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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드롭박스, HDD 대체 위한 첫걸음


 드롭박스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드류 휴스턴(Drew Houston)은 2013년 이렇게 말했습니다. 'HDD는 점점 사라지고 있으며, 드롭박스는 HDD를 대체하는 것이 목표이다.'라고 말이죠. 다만 보안성과 가격에서 매우 멀게 느껴지는 목표였습니다. 클라우드 스토리지는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저장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드롭박스, HDD 대체 위한 첫걸음
 
 드롭박스를 웹에서 사용하여 문서를 수정하려면 먼저 해당 문서를 내려받아서 저장해야만 했습니다. 또한, 수정한 문서를 다시 드롭박스에 업로드해야 수정이 반영되었습니다. 번거로웠죠. 드롭박스는 이를 개선하기 위한 아주 간단한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지난 5일, 드롭박스는 '열기(Open)' 기능을 드롭박스 웹 버전에 추가했습니다. 모바일 앱의 열기와 비슷한 것으로 예를 들어 드롭박스의 .doc 문서를 수정하고자 미리 보기에서 열기를 누르면 PC에 드롭박스 폴더가 있다면, 오피스 워드에서 직접 문서를 실행합니다. 따로 내려받지 않아도 문서를 수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수정한 문서를 저장하면 수정 내용이 드롭박스에 저장된 문서에 반영됩니다. 이전에는 양쪽 다 수정하거나 분리했어야 했기에 불편했던 걸 쉽게 고친 겁니다.
 
 그러나 이 기능 자체가 바꿀 수 있는 환경은 그리 넓지 않습니다. 이미 자신의 PC에 드롭박스 폴더를 설치한 사용자라면 웹이 아닌 드롭박스 폴더를 이용해서 다른 응용 프로그램과 연결하고 있으며, 그나마 외부 PC를 이용할 때 유용할 수 있지만, 본래 사용하는 응용 프로그램이 외부 PC에 설치되어 있지 않거나 혹은 모바일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굳이 PC를 이용하지 않아도 쉽게 문서를 편집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드롭박스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하면서 전 세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업무용 소프트웨어인 오피스 제품군에서 바로 드롭박스를 연결하여 문서를 불러들일 수 있게 되었고, 웹에서 문서를 찾는 일도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링크 공유를 통해 받은 파일을 수정하고, 다시 내보내는 방법으로는 괜찮을 수 있으나 그것만 활용하기에 그리 도드라진 기능은 아니라는 겁니다.
 
 다만, 휴스턴이 2013년에 했던 '드롭박스가 HDD를 대체할 것.'이라는 목표를 곱씹을 필요는 있습니다. 드롭박스가 열기를 문서에만 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via_The Next Web


 동영상이라면 내려받지 않고도 기본 플레이어로 바로 재생하며, .psd라면 포토샵을 실행해서 바로 편집하여 저장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응용 프로그램이 드롭박스와 연동하지 않더라도 드롭박스가 스스로 마땅한 응용 프로그램을 찾고, 실행한다는 것입니다. 드롭박스라는 점만 빼놓고 보면 일반적인 파일 실행과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항상 인터넷에 연결한 상태여야 하고, 인터넷의 상태가 작업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치명적이긴 합니다. 단지 재미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드롭박스는 HDD 대체를 선언하면서 몇 가지 API를 선보였었습니다. '데이터 스토어(Data store)'는 드롭박스 서버의 데이터를 플랫폼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게 허용하는 것이었고, '드롭인스(Drop-ins)'는 응용 프로그램이 드롭박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죠. 덕분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즐긴 게임을 아이패드에서 이어서 실행하는 등의 연속성을 강화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웹입니다.
 
 PC에 드롭박스 폴더가 있다는 것이 전제이지만, 드롭박스의 조쉬 카플란(Josh Kaplan)은 웹을 통해 드롭박스를 이용하는 사용자 절반이 PC 클라이언트와 함께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필자는 앞서서 드롭박스 폴더를 설치했다면 이 기능이 크게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비율의 문제보다는 PC 클라이언트는 문서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강화한 연속성을 확장했을 때 실행 파일을 드롭박스에 두고, 웹에서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PC에 설치된 클라이언트를 통해서 여러 프로그램을 통합하여 실행할 수 있을 겁니다. 문서라면 절반이겠지만, 문서보다 확장한다면 절반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의미키도 합니다.
 
 쉽게 게임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핵심은 높은 용량의 응용 프로그램을 드롭박스에서 실행하여 PC에서 간결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으로 최근 크롬북이나 윈도 위드 빙으로 저가 PC가 최소한의 사양으로 출시되고, 활용의 중심에 웹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드롭박스의 웹과의 연속성 강화와 이를 통해 부족한 저장 공간을 확장할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궁극적으로는 개인이 드롭박스를 HDD 개신 쓸 수 있길 목표로 하겠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서드파티 앱의 지원이 지금보다 확대되어야 합니다. 대신 B2B 시장에서 수익 모델을 이른 시일 내 마련할 수 있으며,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노린다면 대중화에 앞서서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대한 회의감을 덜어낼 기회를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클라우드 스토리지로 HDD를 대체할 첫걸음을 드롭박스가 내디딘 것입니다. 구글 등의 경쟁자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자사 크롬북을 통해서 드롭박스보다 유기적인 연결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드롭박스가 앞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지 관심이 쏠리게 하는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