다. 테슬라가 냉장고를 만들더라도 전기차 업체라는 게 바뀌진 않겠죠. 그러나 전기차만 내세워서 테슬라가 목표하는 바를 얘기하긴 어렵습니다. '전기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생산하는 업체'가 곧 테슬라의 정체성이 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테슬라는 대체 에너지 산업의 하나로 전기차를 선택한 것이며, 전기차를 통한 대체 에너지 활로를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테슬라, 가정용 배터리팩 진출은 훌륭하다
 
 테슬라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기차가 잘 팔려야 하는 게 우선입니다. 그러기에 현재 테슬라의 제품은 비싸며, 전기차에 대한 인식이 기존 가솔린 자동차만큼 올라오지도 않았습니다. 그것은 목표의 거리를 멀게 하는 것으로 전기차의 의의보다는 가솔린 차량과의 경쟁, 그에 따른 소비자 선택으로 테슬라의 전기차를 구매해야 하는 이유나 구매하고 싶은 욕구를 넓게 전달하지 못했었습니다.
 
 


 블룸버드는 '테슬라가 6개월 안으로 가정용 배터리팩을 생산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테슬라 공동 창업자인 JB 스트라우벨(JB Straubel)은 4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2개월 안으로 배터리팩을 공개하는 행사를 할 계획'이라며, '배터리팩은 전력 피크에 에너지를 분산하여 비용 절감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로 가전제품을 작동하거나 조명을 켜는 등 가정에서 전기를 써야 하는 곳에 곧장 사용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테슬라 CEO 엘론 머스크도 인터뷰에서 '멋있는 가정용 배터리팩을 만드는 것에 고민 중'이라고 말한 바 있으며, 이 배터리팩이 가정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는 건 '전선으로 충분히 가정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는데, 배터리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가?'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태양광으로 배터리팩을 충전하여 필요할 때 활용하는 가정이 늘고 있는데, 비슷합니다. 전기세가 오르는 전력 피크 때 미리 충전한 배터리팩의 전기를 쓰게 한다는 게 테슬라의 계획입니다. 대신 배터리팩을 이용하는 것이 생소한 것도 아니고, 가정용 배터리팩을 설치하는 집이 늘어나는 시기이므로 어찌 보면 테슬라도 동향에 맞춰 배터리팩을 출시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테슬라의 배터리팩 전략이 동향에 맞춘 배터리 판매 전략이라고 볼 순 없습니다. 상기했듯이 테슬라는 자동차 업체니까요.
 
 


 네스트(Nest)는 전력 피크 시간에 배터리 충전이나 네스트와 연결한 기기의 작동을 멈출 수 있는 '러시아워 리워드 프로그램(Rush Hour Reward Progra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네스트 플랫폼과 사물인터넷 기기를 연결하여 제어함으로써 집안 전체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게 하는 것으로 사물인터넷 기기가 단순하게 원격 조종하거나 설정에 따라서 작동하는 것을 특징으로 내세우는 게 아니라 사물인터넷을 사용하여 에너지 비용 절감이라는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음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비슷한 제품이라면 네스트와 연결하여 전기세를 절약하는 쪽이 낫다고 인식할 수 있게 하는 전략인 셈입니다.
 
 테슬라의 가정용 배터리팩 진출이 훌륭한 이유는 그렇습니다. 먼저 전기차의 배터리 효율이나 전기 배터리를 이용했을 때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무엇인가 설명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테슬라의 전기차를 구매해야만 합니다. 테슬라는 저렴한 모델을 내놓기로 약속했지만, 가격이 저렴하다고 전기차를 덥석 구매하는 소비자는 없을 겁니다.
 
 대신 테슬라의 배터리 기술을 가정에서 체험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물론 가정에서의 배터리 사용과 전기차 배터리 사용은 엄연히 다릅니다. 중요한 건 소비자가 전기차가 아닌 다른 것에서 테슬라의 제품을 경험할 수 있고, 제품의 경험에 만족도가 높다면 브랜드 신뢰도 향상과 함께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바꿀 여지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정용 배터리팩이 전기차와 다르게 기존에 불편했던 점을 개선할 분명한 제품이라는 것이 접근성을 올려놓고 있죠.
 
 또한, 테슬라는 '기가팩토리(GigaFactory)'로 불리는 50억 달러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립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배터리 경쟁력은 테슬라의 미래에 아주 큰 부분이 될 것'이라며 '전기차를 벗어나 전기 에너지 생산과 공급의 중심을 테슬라로 가져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었습니다.
 
 가정용 배터리팩은 테슬라를 전기차에 국한되지 않은 포괄적인 전기 에너지 업체로 분류하게 할 수 있고, 기가팩토리를 통해 자체적으로 배터리 가격을 낮출 수 있으면 가정용 배터리팩과 시너지를 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머스크가 창립한 태양광 업체인 솔라시티(SolarCity)와의 연계로 전기를 싼값에 공급하는 걸 골자로 하면 전기차는 그 안에 포함한 것이 되므로 현재 가솔린 자동차와의 직접적인 경쟁보다는 전기 에너지 인프라 안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당장은 기가팩토리의 성공에 가정용 배터리팩이 좋은 수가 될 수 있으며, 기가팩토리가 좋은 성과를 거두면 그만큼 테슬라의 선택지도 많아진다는 게 핵심입니다. 적어도 현재처럼 전기차만 판매하는 것보다는 테슬라의 목표를 전달하기 좋은 수단이 가정용 배터리팩이라는 겁니다.
 
 


 테슬라는 가정용 배터리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3가지를 핵심으로 할 것입니다.
 
 첫 번째는 '가격'입니다. 순이익이 높지 않더라도 기존 배터리팩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죠.
 
 두 번째는 '소프트웨어'입니다. 전력 공급을 스마트폰으로 조작하거나 사물인터넷 제품과 연동하여 전력 피크에 자동으로 비용 절감 효과를 내도록 하는 기술을 탑재하는 겁니다.
 
 세 번째는 '디자인'입니다. 머스크의 말처럼 '멋있는 배터리팩'이어야 하는데, 그냥 외형만 멋스러운 게 아니라 가구처럼 들여놓을 수 있는 배터리팩으로써 특이한 느낌을 주기보단 냉장고처럼 당연하게 집에 있어야 하는 개념을 심어줄 수 있는 외형, 사용자 인터페이스,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디자인을 강조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제 2개월 뒤 열릴 뚜껑을 기대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