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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핀터레스트 vs 페이스북, '구매 버튼' 경쟁


 인터넷을 통한 물건 구매는 익숙하지만, 방법은 거듭하여 진화하고 있습니다. 쇼핑몰의 디자인, 상품 구성, 결제 방식, 배송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늘었고, 인터넷으로 판매한다는 자체가 성과를 내는 시기는 끝이 났습니다. 어떤 것이든 인터넷으로 구매할 수 있으나 어떻게 구매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이 업계의 최대 쟁점이 된 것입니다.
 


핀터레스트 vs 페이스북, '구매 버튼' 경쟁
 
 그렇다 보니 중요해진 것이 마케팅인데, 소셜 미디어의 등장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효율적인 마케팅 효과를 낼 수는 있게 되었습니다. 대신 소셜 미디어에서 구매가 곧장 이뤄지진 않으니 홍보 이상의 효과를 보진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해당 소셜 미디어가 판매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가 확인하는 게 어려웠죠. 유입은 확인할 수 있겠지만, 각 소셜 미디어 이용자 중 실질적인 구매를 한 이용자를 찾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7월, 페이스북은 모디파이 워치(Modify Watches) 등의 여러 제휴사와 함께 '구매 버튼(Buy Button)'의 알파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구매 버튼 소식이 들리자 페이스북 주가는 3%나 상승했으며, 필자는 '페이스북 내 광고에 크게 이바지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몇몇 보도는 페이스북이 구매 버튼을 정식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기능은 그룹 게시물에 포함할 수 있으며, 페이스북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아직 판매자 제한 등의 세부 사항이 나오진 않았지만, 온라인에서 할 수 있는 큰 활동 중 하나가 페이스북과 결합한다는 건 흥미롭습니다.
 
 그런데 구매 버튼을 준비 중인 건 페이스북만이 아닙니다. Re/Code는 '핀터레스트가 올해 중으로 구매 버튼을 도입할 것.'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하여 보도했습니다. 핀터레스트는 앞서 2013년에 판매 사이트의 상품에 핀 잇(Pin it) 버튼을 추가하여 상품을 핀터레스트로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습니다. 핀터레스트로 고급 콘텐츠를 끌어들이고, 이를 토대로 광고 수익을 올리기 위한 전략이었죠.
 
 이제는 반대로 핀터레스트에 올라온 콘텐츠를 판매하면서 광고 효과에 대한 기대 비용을 올리겠다는 겁니다. 지난 13일, 핀터레스트는 애플과 제휴하여 핀터레스트에서 추천한 앱을 바로 설치할 수 있는 '설치 버튼(Install Button)'을 발표했습니다. 특정 앱이 핀터레스트에서 화제가 되었다면 그것을 직관적으로 설치할 방법을 제공하기로 한 것입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페이스북의 앱 광고와 비슷하지만, 광고주를 통한 광고가 아닌 오직 관심사에 기반을 둔 것이므로 카테고리별로 앱을 추천받는 것도 가능합니다.
 
 페이스북의 구매 버튼이 그룹을 판매점으로 바꾸는 형태라면 핀터레스트는 관심 가질 상품을 특정하여 유효한 사용자를 포괄적으로 수용하는 형태라고 할 수 있겠죠.
 
 

via_Businessinsider


 구매 버튼의 개념만 보면 둘은 조금 다릅니다. 페이스북이나 핀터레스트의 상거래 도입에 기존 아마존이나 이베이 등을 겨냥한 서비스라는 의견이 많지만, 그들이 손해는 보더라도 궁극적인 목적은 페이스북이나 핀터레스트가 같다는 게 중요합니다. 그것이 둘의 경쟁 접점이니까요.
 
 세분화하면 페이스북은 벼룩시장입니다. 페이스북을 광고판으로 하면서 그 안에서 구매까지 진행하는 것인데, 페이스북 내 판매가 늘어날수록 페이스북에 대한 마케팅 비용도 늘어날 것입니다. 광고 비용의 증가죠. 현재 많은 판매자가 페이스북을 마케팅 도구로 이용하는 건 페이스북 이용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탓도 있지만, 최소 비용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큽니다.
 
 사실 이용자가 많은 것도 판매와 직결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으므로 저렴한 수단으로 가치를 더 두는 것인데, 페이스북 내 판매가 경쟁을 하기 시작하면 안에서 일어나는 마케팅 비용을 늘려야만 합니다. 여전히 저렴한 수단으로만 인식한다면 판매 파이가 한쪽으로 기울 테고, 그렇게 되면 페이스북의 마케팅 포지셔닝도 달라집니다. 마땅한 비용을 제시할 수 있어야 효과도 볼 수 있고, 그것을 고스란히 광고 비용으로 거두겠다는 게 페이스북입니다.
 
 핀터레스트는 팬시(Fancy)와 비슷합니다. 상품을 나열하고, 사용자는 원하는 상품을 저장할 수 있으며, 새로 공유할 수도 있죠. 여기에 구매 버튼이 붙으면 영락없이 팬시입니다. 단지 팬시는 유통 서비스에 소셜 요소를 포함한 것이지만, 핀터레스트는 소셜 미디어에 판매 시스템으로 도입하겠다는 것으로 정반대입니다.
 
 쉐어홀릭(Shareaholic)이 2013년 12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 세계 30만 개 웹사이트 유입 경로 중 전체 트래픽의 21%가 페이스북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트위터가 1.1%로 3위를 차지했는데, 유일하게 페이스북과 함께 상승 곡선을 그린 서비스가 7%로 2위를 차지한 핀터레스트였습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많은 덕분이라고 하지만, 가입자 수에서 차이가 나는 핀터레스트가 트위터를 따돌렸다는 건 핀터레스트의 큐레이션 영향력을 방증하는 것이었습니다.
 
 관심사를 깊게 파고들어서 포괄적인 콘텐츠가 아닌 효과를 극대화한 콘텐츠만 제공함으로써 이용자가 겉도는 것을 방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핀터레스트를 유지하는 핵심이며, 핀터레스트 내 구매 버튼을 탑재하여 큐레이션에 직관성을 더하고, 더 많은 판매자가 핀터레스트로 몰렸을 때 콘텐츠 공유의 증가와 콘텐츠 중간의 광고들이 관심사를 토대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직접 판매로 수익을 올리는 팬시와는 다른 방향이고, 그저 밖으로 빼놓았던 핀 잇 버튼과 대비되는 장치로 구매 버튼을 마련한 것입니다. 콘텐츠의 순환을 위한 방안이죠.
 
 


 둘이 판매 수수료로 큰 이익을 낼 생각이 아니라는 걸 단정할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렇게 하기는 준비해야 할 것이 너무 많습니다. 기존 아마존이나 이베이와 경쟁한다고 하면 최저가 검색 옵션이나 판매 프로모션에 관여해야 하고, 고객 만족도를 올리기 위한 배송 시스템에 대해 투자하는 등 소셜 미디어가 아닌 상거래 서비스로 완전히 변신해야 합니다. 그렇게 할만한 가치가 핀터레스트와 페이스북에 있을까요?
 
 둘이 노리는 건 기존 소셜 미디어 마케팅에 판매라는 수단을 둠으로 소셜 미디어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소셜 미디어 간 마케팅 효과를 직접 보여줌으로써 판매자가 어떤 소셜 미디어에 집중해야 하는지 알려주기 위한 방법입니다. 판매자 마케팅의 일인자와 이인자가 똑같이 구매 버튼을 내놓겠다는 것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고로 핀터레스트와 페이스북의 목표는 같습니다. 구매 버튼을 통한 접근의 형태가 다를 뿐인데, 재미있는 경쟁이 되리라 필자는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