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게임, 이제 플랫폼의 문제가 아니다

 애니팡이 대박을 치면서 게임 개발사들은 카카오 게임 입점에 몰렸습니다. 입점하면 대박 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희망을 품고 달려든 것입니다. 물론 카카오 게임을 통해 성공한 게임이 없는 건 아닙니다. 여전히 몇몇 카카오 게임들이 플레이 스토어나 앱스토어 매출 상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단지 카카오 게임이라는 데 관심이 떨어진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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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게임, 이제 플랫폼의 문제가 아니다
 
 필자는 2년 전, 아타리 사태와 비교하여 카카오 게임을 지적한 적이 있습니다. 아타리와 카카오의 사태를 완전히 같은 것으로 비교할 수는 없으나 카카오 게임 플랫폼을 믿고, 과금에 집중한 게임이 늘면서 카카오에 대한 소비자의 외면을 부추긴다는 것이었습니다.
 
 

 카카오 게임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683억 원 규모였습니다. 그래서 아직 카카오 게임에 금이 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판도가 바뀐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카카오 게임은 범람의 장이었습니다. 기존에 있던 게임을 재해석하여 'for kakao'로 출시하거나 애니팡처럼 간단한 퍼즐 게임으로 대박을 노리는 개발사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카카오에만 집중한 모습을 찾을 수 없습니다.
 
 업체들이 카카오에 입점하기보단 자체 플랫폼을 형성하는 일이 늘어났고, 클래시 오브 클랜, 심슨가족 : 스프링필드, 퍼즐앤드래곤 등 오랜 시간 인기를 끄는 게임이 증가하면서 동향과 회전력을 중시했던 카카오 게임의 모습이 사라지게 된 겁니다. 당연히 카카오 게임에도 오랜 시간 이용자를 붙들게 한 게임이 없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상기했듯이 그 점이 본래 개발사들이 카카오 게임에 뛰어들게 했던 이유와는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죠.
 
 카카오 게임이 힘을 얻은 건 특유의 초대 시스템과 같이 게임을 하는 친구들 간의 소셜 장치의 도움이었습니다. 점수로 경쟁하거나 게임에 필요한 요소를 주고받거나 하는 등 소셜 게임의 형태를 카카오 게임의 플랫폼만으로 쉽게 구형하고, 그것으로 사용자를 늘리면서 빠르게 확산, 성장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던 겁니다. 이는 마케팅 측면에서도 효율적이었으며, 카카오톡 이용자를 고스란히 끌어들이는 걸 승부수로 띄우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그런데 카카오 게임의 판도가 바뀌게 된 것은 어느 순간 이용자들이 카카오 게임의 정체성에 의심을 품기 시작한 탓입니다.
 
 

 의심을 품었다는 것에 '난 그런 적이 없는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중요한 건 더는 게임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카카오 게임'이 핵심적인 장치가 되지 못한다는 겁니다. 이전에 카카오 게임이 장치가 되었던 것은 카카오톡을 통한 친구들과의 연결성이 게임에 반영된 이었습니다. 만약 그 연결성을 게임에 포함하지 못했다면 기존 게임을 재해석하거나 답습했을 뿐인 여러 카카오 게임에 이용자가 몰릴 수 있었을까요?
 
 즉, 연결성이라는 카카오 게임의 정체성이 게임성에 포함하면서 카카오 게임을 인기 있는 플랫폼으로 올려놓은 겁니다. 반대로 말하면 연결성을 포함하지 않고도 게임성이 우수하다면, 혹은 카카오 게임의 연결성을 무너뜨릴 연결성을 확보했다면 카카오 게임과 견줄 수 있는 게임이 나올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죠.
 
 그리고 실제 그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플랫폼을 게임성, 콘텐츠 품질에 포함할 수 있다는 전제를 두고, 무분별하게 양산했지만, 이용자들이 연결성과 게임성을 분리해서 보기 시작한 지점, 또는 카카오 게임의 연결성이 수많은 게임의 남발로 발현되지 않는 지점에 들어서는 순간 의심하게 되고, 플랫폼 파이가 다른 쪽으로 넘어갈 가능성을 넓힌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이용자가 A라는 게임에서 초기에 재미를 느끼지만, 연결성에 집중한 게임이기에 함께할 친구가 없다면 게임성이 떨어지고, 결국은 오래 게임을 즐길 수 없게 됩니다. 특히 이런 게임들이 늘어나면서 자신이 하는 게임으로 초대하려는 이용자도 많아지자 마치 스팸 메시지를 받는 것처럼 초대 메시지에 무뎌지게 되면서 카카오 게임의 정체성 자체가 훼손되었습니다. 그 탓으로 이용자들이 정체성에 의심을 품었다는 겁니다.
 
 

 한때 카카오 게임이라는 플랫폼만 중요히 생각한 국내 모바일 게임 산업이 이제는 플랫폼의 문제가 아닌 게임 본연의 '재미있어야 한다.'는 걸 우선에 둔 채 플랫폼의 독립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이런 영향의 원인에는 카카오 게임의 방향 설정에도 있겠지만, 스마트폰 플랫폼의 허물어진 경계로 외산 게임이 증가하면서 국낸 게임 시장에만 머물러선 안 되며, 국내 업체들도 외국 시장에 진입할 활로로서 카카오 게임이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탓이기도 합니다. 카카오 게임의 특수성이 반영될만한 곳은 한국에 국한되었으니 말입니다.
 
 이는 앞으로 카카오 게임이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의 실마리가 되기도 합니다. 적어도 카카오톡을 이용한 연결성이 게임에 끼치는 영향이 미미해진 만큼 강화해야 할 다른 것을 찾는 데 주력해야겠죠.